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정무 화가와 전시회 알림 포스터. “창조적인 예인(藝人)은 자신의 경험정조(經驗情操)를 능수능란하게 다스린다”고 소개하는 작가는 “솔과 구름, 솔과 안개, 솔과 바람, 솔과 달빛 등의 어울림에서 창조적 영감을 받는 일이 많다”고 작가노트를 쓰고 있다.
▲ 양정무 화가와 전시회 알림 포스터. “창조적인 예인(藝人)은 자신의 경험정조(經驗情操)를 능수능란하게 다스린다”고 소개하는 작가는 “솔과 구름, 솔과 안개, 솔과 바람, 솔과 달빛 등의 어울림에서 창조적 영감을 받는 일이 많다”고 작가노트를 쓰고 있다.

◇ “소나무야! 소나무야!.. 솔과 자연의 어울림을 통한 기운생동을 노래"

[뷰티한국 유승철기자] 여름 휴가철이면 산과 바다를 찾아 떠나는 사람이 많다.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의 생기를 인체에너지로 전환시킴으로써 심신의 피곤을 풀고자 함이다.

이같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을 물아일체(物我一體)라 하던가?... 장자(莊子) 스스로 자신이 나비인지, 나비가 자신인지 몰랐던 것처럼...

끊임없는 탐구로 대자연의 에너지를 물아일체의 수묵화에 담아왔던 중견화가 양정무가 ‘숲의 표정, 솔과 벗들의 정운가(情韻歌)’를 주제로 열한 번째 개인전을 연다.

▲ 양정무 <솔과 구름 원무(圓舞)>, 장지에 수묵. 130×130cm. 2016. 작가노트 “솔들이 나를 둥글게 에워싸고 춤을 춘다. 바람이 내게 속삭인다. 이 원 안은 너의 세상이야!”
▲ 양정무 <솔과 구름 원무(圓舞)>, 장지에 수묵. 130×130cm. 2016. 작가노트 “솔들이 나를 둥글게 에워싸고 춤을 춘다. 바람이 내게 속삭인다. 이 원 안은 너의 세상이야!”

전시 소재는 국목(國木)이라 일컫는 소나무. 5~6년 전부터 추구해온 탐미적 자연주의의 대상체이지만, 이번에는 솔과 구름, 솔과 안개, 솔과 바람, 솔과 바다 등 소나무가 위치해 있는 주변 자연환경과의 어울림을 인간의 감성과 심리에 비유하면서 심미적으로 다가선다.

따라서 그의 그림에서 소나무는 소리를 낸다. 자연과 호흡하는 소나무를 작가 자신의 주체로 치환하고, 그 주체와 하늘, 또한 주체와 세상이 교류하는 노래 소리다. 이를 작가는 구름, 바람, 안개, 섬 등의 친구와 만나는 ‘정운가(情韻歌)’라 했다.

“그림은 그린 사람을 닮는다고 한다. 이제 그림을 보여주는 일은 나를 보여주는 일이다. 소나무와 나눈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노래가 들려지기를 기대한다”

작가 양정무가 ‘삶과 예술이 만나는 좌표’에 서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고백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으로부터 노자(老子)가 신선을 추구했던 '상자연(常自然)'의 세계, 즉 ‘너와 내가 구분 없이 산하(山河)와 하나로 동화’됨을 느끼는 것은 그가 추구해온 ‘자연의 노래’ 때문이리라.

▲ 양정무 <솔과 안개, 솔 길>, 장지에 수묵. 54×174cm. 2016. 작가노트 “바람이 불고 짙은 안개가 스르르 물러나기 시작한다. 솔이 길을 만든다. 내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길이 나를 이끈다.”
▲ 양정무 <솔과 안개, 솔 길>, 장지에 수묵. 54×174cm. 2016. 작가노트 “바람이 불고 짙은 안개가 스르르 물러나기 시작한다. 솔이 길을 만든다. 내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길이 나를 이끈다.”

그래서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관심거리가 있을 법도 하다. 바로 소나무를 통해 천지만물이 움직이는 기운생동(氣韻生動)에 빠져보는 것.

또한 한국의 전통화단에 등장했던 3대 소나무의 걸작품, 즉 솔거의 황룡사 금당 노송도(老松圖), 겸재 정선의 노송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가 과연 21세기 현대에 이르러 후배화가 양정무에게 어떻게 전이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그렇듯 관객이 전시회를 찾거나, 그림을 소장하는 이유는 바로 ‘감상하는 자신의 정(情)과 감상의 대상인 경(景)의 어울림’인 정경교융(情景交融)의 기쁨 때문.

▲ 양정무 <솔과 구름, 해송(海松)>, 장지에 수묵. 25×25㎝. 2016. 작가노트 “바닷가 바위에 걸터앉은 솔. 몸은 땅에 박혀있지만 마음은 바다를 품고 있다. 머리 위에 구름이 피어오른다."
▲ 양정무 <솔과 구름, 해송(海松)>, 장지에 수묵. 25×25㎝. 2016. 작가노트 “바닷가 바위에 걸터앉은 솔. 몸은 땅에 박혀있지만 마음은 바다를 품고 있다. 머리 위에 구름이 피어오른다."

양정무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마치고 같은 대학에서 <정경교융론(情景交融論)을 통한 심미적 표정 연구> 논문으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은, 미술계 정통 이론가 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단원미술대전 대상, 목우회 미술대전 특선, 미술과 비평주관 ‘미술상’,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고, 강원미술대전, 경기미술대전, 관악현대미술대전 등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현재 경상대, 건국대, 홍익대 등에 출강 중.

전시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7월27일(수)부터 8월1일(월)까지 열린다.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소나무가 시원하게 들려주는 ‘상자연(常自然)의 정운가(情韻歌)’를 가족과 함께 보고,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문의 02-734-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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