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을 내세우는 기업이 있다면, 그 회사의 불법경영 확률은 100%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비록 자본주의적 국가발전 요소를 많이 채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태는 매우 낯선 모습임에 분명하다.

국내 언론이 한국을 찾은 한 중국인에게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인민의 뜻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절대 불가능하다. 99.9% 불가능하다”며 웃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의 유력 일간지 신징바오는 지난 5일 한국에서는 어떻게 매번 대규모 촛불집회가 가능한지 한국인의 성향을 분석한 특별기고를 실었다고 한다.

필자는 연세대 중국연구원에 근무하고 있는 전문연구원 진카이 씨. 그는 “한국인은 ‘우리나라’ ‘우리 동네’ ‘우리 회사’ 등 ‘우리’라는 공동체를 지키려는 기질이 강하다”고 분석하며, “몇몇 소수가 이 같은 ‘우리’라는 개념을 더럽히거나 집단이익에 손해를 주는 것을 참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소수가 자기들만의 이익을 독점하거나, 누구든지 공동체가 추구하는 행위나 목표를 저해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에 대해 강하게 저항한다는 뜻일 것이다.

동양 삼국이라는 한․중․일 국가 중에서 유독 한국인만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을 흔히 하듯이 ‘우리’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는 민족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회사는 물론이고, 우리라는 단어를 넣으면 뜻이 이상(?)해지는 말, 즉 ‘우리 남편’, ‘우리 마누라’와 같은 말도 스스럼없이 쓰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남편(아내) 한 사람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느냐는 우스갯소리다.

‘우리’라는 말은 “울타리의 ‘울’과 같은 어원으로 자신이 속하고 있는 범위를 뜻한다”는 것이 국어학자 유창돈(劉昌惇)이 1954년에 ‘친족칭호(親族稱號)의 어원적 고찰’에서 밝힌 연구결과다.

강동대 이동희 교수 역시 한 신문 칼럼에서 “아주 작은 ‘울타리’로 새나 동물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기 위해 만든 ‘둥우리’도 있다”며, ‘우리’라는 말에는 포근하고 따뜻함이 있고, 여럿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둥우리’와 같은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보다 비교적 ‘우리’ 공동체의식이 약한 과거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누군가를 희생시켜 집단을 살리려는 희생타 작전이 많았다. 그것은 소수 지배자의 논리로,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는 말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 진시황의 병마용(흙으로 빚는 거대한 군사대열)을 발굴할 당시 갑옷도 입지 않고 무기도 들지 않은 채 서 있는 맨 앞의 병사대열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해 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 그들은 화살받이였다. 그냥 부동자세로 서 있다가 적의 화살을 수없이 맞아 고슴도치처럼 되어 죽는 역할이다. 적 화살을 소진시키기 위한 희생양이었다. 만일 그 화살받이들이 목숨을 부지하려고 달아나려 했다간 뒤에 오는 병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그의 가족들까지도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일본도 비슷한 전통이 있었다. 가장 최근인 2차 대전 당시 가미가제 특공대들은 미국 군함을 침몰시키기 위해 전투기를 몰고 군함으로 돌진해 산화하는 무서운 자살작전도 펼쳤다.

그 같은 화살받이들로 인해 생겨난 말이 ‘화살받이 사장’, 즉 ‘바지(받이)사장’이다. ‘회장님’들이 자기 자신은 뒤로 숨고 다른 사람을 기업경영의 ‘대표이사’로 내세우는 경우인데, 일이 잘못되면 그 바지사장이 몽땅 덤터기를 쓰게 된다.

특히 불법 다단계판매 업체나 바가지상술이 횡행하는 유흥업소와 같은 부도덕한 기업일수록 그런 바지사장들을 많이 내세웠다. 만일 지금도 바지사장을 내세우는 다단계판매 기업이 있다면, 그 회사가 불법판매로 흐를 확률은 100%라고 필자는 단언한다.

국민들이 이번에 화가 난 이유 중의 하나 역시 “혹시 대통령이 최순실의 바지대통령이었나?”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든 이번 탄핵사건은 국가로서는 매우 불행한 일이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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