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미스코리아 미 하현정의 한남동 ‘스파데이’ 탐방

 
 
기대는 늘 실망보다 앞선다. 때문에 기대가 클수록 실망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기대 이상의 기쁨을 맛볼 때가 있다. 그런 일들은 늘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 최근 뷰티한국의 소개로 한남동에 위치한 스파데이를 체험한 것 역시 기대 보다 큰 기쁨을 맛본 몇 안 되는 일 중에 하나였다.

‘스파데이’ 한남동의 명소라고 불리는 이유 있었다

 
 
다양한 방송과 잡지에 소개되며 한남동의 명소로 불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직접 찾은 스파데이는 명소라고 불릴 만 했다.

피부관리를 많이 받는 편이 아니라 다른 곳과 구체적인 비교는 할 수 없었지만 스파데이는 분명 그전에 내가 찾았던 피부관리실이나 스파숍과는 분위기부터가 확연하게 달랐다.

이태원과 인접한 한남동이라는 특성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체 고객의 40%에 달하고 있고 좀처럼 찾기 쉽지 않은 남성 고객도 전체 고객의 40%에 달할 정도로 특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숍을 방문해 스파데이 정혜나 원장과의 상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1998년 미국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온 정 원장은 기존의 관리실과 다른 차별화된 관리실을 준비했다고 한다.

때문에 98년 처음 문을 연 이태원 스파숍과 2002년 한남동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 중인 스파데이는 기존 한국의 피부관리실과는 달랐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또는 외국에 오랫동안 생활했던 한국인들, 외국을 집처럼 오가고 영어가 한국말 보다 쉬운 이들을 타깃으로 시작했다.

자연히 숍 분위기도, 직원 교육도, 제품도, 테크닉도 달랐다. 특히 정 원장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제품과 테크닉, 직원 교육이었다.

먼저 테크닉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닉이 없다는 것을 착안해 일본식 마사지와 중국식 마사지를 결합한 새로운 마사지를 개발했다.

불편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하지만 부드러운 일본식 마사지인 사이츠와 혈액 순환을 중점적으로 하는 중국식 마사지인 경락을 결합해 외국인들 또는 외국 생활에 길들여진 고객들에게 보다 편안한 관리를 진행한 것이다.

정 원장이 테크닉만큼 신경을 쓴 부분은 제품이다. 아무리 테크닉이 좋아도 영양을 직접 전달하는 제품이 좋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제품을 고객들에게 사용하기에 앞서 20여명의 직원들이 임상을 하고 있으며 제품 선택도 매우 까다롭다.

일례로 최근 사용하고 있는 무방부제 화장품 넥스젠바이오텍 제품의 경우는 무려 6개월간의 임상을 진행하며 직접 문제점을 발견해 회사에 건의해 제품을 바꾸기도 했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정 원장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직원 교육이었다. 직원들의 태도 하나하나가 숍의 신뢰로, 그리고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을 오랜 미국 생활에서 얻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 원장은 열악한 국내 피부관리시장에서 직원들이 꿈을 갖고 프로의식을 갖을 수 있도록 교육에 만전을 기했다.

스파데이에 남자 고객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원장에 따르면 남성 고객들이 한국에서 피부관리를 받기 위해 숍을 찾으면 보통 관리실 직원들의 눈부터가 곱지 않다. 남성 고객은 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직원들이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이 편안하게 고객을 맞고 관리함에 있어서 프로의식을 갖는다면 이러한 불편은 없다.

실제로 스파데이에는 많은 외국인 고객들과 남성 고객들이 편안한 모습으로 관리를 받으러 찾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 원장은 “최근 세계는 글로벌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서비스 산업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피부관리 업계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같은 고객, 같은 규모, 같은 서비스로는 경쟁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외국인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할 생각으로 숍을 오픈했고, 이에 따라 테크닉과 제품, 서비스, 직원 교육까지 변화를 두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숍은 외국인들이 갖고 있는 특징인 스스로가 결정하는 습관을 서비스에 접목해 정기권을 강요하거나 관리 일정을 미리 잡지 않고 스스로가 선택하고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파데이, 분위기에 취하다

 
 
이른바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이들’이 주요 고객이라서 그럴까. 스파데이는 여느 관리실과 분위기도 달랐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설 때부터 인사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호텔 스파를 연상하게 했고, 숍 분위기 역시 호텔 스파 같은 크고 고급스럽게 연출되어 있었다.

입구에는 네일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네일숍이 있었고, 대기실과 별도의 상담실, 스파 관리에 앞서 족욕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었다.

상담을 받을 때도, 관리가 진행되는 중에도 일방적이지 않고 하나하나 분석하고 이야기 해주었다.

어디가 좋지 않고, 어떤 피부 상태를 갖고 있고, 어떤 음식을 피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또 어떤 차가 어디에 좋고, 어떤 차가 어디에 나쁜지까지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써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어떤 관리를 받느냐에 따라 담당이 정해져 있는 것도 특이했다. 한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 프로그램마다 전담이 있고, 그 전담 중에서도 얼굴과 보디 등으로 담당이 나누어져 있어 전문성을 느낄 수 있었다.

관리 제품도 달랐다. 정 원장이 직원들과 6개월 간의 임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택한 제품이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제품은 자극적이지 않았고 피부에 닿는 느낌, 그리고 관리 이후에 느낌까지 깔끔했다.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정 원장은 “얼마전까지 몸에 바르는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나 지식은 먹는 식품에 비해 떨어져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사람들은 먹는 것만큼 몸에 바르는 제품에 대해 중요성을 알고 있고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만을 사용하면 오히려 영양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실에서는 이 둘을 만족하는 제품이 필요하다”면서 “넥스젠바이오텍 제품은 이러한 두 가지 중요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제품이며 확실한 논리적인 교육까지 뒷받침되어 직원들이 관리 중 자신감 있게 설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스파를 만나다

 
 
내가 스파데이에서 받은 관리는 얼굴과  보디 관리였다. 얼굴 관리는 얼굴 윤곽을 잡아주는 동안 관리를, 보디 관리는 독소를 배출하는 디톡스 관리였다.

앞서 말했지만 얼굴 관리와 보디 관리는 모두 다른 전문가들이 관리를 진행했으며 그때마다 내 피부의 상태, 내 몸의 상태를 이야기해주고 어떤 것을 피하고 어떤 것을 가까이 해야 하는지 말해주었다.

특히 얼굴 90분, 보디 90분이라는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편안한 시간이었다. 보통 한국 마사지는 중국 경락에 영향을 받아 아픈 것이 일반적이고, 관리 후 시원하다고 느껴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이곳에서는 부드러운 느낌 때문인지 오히려 조금은 부족한 느낌도 받았다.

먼저 얼굴 관리의 경우는 관리사의 테크닉이 워낙 좋아서인지 관리 후 얼굴에 탄력이 한층 더 생긴 기분이 들었고, 제품들도 끈적임과 자극이 없어 부담 없이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보디 관리의 경우는 쇄골, 등, 복부, 종아리까지 아프지 않고 편안한 마사지가 진행되었으며 다리의 경우는 평소 좋지 않았던 한쪽 종아리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한국식 마사지에 익숙한 나에게 아프지 않은 관리가 아주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아픈 것을 싫어하는 고객들에게는 이 이상의 관리도 없을 것 같다. 아프지 않은 마사지만으로도 스파데이는 그동안 내가 알던 스파들과 차별화되어 있었다.

우리는 흔히 ‘느리게 걷기’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바쁜 현대를 살다보면 ‘빨리 빨리’라는 말에 익숙해서 관리를 받는 중에도 언제 끝나나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가끔 있다. 때문에 관리사 역시 조급해하고 관리를 받는 사람의 마음도 불편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스파데이는 느리게 걷기에 대한 힐링의 철학을 관리에 접목하고 있는 듯하다. 관리사도 관리를 받는 사람도 피부관리뿐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과 편안함을 찾고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가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과 일본, 유럽의 선진 문화를 겪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정 원장은 숍을 나서는 나에게 “겨울철 손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리는 세안을 줄이는 것”이라고 겨울철 팁도 한 가지 알려주었다.

그에 따르면 가끔 사람은 너무 잘 씻어서 생기는 병들이 있다. 각질제거, 딥클렌징 등을 자주하다보면 피부가 재생하는 주기까지 방해해 피부를 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깨끗하게 씻는 것에도 적용되는 말인 줄 처음 알았다. 내 삶 역시 너무 지나쳐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없는지, 관리를 받고 돌아서 걷는 눈 내리는 거리에서 좋은 관리를 받은 뿌듯함과 함께 조용한 사색도 하나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다.
 
사진=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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