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제조사와 유통사 자체 브랜드 만들고, 브랜드사는 제조 공장 설립하는 이상 현상

 
 

“못 믿겠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수출 실적도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파트너사 간의 신뢰도는 금이 가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특수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히트 브랜드들이 잇달아 탄생하며 이른바 ‘로또 화장품’들이 큰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중국 바이어들의 난립과 함께 제조사, 브랜드사, 유통사로 이어지던 국내 화장품 업계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있는 것.

제조사들은 중국 바이어들이 유통사와 브랜드사를 제치고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고, 브랜드사는 제조사의 자체 브랜드 개발과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제조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도매와 총판 등의 유통사들도 브랜드를 키워 놓으면 브랜드사들이 직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직접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중국 사업에 나서 제조사, 유통사, 브랜드사로 이어지던 국내 화장품의 유통 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히트 브랜드들이 잇달아 자체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중국 기업과 합작, 또는 투자를 받아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 제품을 제조하던 제조사들 역시 중국 기업, 또는 중간 밴더들의 요청에 따라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중국 사업을 직접 전개하고 있으며 중국인을 대상으로 제품을 유통하던 유명 유통사들도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확보된 빅바이어들에게 자사 제품을 공급하면서 파트너사들이 이제는 경쟁사로 만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통설이 현실로 나타나며 파트너사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 바이어들이 히트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져가기 위해 기존 거래선을 무시하고 직접 제조사를 찾거나 본사를 찾으면서 기업들 간에 분쟁과 의심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제품을 몰래 빼서 판매하는 제조사도, 총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 본사도, 거래사의 제품을 카피해 자사 제품을 만든 유통사도 분명 존재한다.

또한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경제 논리로 보자면 새로운 경쟁 구도 형성, 새로운 사업 확장을 통한 한계 극복도 당연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모두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화장품 전문 제조사의 브랜드 개발의 경우 현재 OEM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것과 중국 편향적인 수출로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

이미 몇몇 기업들의 경우는 중국만 바라보는 영업 형태로 중국에서 문제가 발생되어 공장 가동을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브랜드사의 제조 공장 설립 역시 중국 편향 수출로 중국 유통 환경에 따라 공장 가동이 멈추거나 운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2008년 브랜드숍 탄생 이후 다수의 브랜드사들이 효율을 위해 OEM 생산으로 전환한 것을 생각하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통 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생산 역시 마찬가지다. 유통 업체가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직진출함에 따라 기존 거래처들에게 신뢰도를 잃을 수도 있고 나아가 중국 편향 수출로 기존 사업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전문 제조사들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히트 제품을 카피하는 것이나 유통사들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면 중소기업들은 믿을 곳이 없게 된다.

전문 제조사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던 중소기업들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조사를 선택함에 있어서 카피를 걱정하게 되고 유통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브랜드, 제조, 유통까지 한번에 모두 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의 시장 형성이 될 가능성이 크고 중국 편향 수출로 중국 유통 환경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끌려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 대규모 자본이 한국에 유입되면서 한국의 화장품 제조사, 브랜드사, 유통사를 장악해 가고 있어 화장품 한류라는 고부가가치를 그대로 중국에게 넘길 수도 있다.

 
 

‘물들어 올 때 배 저어라’는 말처럼 기업 입장에서 중국 특수가 식기 전에 큰 성과를 노리기 위한 모험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의 화장품 산업을 지켜가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고생하며 만들어 왔던 신뢰를 한순간 잃고 내부가 아닌 밖에서의 영향으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은 절대 국내 화장품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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