향후 화장품업계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친환경과 디지털이다. 미(美)에 대한 기준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어 제품 개발 및 마케팅 기획 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전망이다.

퓨처터치 창립자이자 아시아 총괄 이사인 앙토아네트 반 덴 베르는 7일 '다양한 수준의 미래 트랜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미래 트랜드 3가지를 지목했다.

앙토아네트가 제안한 첫 번째 미래 키워드는 '인류의 무분별한 소비가 지구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이다.

청바지를 예로 들면, 염색 폐기물 덤핑에 의한 수질오염은 수년째 지적돼 왔다. 청바지 하나가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4만 킬로미터(km)를 이동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파생될 환경오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밖에 무분별한 소비에 의한 현대판 노예제 문제도 존재한다. 

앙토아네트는 "최근 소비자들도 이같은 내용을 인지, 스스로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기업에게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며 "화장품업계도 이러한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친환경에 초점 맞춰 내용물과 용기를 만드는 한편 불필요한 소비 조장은 지양해야 한다. 소비자 의식이 향상되고 있다는 걸 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미래 키워드는 '4차 혁명의 시대'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3D프린팅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퓨처터치는 지난해 마스카라 스틱을 3D프린팅으로 디자인해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 한 니트회사는 3D프린팅을 통한 니트 생산을 시작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3D프린팅의 장점은 저비용으로 개인맞춤형 제품 제작이 가능한 것이다. 또 새로운 다지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친환경과도 연관성이 깊다. 먼저 플라스틱, 금속 등 다양한 재질의 공정이 한 자리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망을 확장할 필요가 없다. 현장에서의 제작이 가능한 만큼 물류 비용, 탄소발자국 또한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 주문이 들어온 다음 제작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앙토아네트의 설명이다. 

'스마트 제조'는 한국 정부도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이다.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5년 간 4161억원을 투자해 국내 스마트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대 스마트 제조기술은 스마트센서, 사이버물리시스템(CPS), 3차원(3D) 프린팅, 에너지 절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홀로그램 등이다. 2020년까지 8대 기술의 경쟁력을 17% 향상시켜 제조업 선진국의 71% 수준인 기술력을 88% 수준까지 올린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세 번째 미래 트랜드는 '미에 대한 기준의 변화'다. 젊음에 대한 여성의 강한 욕구가 필러, 보톡스 등 유행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늙음을 인정하고 세련되게 늙는 것이 트랜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트랜드를 반영해 글로벌 패션업계는 나이 든 여성을 젊은 여성과 동등하게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 프라다 등이 그 예다. 이와 함께 얼굴의 잡티를 그대로 드러낸 여성을 모델로 기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성(性)별 경계도 없어지는 모습이다. 일례로 아크네 스튜디오는 남성 모델에게 힐을 신게 하고 여성성이 강조된 의상을 입혀 컬렉션 룩으로 선보였다. 

앙토아네트는 "미래로 나아감에 따라 기업의 아이덴티티 역시 진화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제품 개발 시 컬러, 텍스처 이상의 초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 안주하는 기업은 앞으로 도태될 것이다. 소비자 요구를 수용한 새로운 콘셉를 계속해서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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