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유아방 만들어 친지들의 육아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로 계획하니 더 큰 책임감이...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아파트 위층에서 정기적으로 들려오는 기계음으로 인한 층간소음 때문에 이사했다는 한 친지의 말이 생각난다. 서로 부대끼며 사는 것이 보통 사람일진대, 오죽했으면 이사를 했겠느냐는 투였다.

그런데 새로 이사 온 아파트 역시 층간 소음이 없지는 않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아기 울음소리였다. 어쩐 일인지 한밤에 위층에서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가 소음이 아닌, 차라리 더 크게 듣고 싶은 음악만큼 반갑더라는 것이다.

그 친지 역시 두 명의 자녀들이 어릴 때, 한밤에 보채며 울어대는 통에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고 한다. 자기 자식이 우는 것조차 싫었던 그가…, 층간 소음이 싫어 이사까지 한 그가 위층 아기울음소리를 반가운 미소로 들을 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아마도 아기 울음소리가 생소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저조하기 때문일 것이다. 달랑 하나만 낳는 가정은 그나마 다행일 만큼 아기 소리가 사라진 동네가 많다는 것이다.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지난해 말 창원시를 포함해 경상남도 주요 지자체에 걸린 출산장려 슬로건이다. 제발 둘째를 보라는 뜻이다. 혼자 사는 아이의 외로움을 그대로 표현한 글귀가 마음을 꽤나 쓸쓸하게 한다.

이처럼 정부나 지자체에서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선진국 모임이라는 OECD회원국 중에서 최하위인 1.24명(2015년 기준)이기 때문이다. 출산율이란 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수를 나타내는 것인데, 현재의 출산율로 따지면 한국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즉 둘이 결혼하여 둘을 낳는다고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조기 사망자, 독신자)로 인해 인구는 자연 감소하기 마련인데, 지금은 아이 하나만 낳는 셈이니 인구감소 폭이 훨씬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지난 2010년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긴급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83년 후인 “2100년 남한의 인구는 2,400만 명으로 현재 인구의 절반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한국고용정보원은 2200년 한국의 예상인구를 322만명으로 추산했다. 그래서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400년 뒤인 2500년에는 인구가 현재의 0.7%인 35만명 수준으로 줄고, 한국어도 사용되지 않는 사실상 ‘민족 소멸’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말 심각한 일이다. 이처럼 천손민족, 홍익인간의 장래가 불투명한 상태가 돼버렸다.

한국의 출산율이 저조한 것은 80년대초까지 정부가 추진한 강력한 산아제한 여파 때문일 수 있다. 70년대까지 “둘 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하면 훈련을 면제해주었고, 급기야 “한 집 건너 하나만 낳자”는 출산억제 슬로건도 난무했었다.

하지만 현재의 젊은 부부가 아이를 더 낳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육아비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랄수록 교육비 부담도 만만찮아 선뜻 둘째 셋째 아이를 갖기가 두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의 회사에서는 우선 직원 친지들의 육아문제부터 함께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사건물 1층에 어린이집(유아방) 개설 준비에 들어가 새봄인 3월에는 오픈할 계획이다.

그 아이들에게는 친지들과 함께 충청도 수안보 야생농법 농장(자미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맑고 깨끗한 유기농산물과 과일로 이유식이나 간식을 만들어 먹일 생각이다.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아이들이,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손잡고 야생의 과일도 따고, 나비도 관찰하는 자연체험 학습도 병행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심어줄 생각이다.

출산장려 문제는 이제 정부나 지자체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인구가 감소하면 할수록 소비는 줄고, 경제는 침체하기 마련이다.

회사에 유아방을 만들고 아이들을 키우기로 결정하니 더 큰 책임감이 밀려온다. 그를 통해 단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가 우리의 후손으로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래서 직원들과 친지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부탁을 말씀을 드린다.

“회사 1층에서 울리는 아기 울음소리를 모두 책임질 테니 제발 많이 데려 오세요. 함께 키웁시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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