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됐다고 홍보하는데 정확한 생산량, 판매 수량 등 소비자들은 알 방법 없어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도대체 몇 개가 팔린 건가요?” “도대체 몇 개를 만들었는데 매진인가요?”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매진 마케팅, 이른바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이 한창이다.

헝거 마케팅은 의식적으로 잠재 고객을 ‘배고픔(Hungry)’상태로 만드는 마케팅 전술을 의미한다.

시장에서 높은 수요량보다 적은 공급을 제공해 언제나 상품 부족 상태, 즉 헝거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각종 언론 매체에는 특정 제품의 매진 사례들이 발표되고 실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제품이 매진되었다는 이야기에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 와야 했다.

더러는 정확한 숫자를 말해주는 기업도 있지만 정확한 초도 수량을 밝히는 기업도 알려주는 곳도 없다.

정작 기자들 역시 취재를 위해 물어 보아도 정확한 수치를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사례도 많지 않다.

결국 소비자들은 잘 팔린다는 소리에 충동구매를 하거나 기업들이 조정하는 수량에 따라 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국내 화장품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다. 때문에 제품 가격, 트렌드 모두를 기업들이 좌지우지 하는 시장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최근 화장품 시장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다.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하루에도 수백개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른바 ‘기획 생산’이라는 것이 도입되었다.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품 생산을 미리 정해 놓고 진행 하는 것이다.

화장품 OEM의 경우 초도 물량은 스킨케오 기준으로 평균 3000개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수치일 뿐 기업들 스스로가 충분히 생산 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숫자에는 많은 비밀이 숨어 있다. 일례로 초도 물량을 3000개를 찍었다고 하는데 매장을 3000개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매장당 1개밖에 팔리지 않은 것이다. 반면 매장이 300개라고 한다면 해당 제품은 매장당 10개씩 판매된 것이 된다. 많이 팔렸다고 하지만 이것은 결국 유통을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이 유리한 셈이다.

다른 예를 들면 초도 물량을 100개를 만든 기업도 있을 것이다. 해당 기업의 매장이 10개 정도라면 괜찮지만 3000개가 있다면 이 제품은 처음부터 매진 마케팅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 된다. 물론 그만큼 다양한 홍보 활동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초도 물량을 3000개 만들었지만 제품을 유통에 100개만 풀었다면 이 제품 역시 마케팅을 위해 활용된 것이 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광고와 홍보를 통해 해당 제품이 인기가 있다고 홍보한 후 특정 일자에 맞추어 제품을 유통에 푼다면 해당 제품의 판매고는 당연히 올라가고 가치도 그만큼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품이 많이 판매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화장품, 식품, 유아용품 등에서 행해지고 있는 매진 마케팅은 좀처럼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물론 정확한 생산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화장품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식약처에 생산 실적을 보고 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해당 정보를 연락함 수 있는 사람은 자료를 받는 대한화장품협회와 보고를 받는 식약처 담당자들뿐이다.

기업 비밀이 강화되면서 생산실적은 일부 통계만이 발표 될 뿐 정확한 수치나 풀데이터는 연람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최근 기업 비밀 보호가 더욱 강화되면서 앞으로 통계 자료도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발 빠른 몇몇 리서치 기업들은 벌써 해당 상품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작 소비자들은 ‘초도 매진’ ‘재입고’ ‘완판’ 등 기업들이 전하는 말만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기업의 진실 된 윤리가 절실한 대목이다.

분명 경쟁 사회에서 기업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제품 판매 역시 용인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알고 싶다. 얼마나 만들었는지, 얼마만큼 판매된 것인지, 그리고 기업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현대 사회에서 마케팅은 무죄다. 하지만 마케팅의 근본은 고객에 대하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도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신중하게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기업도, 정부도 심도 싶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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