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대역죄인일지라도 개만큼의 인권은 있다. 보신탕 금지를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원색적이고 저주 섞인 욕설만큼은 삼가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보신탕을 음식이라고 표현하면 누군가가 또 시비를 걸지 모르겠다. 하지만 보신탕은 조상 대대로 우리 민족의 식문화로 전래되어온 전통음식임이 분명하다. 결코 그 자체를 누구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신탕을 먹었다는 말 한마디로 최근 국가대표 여자양궁 금메달리스트가 큰 봉변을 당하는 일이 벌어져 인터넷 상에서 찬반논란이 뜨겁다.

문제의 발단이 알려지기로는... 이번 리우올림픽 여자양궁에서 금메달을 딴 한 선수 아버지가 어느 인터뷰에서 “(딸이) 개고기를 먹는 날이면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중고등학교 때 개고기를 먹은 날은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모델 출신 어느 여배우의 어머니가 SNS를 통해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인터넷에 사진까지 올라 온 SNS상의 화면캡쳐 발언이 사실이라면, 그 어머니의 욕설은 정말 심했다. 감히 입에 담기 어려울 만큼 원색적이었다.

그녀는 해당 선수에게 “(화살이) 잘 맞으면 니 애비에미도 쳐드시지... 왜 사람고기 좋다는 말은 못들었냐?”는 섬뜩한 말로 윽박질렀다. 보신탕 먹는 것을, 부모를 먹는 것으로 비유했을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욕설이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재차 직설적으로 “니×이 미쳤구나. 대가리에 똥찬×”이라는 원색적인 욕설까지 퍼부었다.

물론 한국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 식용 개를 잔인하게 죽이는 행동을 비판하는 외국의 시각에 대해서까지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또한 일부 고발 프로그램에서 식용 개의 학대적인 사육과 고기의 비위생적 보관문제 제기를 변호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부분을 가지고 마치 IS가 테러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포로로 끌고 온 인질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에 대한 비난보다, 어쩌면 더한 욕설과 비판을 퍼붓는 것은 결코 찬성할 수 없다.

서양인들이 어떻게 말하든 보신탕은 우리 민족에게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엄연한 식문화가 아니었던가?

특히 8월은 해방의 달이다. 일제 치하에서 신음하던 우리 민족이 식민지의 굴레에서 벗어난 광복절이 있다. 그래서 그럴까. 멀리 브라질에서는 태극기를 단 우리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 치열한 메달 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때로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런 국가대표 선수 중의 한 명이 체력보강을 위해 보신탕을 먹었다는 것이 그리도 욕된 짓일까?

8.15해방은 단지 정치적인 주권회복만이 아닐 것이다. 또한 잃어버린 땅을 되찾은 부동산 문제도 아닐 것이다. 우리의 생각대로 입고 먹고 생활하는 의식주활동의 모든 경제행위부터, 우리의 생각대로 말하고 노래하는 모든 문화 활동 역시 자주적일 때라야 진정한 해방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은 개의 인지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 동물이 아니라 대화를 할 수 있는 반려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신탕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같은 동물보호는 모든 동물에게도 다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오직 개만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할아버지와 소의 우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감독 이충렬)를 본다면, 소도 개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정이 깊다. 소도 눈물을 흘리는 감성동물이었다.

어찌되었든 한국의 보신탕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때 프랑스의 여배우 소피마르소가 중심이 되어 보신탕을 먹는 한국문화를 공격하더니, 금년 여름에는 이탈리아의 우파 정치인 미켈레 비토리아 브람빌라가 유럽연합 차원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주적인 이해가 먼저다. 외국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애완견 개와 식용 개를 구분시켜야 한다. 인간을 살상까지 하는 뱀과 구렁이조차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신탕 금지를 요구하는 동물보호론자들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되려면, 적어도 원색적이고 저주 섞인 욕설만큼은 삼가야 한다. 아무리 대역죄인일지라도 개만큼의 인권은 사람에게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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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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