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코스메틱 테라피’ 시장 ‘눈길’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화장품으로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가능할까?”

최근 화장품 산업의 발전과 화장품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의약품과 화장품을 결합하는 이른바 ‘융합’이라는 트렌드가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의 ‘코스메틱 테라피’가 일본에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로 고령자를 위한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바 있는 일본에서 최근 코스메틱 테라피라는 새로운 시장이 탄생한 것.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은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團塊世代)가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 일본 전체 인구는 약 1억 2,200만명, 65세 이상 인구는 3,470만명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치매를 앓는 환자가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이는 65세 이상 고령자 5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에서는 치매 발병률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지적되고 있으며 그 와중에 등장한 것이 화장품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코스메틱 테라피’다.

코스메틱 테라피는 화장을 통해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일상적인 행동들을 유지하도록 하여 치매 예방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화장을 하면서 외모가 아름다워진다는 쾌감이 뇌를 자극시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니혼대학교 공과대학의 가오루 사카타니 교수가 코스메틱 테라피와 치매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료법의 효능이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다.

가오루 사카타니 교수팀은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치매 초기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들과 중기에 접어든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세 달 동안 메이크업 레슨을 받고 다른 그룹은 받지 않게 했다.

실험 결과 레슨을 받은 그룹의 인지력 감퇴 정도가 받지 않은 그룹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메이크업을 배우고 직접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치매 증세 악화를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가오루 교수의 설명이다.

교수는 또 다른 연구를 통해 코스메틱 테라피가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극심한 스트레스나 피로, 우울감을 느끼는 젊은 층에게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일본 최대의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에서도 코스메틱 테라피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일찌감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코스메틱 테라피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본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일본 전지역에 400개가 넘는 요양 시설에서 메이크업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요코하마의 고호쿠 요양 보호 시설에서는 80세부터 90세까지의 요양원 환자들을 위해 한 달에 두 번 시세이도의 메이크업 레슨을 시행하고 있다.

레슨을 받는 동안 참석자들은 스트레칭 운동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을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요양 보호 시설의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인터뷰에서 코스메틱 테라피를 통해 신체 활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잘 걷지 못했던 환자들이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에서는 코스메틱 테라피가 치매 환자의 활동이나 우울증 증세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밝혀지면서 정신의학 클리닉이나 관련 시설에서 환자들을 위해 코스메틱 테라피를 한 치료 방법으로 시행하고 있을 정도다.

분쿄학원대학 평생학습 센터나 슈쿠토쿠대학 공개강좌 센터 등 몇몇 대학 기관에서는 ‘메이크업 치료사 양성 강좌’와 ‘메이크업 테라피 강좌’를 개설하여 치료 전문가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코스메틱 테라피 활동은 대형 화장품 업체나 기관에서뿐만 아니라 개인별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 현지의 한 메이크업 테라피 강사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심리학과 메이크업을 융합한 ‘마인드 터치 플라워 메이크업 테라피’를 공개하며 함께 자원봉사를 할 사람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일본의 노년층 확대와 현대인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나날이 높아져가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메이크업 테라피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본 사람들은 이제 화장품을 단순히 외모를 치장하는 도구만으로 여기지 않고 정신을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으로 여기기 시작 했다. 화장품이 단순한 소비재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어떠한 모습을 발전할 것인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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