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치 못한 뒷돈을 챙기려는 지도층 인사들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판국... 천지인과 함께 하려는 공동체정신 되살려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돈은 땅을 일구는 땀에서 나와야 한다. 그것이 소득의 선(善)이라는 것이 하늘의 가르침일 게다.

최근 먹고살만한 사람들에 의한 대형비리 사건들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공금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유용하려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롯데 신격호 회장과 두 아들, 여동생, 정실부인과 딸 등 재벌 오너일가가 6000억원대의 탈세 및 56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바람에 샐러리맨출신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목숨을 스스로 끊는 비극마저 일어났다.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 등 전현직 경영자들은 허위 회계자료를 만들어 5조7000억원대 공적자금을 받아내고는, 유력인사들에게 로비자금을 뿌리며, 직원들에게 수천억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자신들도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200억원대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후 회사 주식이 빈껍데기가 되기 전에 팔아치웠다는 최은영 회장의 비윤리적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르더니, 결국 물류대기업 한진해운은 침몰직전의 풍전등화 위기에 놓여 있다.

140억대 해외원정 도박사건으로 터진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사장 사건을 캐고 보니 수백억원대의 뇌물을 정관계 인사들에게 뿌린 정황이 드러나 많은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비리사건 뒤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의 진경준 검사장,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등 내로라하는 전현직 공직자들이 직간접으로 개입되었다는 정황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비판받는 이유는 돈을 땀으로 벌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땅에서 땀 흘리며 번 돈만이 하늘이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동양철학이 중시하는 하늘과 땅과 인간의 관계, 천지인(天地人)의 합일 정신이다.

그래서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고 했다. 비리 기업인들과 공직자들이 땀으로 만들지 않은 돈으로 호의호식한다면 그것은 결코 하늘의 뜻이 아니다. 인간들이 일하는 땅에서 정의가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선과 악의 심판은 오직 하늘만의 권세였다. 인간이 만든 법 이전의 차원에서 종교는 그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선이란 하느님 그 자체이고, 악은 그와 반대되는 사탄의 개념이다. 따라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선이고, 불신이 악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시각과 판단기준에 의해 행동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선한 길로 갈 수 있다. 그것이 모두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공의(公義)다. 교회는 ‘공의로운 하느님’의 뜻에 인간기준의 사의(私義)를 맞출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곳이다.

불가에서 선의 판정은 자신을 포함해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해 내려진다. 그것이 불교의 구도적 윤리다. 반면 악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공동체 전체에 피해를 주거나 이를 방조하는 짓이다.

따라서 선의 기본은 공리(公利)고 악의 기본은 이기(利己)다. 공동체 전체를 놓고 대승적으로 선과 악의 개념을 가르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독교와 불교 등 종교가 추구하는 선의 조건은 같다. 하늘의 뜻을 살피며 남과 함께 살라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나도 좋으면서 남도 좋게 하는 공동체 안에서의 삶이 최선(最善)이다. 그 길은 가족과 직장, 사회와 국가라는 자신의 공동체와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행동이다.

땅은 인간이 최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터전이다. 땅에서 열심히 일해 자신도 잘살고, 공동체와 국가 사회에 기여한다면 그 얼마나 좋겠느냐는 생(生)의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곧 홍익인간 사상이다. 또한 천지인의 합일정신이다.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크 샌델 역시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려하는 것’이라는 ‘공동체주의’ 이론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일부 대기업 오너들과 공직자들이 정의롭지 못한 뒷돈을 챙기려다 온 나라가 시끄러운 판국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이 추구하는 공동체정신을 우리 모두가 다시 깨우쳤으면 한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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