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생산실적 10조원, 무역흑자 1조 돌파…중국 의존도 더 커져 대응책 필요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대한민국 화장품 생산실적인 지난해 사상 첫 10조를 돌파하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돼 대한민국 화장품 전성시대가 열렸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돼 중국 정세 변화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화장품 한류 타고 대한민국 화장품 전성시대 개막

 
 
최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한류 드라마 열풍으로 한국산 화장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한민국 화장품은 최고의 전성시대 개막을 알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실적은 10조 7,32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으며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

 
 
생산실적은 전년대비 19.64% 증가해 지난 5년간 평균 성장 수치인 13.9%를 크게 앞섰다. 또한 지난해 새롭게 화장품으로 편입된 물휴지(물티슈) 생산규모 추산치인 2000억원을 빼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유형별로는 기초화장용이 6조 2,016억원(57.78%)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었으며 색조화장용이 1조 7,225억원(16.05%), 두발용이 1조 3,942억원(12.99%), 인체세정용이 8,247억원(7.6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유형에서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화장품 생산 중 기초화장용과 색조화장용 비중은 증가한 반면 두발용과 영유아용 비중은 감소하였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 역시 25억 8,780만달러(2조 9,280억원)로 전년(18억 7만달러, 1조 8,959억원) 대비 43.76% 증가하였으며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도 34.3%로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화장품 수입은 10억 8,770만달러(1조 2,307억원)로 `14년(10억 4,757만달러, 1조 1,033억원) 대비 3.83% 증가하는데 그쳤다.

화장품 무역흑자는 수출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15억 10만달러(1조 6,973억원)로 전년(7억 5,250만달러, 8,514억원) 대비 99.35% 로 수직상승하였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식약처는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개발에 나서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도개선과 수출지원 정책 등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 99% 증가, 중화권 수출 전체 수출의 70% 넘어...

 
 
대한민국 화장품이 한류 열풍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 편향 수출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10억 6,237만 달러, 1조 2,021억원)으로 전년대비 99% 증가했으며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수출을 모두 더하면 18억 2,320만달러(2조 629억원)로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에서 70.45%가 중화권 수출이었다.

물론 미국, 프랑스, 미얀마 등의 수출이 다변화되고 있지만 수출 금액만을 놓고 보면 대부분이 중화권 국가에 대한 수출이다.

또한 공식적인 수출 물량 외에 일명 ‘따이공’이라고 불리는 밀수와 EMS, 보세 창고를 통한 O2O 매장 판매 등을 더할 경우 중국 수출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구입하는 화장품 물량도 면세점 유통의 화장품 매출 규모를 전체 30%까지 끌어 올리는 등 내수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중국 의존도 해소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중소기업 생산실적 상위 20개 제품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들이다.

중국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판매하고 있는 엘앤피코스케틱을 비롯해 게리쏭 마유 업체인 클레어스, 달팽이 크림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잇츠스킨, 마스크팩 한류를 만든 리더스 브랜드의 산성앨엔에스, 알로에 수딩젤 열풍을 만든 네이처리퍼블릭, 여배우 아이크림 열풍으로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A.H.C 브랜드의 카버코리아 등 대부분의 브랜드들 모두 중국의 화장품 한류 주인공들이다.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위생허가 등록 건수 증가도 이러한 중국 편향에 따른 중국 정세 및 정책 변화가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지난해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특수용도 화장품 위생 행정 허가 및 등록 승인 현황을 보면 533건으로 전년 206건의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비특수용도 화장품의 경우도 2,328개로 전년 1,821개 보다 500개 이상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화장품 수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위생허가 없는 제품을 강하게 단속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지난 4월 발표된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더욱 더 강화되고 있어 위생허가 등록에 나서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국내 메르스 사태와 함께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줄면서 4, 5월 국내 화장품 내수 경기가 크게 위축된 것을 보아도 중국이 한국 화장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내 화장품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의 고질적인 문제도 향후 풀어야할 숙제로 지적된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일부 중소기업 브랜드와 지난해 홈쇼핑에서 큰 성과를 올리며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애경 등의 기업이 있었지만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빅2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가 발표한 지난해 상위 20개 제조판매업체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전체 생산실적의 34.93%를 LG생활건강이 26.90%를 차지했으며 각각 계열 브랜드인 이니스프리(1.47%), 에뛰드하우스(0.97%)와 더페이스샵(1.64%) 비중을 더하면 아모레퍼시픽은 37.37%, LG생활건강은 28.54%로 두 기업의 비중은 전체 화장품 생산실적의 65.91%에 달한다.

상위 20개 품목 생산실적에서는 10위를 기록한 엘앤피코스메틱의 ‘클리니에N.M.F아쿠아링거앰플마스크’를 빼면 모두가 이들 두 기업의 제품이었다.

갈길 멀지만 정부 지원 약속에 성장세는 지속 전망

 
 
중국 편향 수출 및 내수 시장 형성과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지만 정부의 화장품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과 한류 열풍의 확산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국내 화장품 산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정부의 정책 지원에 따라 지난해 물휴지(물티슈)의 화장품 전환에 이어 올해는 치약의 화장품 전환이 확정되어 시장 외형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기능성 화장품 범위 확대 가능성도 열려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자랑하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 성장 및 전체 화장품 외형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능성화장품 생산실적은 3조 8,559억원으로 전체 생산실적의 35.93%를 차지하였으며 전체 화장품 중 기능성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기능성화장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식약처가 직접 심사하여 기능성화장품을 인정하고 있어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인데다 기능성이 입증된 성분을 고시로 명문화하여 화장품업체가 쉽게 기능성 화장품을 제품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기능성화장품 고시 품목수는 2012년 38개에서 2013년 47개로, 다시 2015년 55개로 늘어났다. 또한 지난 5월 화장품법 개정으로 기능성화장품의 범위가 기존의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에서 모발의 색상을 변화·제거하거나 피부 건조, 갈라짐, 각질화 등을 방지·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까지 확대됨에 따라 의약외품의 화장품 전환이 예상되고 있어 시장 외형도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화장품의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개선과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최근 기능성 화장품 확대와 함께 맞춤형 화장품 판매 허용을 위한 시범 사업 전개, 제조판매 관리자 염임 인정 확대 및 다양한 표시·광고 허용 등 안전과 무관한 제도 개선이 계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화장품이 해외에 원활히 진출될 수 있도록 중국 등 국가들과 실무협의를 통해 비관세 장벽을 해소해 나가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당시 이란 식약청과 우리나라 화장품 제조소에 대한 GMP 현장실사 면제 및 국내 판매증명서 인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식약처는 중소기업 수출 애로사항을 1:1로 맞춤 상담할 수 있는 ‘수출기업애로센터’도 연내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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