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세상 닥터지, 유전자 분석 기반의 ‘마이 스킨 멘토 DNA’ 서비스 도입
베이스·퍼프·케이스 자유롭게 조합해 사용하는 ‘이니스프리 마이쿠션’ 대히트
피부 타입 측정 및 전문가 카운슬링 서비스 곳곳으로 확산
식약처 "개인별 피부 상태 측정 자료 빅데이터 구축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변화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허용키로 했다.

개인의 특성과 기호에 맞는 제품을 선호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 요구에 따라 기존 화장품에 색소, 영양 성분, 향료 등을 더하거나 혼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화장품을 즉석 제조해 판매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식약처는 곧바로 화장품 제조판매업자의 직영매장과 36개 면세점 및 전국 30대 관광특구 내 화장품 매장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시범사업에 돌입했으나 현재까지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화장품을 판매하는 곳은 등장하지 않았다.

맞춤형 화장품이 새로운 수요 창출과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선행 사례가 없어 막연한데다 법·제도적 기반이 제대로 갖춰진 것도 아니라 기업 입장에선 신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당한 제조 설비와 인력을 갖추는데 적잖은 투자가 필요하고 매장의 공간 손실을 감수해야하며 위생관리 또한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 제약도 맞춤형 화장품의 본격적 등장을 가로막는 요소로 지적된다.

하지만 그 징조조차 없는 건 아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는 최근 고객의 유전자 분석과 피부 진단을 통해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생명윤리법 개정과 함께 피부 노화나 탄력, 색소 침착 등 12가지 항목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 검사를 의료기관이 아닌 민간 업체에서도 할 수 있게 되면서 헬스&뷰티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인 제노플랜과 함께 ‘마이 스킨 멘토(My Skin Mentor) DNA’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이 서비스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의 ‘타고난 피부 타입’을 분석하고 16가지 유형으로 이뤄진 바우만 분류법을 기반으로 후천적 요인이 반영된 ‘현재의 피부 상태’를 함께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닥터지는 고객에게 각 항목별 상세결과는 물론 라이프스타일 개선 및 피부 관리법, 화장품 선택 정보를 제공해준다. 현재 단계는 멘토링이지만 각자의 피부 타입과 상태에 부합하는 맞춤형 화장품을 공급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닥터지의 ‘마이 스킨 멘토 DNA’ 서비스가 맞춤형 화장품 도입을 위한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이니스프리가 지난 5월 선보인 ‘마이쿠션’은 맞춤형 화장품의 시장성과 수요를 입증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마이쿠션’은 각자의 피부 타입과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커스터마이즈 컨셉으로 기획된 아이템이다. 고객은 12가지 쿠션 베이스와 4가지 타입의 퍼프 그리고 100종 디자인의 케이스를 자유롭게 조합해 그야말로 자신에게 꼭 맞는 쿠션을 선택, 구매할 수 있다.

완전한 의미의 맞춤형은 아니지만 맞춤형에 가장 근접한 제품으로서 마이쿠션은 단숨에 화제를 모았고 치열한 경쟁의 쿠션 시장에서 단연 괄목할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맞춤형 화장품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4월 서울 명동에 선보인 아이오페 플래그십스토어에는 전문적인 피부 측정과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는 연구공간인 ‘바이오 랩(IOPE BIO LAB™)’이 마련돼있다. 이곳에서는 피부 전문가가 최첨단 기기로 고객의 피부를 진단·측정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맞춤 피부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 일부 매장에선 ‘네일 핏’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레이저 프린터를 이용해 원하는 디자인의 네일 스타일링을 단 시간 내에 제공하는 것으로, 500개의 디자인에 컬러 선택을 추가할 수도 있고 고객이 촬영한 이미지로도 프린팅이 가능하다.

기기를 이용한 피부 타입 측정이나 전문가의 카운슬링에 의한 구매 추천 서비스는 업계 전반에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의 메이크업 브랜드 VDL은 미국의 색채 전문기업 팬톤과 함께 개발한 개인별 코스메틱 컬러 매칭 시스템인 ‘컬러-인텔’을 통해 개개인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 컬러 및 제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인 랑콤은 각자의 눈 모양과 피부 톤, 전체적인 이미지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아이 메이크업 노하우와 아이 케어 요령을 알려주는 ‘아이 디드 잇(Eye Did It)’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모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올 11월까지로 예정된 시범사업이 이렇다 할 실제 사례 없이 끝나버릴 가능성도 있지만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양쪽의 관심이 두루 큰 만큼 시발점만 생긴다면 빠르게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7일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맞춤형 화장품 활성화를 위해 지역박람회 등과 연계해 체험관을 운영하고 개인별 피부 상태 측정 자료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누구나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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