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따져보고, 고민해보고, 남의 조언을 들어보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난 후에야 행동하는 마음을 부숴버리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어떤 일이든 혼신(魂神)을 다해야 하는 것이 실전의 삶이다. 종교적 신념처럼 작은 일에도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면, 혼신을 다한 업적에 열광하게 된다.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다.

지난 5월3일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시골 무명팀인 레스터시티가 5000분의1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놓았다. 맨유나 첼시 등 전통의 강호들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당당히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자 전 세계 언론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경악스러운 스토리다”... 영국 BBC방송의 보도다.

“스코틀랜드 네스호에 괴물이 생존해 있을 확률과 비슷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논평이다.

5000대1의 확률이란 스포츠토토에서 1만원을 배팅했을 때, 또는 주식시장에서 1만원짜리 주식 한 장을 샀을 때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렇다보니 세계의 유수 언론들은 이것을 “동화와 같은 이야기”라고 적었다. 국내의 한 언론은 “‘흙수저’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기존의 시각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승리 신화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축구의 메이저리그다. 축구의 ‘금수저’들만 모였다는 그 무대에서 무명의 시골선수들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연이어 격파하고 쟁취한 업적이기에 놀라움이 컸던 것이다.

그런 업적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혼신(魂神)의 힘을 다했다는 표현을 쓰는지 모른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영혼이 가장 자유로울 때 그 같은 힘이 발휘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유로운 에너지가 결집되어야 육체와 영혼이 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소설을 통해 신화를 창조한 그리스인들이 인류에게 ‘영혼의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를 선물했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그 자유는 죄와 사망을 뛰어넘는 최고 가치에 해당한다.

성경에서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했듯이, ‘영혼의 자유’는 통속으로부터의 자유, 우상과 이념으로부터의 자유, 금욕주의로부터 자유, 탐욕으로부터 자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쉽게 말한다면 어린아이와 같은 심성의 자유다. 소설 속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처럼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던 것이다.

레스터시티의 무명선수들이 일상의 유혹들을 물리치고 어떻게 그들의 몸과 마음(혼)을 불살랐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스카우터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동네 골목축구 선수들이었다. 주축 공격수 바디는 공장 일을 하며 프로선수의 꿈을 꾸던 8부 리그 출신이고, 미드필더 리야드 마레즈는 프랑스 빈민가 출신이었다.

그러니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에 걸맞은 금전적 대우를 받기란 처음부터 어려웠다. 주전선수 11명의 이적료 총합은 2411만4000 파운드(약 405억원)로 올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한국출신 손흥민(24)선수 한 명의 이적료 2250만 파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심리학자들이 규명하는 인간은 형이하학적인 육체와 형이상학적인 영혼(靈魂)으로 교류하는 존재다.

육체는 물질세계와 교통하도록 만들어졌다. 즉 보고 듣고 배고픈 것처럼 오감(五感)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형이하학적인 몸이다. 하지만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 정신세계에서 영(靈)과 혼(魂)도 교류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즉 혼(魂)은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도록 인간세계, 또는 과학과 학문 등 다른 인격적 피조물들과 교통하도록 만들어진 이성적 판단의 세계다. 대신 영(靈)의 세계는 하느님의 음성으로 판단하는, 즉 신(神)과 교통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적인 단계의 인간이 가장 순진하고 단순하다. 그리고 가장 자유롭다. 그래서 ‘그리스인 조르바’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따져보고, 고민해보고, 남의 조언을 들어보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난 후에야 행동하는 마음을 부숴버리라”고 외친다.

이것저것 잴 것 다 재서 행동해서는 죽도 밥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마도 레스터시티의 무명선수들이 기적을 일궈낸 것은 ‘아직 탯줄이 떨어지지도 않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 영혼을 가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 그렇게 산 사람이 바로 고 김수한 추기경이다. 그래서 ‘바보 김수한’이라고 불렸다. 필자와 친지들이 추구하는 홍익인간의 세계도 바로 이 같은 영혼의 자유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