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생태계 교란 징후…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정도가 아닌 무서운 재앙 올 수도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찌푸둥한 어느 날의 겨울 아침,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를 탓할 만큼 겨우 일어나 창문 커튼을 열어젖힐 때, 대지에 소복이 쌓인 눈을 보면… 없던 기운마저 갑자기 생겨 스키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진다.

“야! 눈이다, 눈!”

그렇게 외치는 서설(瑞雪)의 반가움! 그래서 당장 스키장은 실제 갈 수 없다거나, 눈 때문에 아침 출근길이 걱정된다고 하더라도 흰 눈이 왔다는 그 자체만으로 소녀 감성으로 변할 만큼 들떠지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가슴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겨울에도 눈이 없고, 얼음이 얼지 않아 걱정이다.

한국전쟁 당시 1951년 1.4후퇴로 밀리던 많은 서울사람들이 꽁꽁 얼어붙는 한강을 건너 피난길에 올랐다. 당시 기록사진에는 피난보따리를 가득 실은 소달구지를 얼음 위로 끌고 가는 피난민들의 모습까지 있다.

또 다른 기록 사진에는 겨울 한강에서 여름에 쓸 얼음을 채취하는 모습도 보인다. 냉장고가 없던 조선시대부터 한강 얼음을 동빙고 서빙고에 보관했다가 여름에 꺼내 사용했는데, 채취를 위해 톱으로 자른 얼음 두께가 최소 30~40cm에 이른다.

필자가 어린 시절만 해도 겨울 한강가에는 스케이트장, 썰매장, 얼음판이 동네별로 있었다. 그곳에서 얼음을 지치고, 팽이를 돌리며 하루 종일 친구들과 보내는 것이 겨울방학의 일과였다.

하지만 지금은 춥고 눈 많이 내린다는 강원도의 겨울축제마저도 분위기가 허전하다. 인제 빙어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대관령 눈꽃축제,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등 지자체가 벌이는 겨울이벤트들이 춥지 않은 날씨로 제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기상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후가 점점 아열대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열대성 기후란 월평균 기온이 섭씨 10°이상인 달이 한해에 8개월 이상 지속되고, 가장 추운달의 평균 기온이 18˚이하이면서 얼음이 얼지 않는 기후를 말하는데, 한국은 이미 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생태계 변화가 매우 심각하다. 그 예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사과생산량의 20%나 되던 대구(영천)사과는 3%이하로 줄어들고 대신 재배지가 강원도까지 북상, 철원 태백 양구 영월 등지가 사과의 주산지가 되고 있다.

제주 명물인 한라봉은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 등을 거쳐 전남 나주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언론 보도다. 나주가 제주보다 일교차가 커 한라봉의 당도와 저장성이 뛰어나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결국 농사에 필요한 아열대 작물을 다시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문제는 철새들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오는 겨울철새의 행태가 지구온난화로 2007년부터 생태계 교란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16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이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으로 최근까지 살 처분된 가금류가 2600만 마리에 이르고 있는데, 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바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철새들이다.

더 큰 문제는 지구의 냉장고로 불리며, 최후까지 지구온난화를 막아주어야 하는 남극 북극의 빙하마저 점점 녹아 사라지고 있는 점이라고 한다. 그로 인해 겨울이 따듯해진 것이다. AI나 사스 등 새로운 괴질들이 나타난 것이다.

겨울은 추워야 한다. 그리고 여름은 더워야 한다. 그것이 순리다. 자칫 그 순환의 진리가 무너진다면 AI나 사스보다 더 무서운 박테리아가 등장할 수 있다. 자칫 인류의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필자는 6년 전 친지들과 함께 ‘상생의 공익기업’을 설립하면서 자연보호를 고객관리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바 있다. 그래서 충청도 수안보에 조성한 4만여평의 야생농법 약초재배 단지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당장은 야생농법에 의한 청정 약초원료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들어 고객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지구의 훼손을 방지하고, 자연을 복원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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