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판치는 사회, 중심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내릴 역을 못 찾는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반기문씨가 기자들과 만났을 때 질문한 기자를 찾기 위해 손으로 여기저기 가리키니 언론인들에게 삿대질을 했다는 식이다. 꽃동네 요양원을 방문해 턱받이를 하고 누워있는 노인에게 음식을 떠먹이자, 턱받이는 누워있는 노인이 해야 하는데 정치적 쇼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꽃동네 턱받이는 봉사자들이 지켜야 할 수칙이라고 한다. 반기문씨에게 턱받이를 채워준 사람도 꽃동네를 관리하는 수녀님이었다.

그러니 어디 제대로 말과 행동을 할 수가 있을까. 보다 못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전국 시·도 선관위 180여 명을 투입해 비방·흑색선전 감시체제를 가동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대선 후보의 허위 사실을 퍼뜨리다 적발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5백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짜뉴스에 의한 앙금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하원의원 7분의1이 참석을 보이콧했다.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취임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취임날 워싱턴에서 일어났다. 다음날인 21일 벌어진 ‘반대여성들’의 시위에도 50만명이 참가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미국의 정치사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트럼프 취임을 방해하기 위한 단체 ‘방해1월20일(DisruptJ20)’도 등장, 주최자인 레이시 매컬리는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앞으로 수년간 항의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불복’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내면에는 트럼프가 ‘가짜뉴스’에 의한 여론 왜곡으로 당선됐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미국 IT전문매체 버즈피드(Buzzfeed)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고 나섰다. 11월8일의 미국선거일 이전 3개월 간 인터넷상에서 공유된 가짜뉴스는 870만 건이었는데, 진짜뉴스 공유횟수인 736만 건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짜뉴스 대부분이 트럼프에 유리한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힐러리에게는 불리했을 것이다. 결과는 트럼프 당선이었는데, 가짜뉴스가 트럼프지지층의 ‘감성적 연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필자는 지난해 12월24일 쓴 ‘진실이 존중받는 2017년 새해를 기대하며’라는 문화평설에서 ‘개살구시장(lemon market)’을 통해, 그레샴(Thomas Gresham)이 제시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if their exchange rate is set by law)”를 지적한 바 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 문제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애컬로프(George A. Akerlof)는 이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중고차시장에서 나타나는 ‘개살구시장’ 이론을 제시한 것이다.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에 비해 파는 사람이 차의 결함 등에 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고차 구입자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만 멀쩡한 ‘레몬(lemon)’(흠이 있는 낡은 차를 가리키는 구어)을 비싼 값에 속아 사는 낭패를 겪는다.

이후 그 사람은 중고차 시장을 찾지 않고 아는 사람을 통해 품질이 담보되는 중고차를 사려 들고, 좋은 차량의 소유자는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을 통해 팔려고 든다. 결국 중고차 시장에 양질의 매물은 사라지고 질이 낮은 매물들만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다음백과 참조>

21세기 정보화 사회일수록 정보의 대칭(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가짜뉴스가 사라져 중고차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피라미드 기업이 사라져 유통시장이 바로 서야 한다. 가짜지도자가 사라져 좋은 기업, 좋은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

문제는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중심을 바로 세우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가짜뉴스에 흔들려 사리판단을 못한다. ‘지하철2호선’에서 내릴 역을 못 찾아 이역저역 헤매게 된다.

정유년 까치까치 설날이 코앞이다. 떡국 한 그릇 더 먹을 나이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에는 국민 모두 눈과 귀를 똑바로 열고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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