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홍익인간’과 일본의 ‘메이와쿠’가 결합된 공동체문화로 양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일본문화의 특징을 ‘메이와쿠(迷惑)문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절대 폐를 끼치지 말라”는 가정교육을 받아 온 일본인들의 행동양식이고 사고방식이다.

따라서 극도의 슬픔조차 최대한 억제한다. 2011년3월11일 동일본대지진(東日本大地震)으로 거대 쓰나미가 몰려왔을 때도 그들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가족의 생사를 모르고 집이 통째로 사라져도 울며불며 큰소리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자신의 그런 행동이 자칫 남에게 폐가 될까를 우려해서다.

그들의 모습을 TV로 지켜본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하고 의문을 품게 된다. 우리나라라고 가정하면 여기저기서 숱한 악다구니가 쏟아졌을 법 하지만, 모든 것을 잃고 난민수용소와 같은 체육관에서 함께 거주해도 그들은 놀랄 만큼 질서정연하다.

재해구호물자가 도착하기 전, 당장 춥고 배고픈 상황이었다. 당연히 식량이 부족해 4명당 죽 한 그릇씩 배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누구 한 사람 먼저 먹겠다고 앞줄에 서는 사람이 없었고, 더 달라고 떼쓰는 사람도 없었다.

죽을 퍼 주는 사람이 “조금 남아있으니 부족한 사람은 더 드세요”하고 안내를 해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죽 퍼주는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슬쩍 비켜 앉는 사람들도 많았다. 외국 취재진이 물어보니 “나보다 더 배고픈 사람이 먹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양보하려는 것이다”라는 대답이다.

그런 일본인의 심리를 ‘화(和)의 문화’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며, 마찬가지로 자신이 타인에게 어떠한 피해를 입는 것도 상당히 싫어한다는 것이 ‘화(和)’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이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도 한다. 기분이 나쁘더라도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대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단순 친절이나 가식이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철저히 타인을 배려하려는 것이고, 자기 자신을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얼굴을 찡그리고 다니면 자신의 얼굴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인데, 만일 그런 사람이 있으면 어느 조직에서든 경멸의 대상이 되어 사회생활하기조차 힘들에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몸조심하는 그들이다. 남에게 폐를 주지도 않고, 폐를 입지도 않겠다는 생각과 행동이니 철저히 개인주의로 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정착된 셈이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하여 사람의 향기가 만리에 이른다는 말을 전한 적이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일본인들보다 강한 인향만리의 공동체정신이 있다. 서양인들이나 일본인들이 ‘내 나라’라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나라’라고 한다. ‘내 회사’ 아니고 ‘우리 회사’다.

그런 공동체 정신을 ‘홍익인간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필자와 친지들이 추구해온 문화운동이 아름다운 한국인의 향기, 즉 홍인인간의 향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그 문화를 이제 해외에 전파하려고 한다. 공동체 문화의 향기, 즉 홍인인간 정신의 국제화 첫 걸음이 12월4일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다. 필자와 국내외 친지들이 힘을 모아 ‘오사카 문화원’의 문을 여는 것이다.

문화란 어느 일방의 주장이 아닌 상호 교류하는 것이므로, 해피런의 오사카문화원을 통해 한국의 친지들은 일본을 이해하고, 일본 친지들은 한국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용서 못하는 한국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상호 발전을 위해 잊지는 말되 용서는 해야 한다,

그래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용서하는 것이 용서받는 것보다 낫다. 우리는 끊임없이 용서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 자신도 누군가로부터 또는 신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는지 모른다.

일본 전역에서 ‘홍익인간 만세!’의 함성소리가 크게 울려지기를 기대한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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