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화장품 인증제도 2일부터 시행… ‘한국판 에코서트’로 업계 관심

깨끗한 환경과 풍부한 천연 동·식물자원으로 대표되는 제주의 이미지를 차용한 화장품들이 인기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제주산’임을 표방한 화장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중에는 실제론 제주도와 별 관련이 없는 제품들도 많다. 이를 막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화장품 인증제도’ 시행에 돌입했다. 제주에서 나온 원료와 도내 생산시설을 활용한 진정한 제주산 화장품에만 인증마크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법적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무늬만 제주’인 제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유기농 화장품을 구매할 때 에코서트나 USDA, BDIH 등의 인증마크를 통해 제품을 선택하듯이 앞으로 제주산 화장품을 구매하려면 제주화장품 인증마크를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김봉석 화장품사업팀장은 “제주 이미지만 활용한 브랜드와 제품이 난립하면서 오히려 제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인증제도가 추진됐다. 무분별하게 소모되고 있는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보호하고 체계적 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제주국제공항에 선을 보인 제주화장품 인증제도 홍보 간판
▲ 제주국제공항에 선을 보인 제주화장품 인증제도 홍보 간판

# 원료 확보와 생산에 엄격한 기준

지난 2일부터 시행된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에 따라 인증마크를 받으려면 우선 제주산 원물을 활용한 제품이어야 한다. 이때 원물은 제주도 내 농가 재배 필지를 확인할 수 있는 원산지증명서나 자생식물, 광물, 동물자원 등을 채집한 위치 정보를 비롯한 증빙자료가 있어야한다.

이렇게 얻은 원물을 도내 생산시설에서 가공해 제주산 원료가 10% 이상 함유돼야 제주산 화장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도 원료구매내역서, 원료규격서, 완료제조공정도, 제품성적서 등의 서류가 필요하다.

물을 사용하는 화장품의 경우, 제주의 물을 정제수로 사용해야 하지만 온천수나 탄산수, 용천수, 지하수 등은 원료 함량에서 제외되며 원물을 극소량 사용했거나 희석배수가 높은 추출수 또한 제주산 원료로 인정받지 못한다.

친환경적 요건도 엄격하다. 화장품 원료로 분사제 LPG, 파라벤, 폴리에틸렌을 비롯한 플라스틱 비즈를 활용할 수 없고 용기와 포장에도 폴리염화비닐과 폴리스티렌폼의 사용을 금지했다.

인증을 받은 후에는 제품의 생산·유통에 대해 정기, 수시, 특별검사 등의 사후관리가 진행된다. 인증 유효기간은 2년이며 인증수수료는 신규와 갱신 모두 품목 당 60만원, 관리수수료는 20만원이다.

인증신청 접수는 제주도에서 받고 인증 전문기관으로서 제주테크노파크가 서류심사와 현장심사 등을 거쳐 제주도에 심의결과를 보고해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한해 인증번호와 함께 인증서가 발급된다.

# ‘이왕이면 먼저’ 인증 선점 경쟁 치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화장품 인증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국내는 물론 중국 등 16개 국가에 인증마크 상표권을 등록했거나 등록을 신청해놓았다. 또 인증 받은 화장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공동 판매장 개설을 비롯해 국내외 홍보·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선점하고 우수 원료를 활용하기 위한 화장품 기업들의 관심과 투자도 가시화되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 조사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제주 관련 화장품 품목이 740여개 정도 되는데 이들 중 60% 정도가 인증을 받을 의사를 밝혔고 제주에 특화한 원료 연구와 시설에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봉석 팀장은 “인증 등록번호 1호를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등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 45일 정도가 소요되는 심사기간을 초기에는 30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테크노파크 고대승 바이오융합센터장은 “인증제도가 안착되면 화장품 원료 및 완제품의 도내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제주화장품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인증제의 생명은 ‘신뢰’인 만큼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제주 원료의 표준화, 규격화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화장품사업팀은 지난 3일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와 관련한 화장품 전문지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화장품사업팀은 지난 3일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와 관련한 화장품 전문지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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