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업체와의 협업 통해 실패 가능성 줄이는 글로벌 기업들 ‘눈길’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미국, 유럽, 동아시아 화장품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인구 세계 2위, 5년 연속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 시장이 새로운 잠재 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남한 면적의 33배나 되는 넓은 영토의 인도는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낙후된 지역이 많고, 지역별로 쓰이는 언어도 천차만별이기도 해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

최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인도 화장품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만 보고 무작정 진출하기에 인도 시장의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하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한 진출 전략들을 펼치고 있다.

먼저 글로벌 퍼스널케어 브랜드 유니레버(Unilever)는 인도의 제조업체 Hindustan Vanaspati, 인도의 유통업체 United Traders와 합작한 힌두스탄 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를 설립했다.

힌두스탄 유니레버는 글로벌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며 인도의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인도 소비자들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실제로 유니레버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실정과 애로사항을 파악한 덕분에 글로벌 화장품 기업 중에서는 인도에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의 중저가 메이크업 브랜드 레블론(Revlon)은 Umesh Modi, Mundipharma와 합작한 모디-레블론(Modi-Revlon)을 설립해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 중 최초로 인도에 진출했고 록시땅(L'Occitane)도 인도의 화장품 유통업체인 Beauty Concepts와 손을 잡고 록시땅 인도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에도 여러 해외 기업들이 인도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탈리아 화장품 기업 Labo Cosophar은 인도의 제약회사 RPG Life Science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지난 7월, 탈모 방지 기능의 Crescina 라인과 안티에이징 기능의 Fillerina 라인을 출시했다.

색조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의 화장품 기업 LASplash는 인도의 화장품 및 식품 유통업체 Smytten과 손을 잡았다.

인도의 코스메슈티컬 제조업체 Wizaman Impex에 일부 제품을 납품하던 LASplash는 Smytten과 손을 잡고 전 제품을 인도에 출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인도 기업과 손을 잡고 지사, 법인을 세우는 등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대기업들도 있지만 중소기업들 중에는 우선 현지 반응을 확인한 후에 진출 방향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에는 현지 물정 파악, 바이어 발굴 등에 드는 노력이 비교적 적은 편인 홈쇼핑 채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인도 홈쇼핑에서는 한국 브랜드의 활약이 돋보인다. 한국산 BB크림, 바디케어 제품 등이 인도 홈쇼핑의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화면에 실제 제품 사용 과정이 공개되는 홈쇼핑 판매는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입하는 것에 익숙한 인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에 적합하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홈쇼핑은 현지 벤더가 홈쇼핑 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산업체의 재고 걱정이 없고 방송 시간 내에 준비한 제품이 다 팔리지 않더라도 오히려 광고 효과가 된다.

 
 
인도의 컨설팅 업체 Technopak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주요 홈쇼핑 채널인 Home Shop 18, Star CJ, Naaptol을 시청하는 가정은 2억 가구에 이른다.

이와 관련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베일에 싸인 인도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소비자들과 시장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먼저 진출한 기업들의 성공,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타깃 고객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는 판매 채널과 마케팅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조심스럽게 인도 시장에 진출한 화장품 기업들은 이후 마케팅 활동에서도 안전한 방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 진출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력을 찾기보다 전통적으로 인도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천연 원료 사용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현지 매체인 India retailing은 인도 기진출 브랜드와 새로이 진출하는 브랜드들이 모두 천연 원료 사용 사실을 홍보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보도히기도 했다.

일례로 힌두스탄 유니레버는 아유르베다를 컨셉으로 한 브랜드 Lever Ayush를 론칭했고 로레알 인도 법인은 천연 화장품에 대한 인도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여 자연 성분을 이용한 헤어케어 제품인 Ultra Blends 라인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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