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유아방에 손주들이 놀고, 위층 삶터에는 ‘79세 청년’들이 일하는, 100세 인생시대의 공동체회사를 만들자”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소위 할아버지 할머니라 부르는 노인의 나이와 일손을 놓는 퇴역자의 나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자. 정부가 정한 노인의 나이는 65세부터다. 그러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2014년을 기준으로 조사 발표한 ‘한국인의 은퇴연령 현황’을 보면 남성 72.9세, 여성이 70.6세에 일손을 놓는다.

OECD국가 중 한국인의 은퇴연령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이다. 100세 인생 시대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로 조사되고 있는 일본의 은퇴연령은 남성이 69.3세, 여성이 67.6세로 4등이다. 한국에 이어 멕시코가 2등, 브라질이 3등, 그 다음 일본에 이어 뉴질랜드가 5등이다.

그 다음 상위권 국가들로는 러시아, 스위스, 호주, 미국, 노르웨이의 순으로 10대 강국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경우 “나이가 밥 먹여 주냐”고 핀잔하는 말이, 실제 맞는 말이 된다.

최소한 은퇴연령에 이를 만큼 일 할 수 있는 건강이 있고, 또한 그 만큼 소득도 올릴 수 있어서다. 누군가가 장유유서(長幼有序)를 들먹이며 나이로 끗발을 세우려 들면, 볼멘소리로 “나이가 밥 먹여 주냐?”고 반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요즘은 나이가 밥 먹여 준다고 말해도 된다.

물론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누가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서 하겠느냐? 노인이 돼서도 먹고 살기 힘들어, 벌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은퇴연령이 높은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노인들은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복지국가 중의 복지국가라는 일본과 뉴질랜드, 스위스, 호주, 노르웨이가 모두 고연령 은퇴 상위권 국가들이다. 모두 노인의 천국이라는 나라로, 세계에서 노인 노인복지시설을 가장 잘 갖춘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들의 노인들이 과연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은퇴연령이 높은 것일까?

결코 아니다. 오히려 노는 것이 싫어 일한다고 봐야 한다. 노인연금 받고 노느니, 차라리 일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사회와 멀어진 채 뒷방 늙은이로 산다는 것이 마치 납골당(고려장) 같은 신세여서 그런 무의미한 인생은 싫다는 것이다.

물론 피부로 느끼는 노인복지에 대한 만족도는 다를 수 있다.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에서 실시한 노인복지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인복지에 대한 국가별 만족도에서 한국 순위는 50위다.

반면 노르웨이와 스웨덴, 스위스와 같이 고령화가 빨리 온 나라일수록 노인복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이들 국가들이 노인복지 시스템과 인프라를 더 먼저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필리핀이나 베트남보다도 한국 노인들의 만족도가 낮은 순위라고 한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필리핀이나 베트남은 아직도 자녀 손주들과 한 집에서 어울려 사는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부모를 모시고 살겠다는 자녀가 점점 줄어드는 판이니, 노인복지 책임을 나라 탓으로만 돌리게 된다. 자식들의 무관심에 따른 설움과 외로움을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것이 허물이 될까 해서다.

따라서 노인들의 마인드가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한국의 은퇴연령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더 일 할 수 있으므로 행복한 것이다. 그럴 때 함께 일하는 친지가 오히려 자식보다 더 정겨운 존재가 된다.

한국은 이제 나이가 밥 먹여 주는 나라가 됐다. 그래서 필자 회사에서는 노인의 연령기준을 80세부터로 올릴 예정이다. 그 이전은 모두 젊은이다.

빌딩 1층에는 0세부터 시작하는 어린이 유아방이 있고, 빌딩 20층에는 ‘79세 청년’들이 일하는 홍익인간의 삶터... 그것이 필자와 친지들이 희망하는 100세 인생시대의 생활 공동체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