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열부터 엘앤피코스메틱 모델 현빈과 페이, 리더스코스메틱 모델 마마무와 한채영, 에스디생명공학 모델 송승헌과 엄현경
▲ 왼쪽 열부터 엘앤피코스메틱 모델 현빈과 페이, 리더스코스메틱 모델 마마무와 한채영, 에스디생명공학 모델 송승헌과 엄현경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실적은 전년에 비해 55.3%가 증가한 2,91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40%에 정도에 해당하는 1,172만 달러가 중국을 상대로 한 실적이다.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액 성장률은 2013년 39.3%, 2014년 93.5%. 2015년 101.5%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처럼 경이로운 성장률을 견인하는 품목을 꼽는다면 단연 마스크팩이 첫 손에 든다.

중국 마스크팩 시장은 매년 20~30% 성장하며 지난해 300억 위안 규모로 커졌다. 한때 사치품으로 치부됐으나 어느새 일상 소비품으로 중국인의 삶에 깊게 스며든 마스크팩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이처럼 비약적으로 확대된 시장을 수입 제품들이 선점했으며 그중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KOTRA 다롄무역관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으로부터 2억4,412만 달러에 달하는 마스크팩을 수입했다. 이는 프랑스에 이은 두 번째 규모이긴 하나 비공식 수출물량을 합하면 한국이 사실상 1위라는 게 업계 평가다.

K-뷰티 1등 공신 ‘마스크팩 빅3’

마스크팩은 비단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K-뷰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한국산 마스크팩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과 같은 익숙한 대기업이 아닌 엘앤피코스메틱, 리더스코스메틱, 에스디생명공학 등 이 품목에 특화한 전문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KOTRA 칭다오 무역관이 중국의 온라인 소매 연구기관인 웨이언쯔쉰(维恩咨询)의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2015년 상반기 중국 내 마스크팩 온라인 판매량 순위를 보면 톱5에 이들 기업의 브랜드가 포함돼있다.

6개월 동안 531.7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메디힐(엘앤피코스메틱)이 2위를, 370.9만장을 팔아 치운 리더스(리더스코스메틱)가 3위를, 202.4만장을 판매한 SNP(에스디생명공학)가 5위를 각각 차지한 것이다.

덩치 키우고 앞다퉈 빅모델·더블모델 영입

중국을 필두로 한 수출 물량 폭증에 힘입어 이들 기업의 매출액도 껑충 뛰어올랐다. 엘앤피코스메틱은 2014년 571억원 남짓이던 매출이 2015년 1,889억원으로 230.8%나 늘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해(사업보고서 기준 산성앨엔에스 화장품사업 부문) 전년 대비 66.3% 증가한 1,182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에스디생명공학의 2015년 매출은 74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669.8%가 성장했다.

가파른 매출 성장에 고무된 이들 브랜드들은 마케팅·홍보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은 역시 모델 전략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8월 톱스타 현빈에 이어 10월에는 걸그룹 미쓰에이의 중국인 멤버인 페이를 모델로 영입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이들을 앞세워 이번 여름 시즌에도 TV-CF는 물론 극장, 버스, 지하도, 매거진 등을 아우르는 광고 물량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에스디생명공학 또한 올해 1월 톱스타 송승헌에 이어 지난달에는 배우 엄현경을 내리 발탁하며 화려한 모델 진용을 꾸렸다. 지난 3월 골판지사업 부문과 화장품사업 부문의 기업분할을 단행한 리더스코스메틱 역시 최근 걸그룹 마마무와 배우 한채영을 모델로 선정했다는 소식을 연이어 전했다.

엇갈리는 기대와 우려

 
 

이들 기업의 과감한 모델 전략과 홍보 분야에의 투자는 새로운 수요 발굴과 브랜드 이미지 정립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상장사이거나 가까운 시일 내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 및 기업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절실한 입장이다.

나아가 제이준코스메틱(박해진·베스티), 더우주(박서준·손담비·엄지원)와 같은 후발주자들까지 모델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맞불 전략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모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마스크팩 브랜드들이 안정적인 시장 기반을 구축한 만큼 품목과 타깃층을 더욱 넓히기 위한 단계로 마케팅과 홍보를 강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무기 삼아 국내외 시장을 다져온 이들 기업이 정작 본연의 강점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광고선전비 지출이 전년보다 47배나 는 것과 달리 경상연구개발비는 1.8배 증가에 그쳤다. 엘앤피코스메틱의 2015년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지출 비중은 8.6%로 3사 가운데서도 압도적이었다.

리더스코스메틱의 경우 2014년 대비 2015년 광고선전비가 5.7배 증가한 반면 경상연구개발비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디생명공학는 광고선전비와 경상연구개발비가 두루 늘었지만 20.2배:13.2배로 광고선전비의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화장품 수출벤더사 관계자는 “마스크팩 선도 기업들이 유명 모델들을 활용하면서 인지도는 좀 더 높아졌지만 이들을 벤치마킹한 후발주자들과의 차별성이 희석되고 선점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커진 덩치에 걸맞은 마케팅도 필요하지만 시장 수성을 위해 구멍 난 가격 및 유통 정책부터 보완하고 본질적인 경쟁력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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