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은 스탈린의 사회주의 혁명론…청소년들을 위한 바른 홍익인간 역사교육에 나서야 한다

 
 
전쟁 중에도 휴머니즘은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나이팅게일과 같은 정신으로 나를 죽이려 했던 부상당한 적군까지 치료해주는 것이 ‘전쟁의 룰’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전쟁 중에는 홍익인간 정신이 철저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의 처절한 생존싸움에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박애(博愛)정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예수님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평소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평화활동을 많이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화와 협치 아니겠는가?

며칠 있으면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6주년의 6.25날이 온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다면 이제는 평화의 시대가 됐는가? 남과 북이 화해하고, 동과 서가 화친하며, 보수와 진보가 서로 화평한가?

<전쟁과 평화>라는 소설이 있다. 사람들은 사랑과 평화를 원하지만, 그러나 현실은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러시아가 전쟁을 하고, 죽거나 이별하는 모습이 작품의 스토리가 되고 있다.

‘문화평설’이라는 칼럼의 본래 취지를 살려보자면, <전쟁과 평화>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Leo Tolstoy)가 1864년부터 1869년까지 쓴 장편소설이다.

워낙 위대한 작품인지라 영화와 드라마, 오페라로도 수없이 각색되는 등 여러 장르의 무대에서 관객과 만났다. 영화로는 1956년에 오드리 헵번(나타샤 역)과 멜 페러(안드레이 역), 헨리 폰다(피에르 역)가 출연한 작품이 최고의 고전으로 꼽힌다.

<전쟁과 평화>가 오페라로 초연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1944년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무대장치조차 없이 피아노 반주로만 연주되었는데, 그것은 스탈린의 문화정책 때문이었다.

마치 제정 러시아의 황제처럼 전제정치를 펼친 스탈린은 연극이나 오페라 등의 무대예술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 같은 짓거리들은 종교와 같이 사회주의 혁명에 어긋나는 행위일 뿐이라고 규정했던 것이다.

이후 미국과 서방은 스탈린의 러시아와 대립하는 냉전(冷戰. cold war)시대로 접어들었고, 오페라 <전쟁과 평화>가 초연된 지 고작 6년 후인 1950년에는 결국 극동에서 6.25한국전쟁이라는 열전(熱戰. hot war)이 터져버렸다.

사회주의 혁명을 부르짖은 스탈린과 모택동의 지원 속에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켜, 아군과 적군, UN군과 중공군, 남북 민간인을 포함해 모두 257만6,153명이 죽거나 행방불명자가 됐다. 가히 5천년 민족사의 최대 비극이었다.

그런데 2013년 서울신문이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교생의 역사인식 중 6.25한국전쟁 부분에 대한 결과가 충격적이다. 조사대상 506명중 70%에 이르는 349명의 학생이 ‘남한의 북침에 의해 6.25가 발발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2010년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環球)시보조차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서 “6·25는 한반도에 친소련 정권을 심고자 했던 스탈린과 김일성이 일으킨 것”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김일성과 스탈린이 전쟁개시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했을 만큼 남측의 군사력 열세가 뚜렷했음에도, 또한 모택동이 직접 김일성을 지원했던 중국의 언론조차 스스로 남침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한국의 일부 학생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북침을 믿고 있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호국보훈의 달이 6월이다. 현충일과 6.25한국전쟁일이 오면 호국영령들에 대한 추모는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이자 도리일 것이다.

1956년에 정부는 농경민족에게 매우 의미있는 6월6일 망종(芒種)일을 택해 현충일로 정했다고 한다.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라고 노래했듯이, 수확의 결실과 미래를 위한 파종을 동시에 누리는 민족 겹경사의 날로 삼으려 했던 모양이다.

이제 6.25 호국영령 앞에서 서로의 반목을 접고 조국의 미래를 위해 청소년들을 위한 바른 홍익인간 역사교육에 나서야 할 때다. 그들은 결코 ‘연극과 오페라는 사회주의 혁명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배워서는 안된다. 인생은 짧더라도 민족과 예술은 긴 것이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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