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깨끗 순수’ 미녀 이미지 버리고, ‘섹시 발랄’ 코드로 남성 유혹

주류시장에서 미녀들의 술 권하기 경쟁이 섹시대결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강남스타일’ 노래와 춤으로 함께 세계시장을 뒤흔든 가수 싸이와 현아가 서로 다른 경쟁업체의 광고모델로 등장함으로써 연말 송년회를 겨냥한 소주시장은 영하의 날씨를 녹일 만큼이나 후끈 달아올랐다.

한판 승부가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무대는 역시 소주시장이다. 이미 10월말부터 가수 싸이를 등장시켜 영토수성에 나선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 대해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섹시코드 연합군을 과감히 투입해 본격적인 영토 탈환에 나선 것.
 
# ‘강남스타일’의 싸이와 현아 협력구조 깨지다
▲ 처음처럼의 모델 변천사
▲ 처음처럼의 모델 변천사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 씨스타의 효린, 포미닛의 현아 3인방이 바로 하이트진로의 싸이를 협공할 롯데주류의 여전사들이다. 그중 리더는 싸이를 가장 잘 아는 ‘강남스타일’의 히트 동반자 현아. 롯데주류측이 공개한 광고영상에서 현아는 딱 달라붙는 상의와 핫팬츠를 입고 다리를 벌리거나 바닥에 눕는 등 노골적인 ‘술 권하기’ 행태로 선정성 논란이 일면서 19금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아야 했다.
 
주류업계로서 송년회 시즌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이듬해 농사를 겨냥하는 ‘승부처’이자 ‘농번기’여서 생존을 위한 영토다툼은 필연적이었다. 여기에 하이트진로가 9월 기준으로 무려 19개월 만에 소주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버리자 롯데주류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남정네들을 유혹할 수 있는 미녀부대를 전선에 긴급 투입하기에 이른 것.
 
병법서의 ‘미인계’는 2000년대부터 이미 소주 전선에서 가장 치열한 전술전략이 됐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미녀 스타들이 주류 광고 속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 남자 스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주류 광고에서 여성들이 자리를 꿰차기 시작한 것은 1998년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 부드러움의 이영애에서 섹시함의 이효리로 변화
변화의 선두에 섰던 모델은 ‘참이슬’의 이영애. 당시 참이슬은 25도라는 기존 소주에서 알코올 도수를 낮춰 23도로 출시됐다. 소주가 갖고 있는 특성 중 ‘독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부드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산소 같은 여자’의 대명사인 이영애를 발탁했다.
 
이영애가 가진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를 소주 광고에 빗대면서 순한 소주 콘셉트를 잘 표현했다는 평. 이후 황수정, 박주미, 남상미, 성유리 등이 주류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깨끗함과 뒤끝이 없는 순수함 등이 강조되었다.
 
청순한 이미지의 주류 광고 모델들이 섹시하고 발랄한 여성 스타들로 바뀐 전환점은 2007년 섹시 퀸 이효리가 등장하면서부터. ‘처음처럼’ 광고에서 일명 뽀글이 파마를 선보이며 코믹하게 막춤을 추는 모습으로 눈길을 끄는가 하면, 후속 광고에서는 이효리다운 섹시하고 뇌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 ‘한국 미녀 스타 = 주류 광고 모델’은 공식?
▲ 참이슬의 모델로 활약했던 여자스타들의 계보
▲ 참이슬의 모델로 활약했던 여자스타들의 계보
이후 신세경, 신민아, 유이, 김아중 등 귀여운 얼굴에 섹시한 몸매를 겸비한 ‘베이글녀’, ‘청순글래머’가 경쟁적으로 주류 광고의 모델들로 대거 등장했다. 청순하고 예쁜 외모는 물론 S라인 몸매까지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 이전과는 다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랜드성형외과 서일범 원장은 “최근 주류 모델들의 공통점을 보면 섹시한 보디라인이 눈에 띈다. 특히 여성미를 돋보일 수 있는 몸매 라인이 두드러지는데 글래머러스한 가슴과 잘록하게 이어지는 허리 라인을 비롯해 탄력 있는 11자 복근, 길게 쭉 뻗은 각선미, 적당히 볼륨감 있으면서도 업 된 힙 라인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류광고 모델이 그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쳐 왔으나 이제 분명한 점은 ‘한국 미녀 스타=주류 광고 모델’이라는 미인계 공식이 성립한다는 점.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주류광고에 대해 지나치게 섹시함을 어필하다 보니 다소 선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롯데주류 측은 현아의 19금 광고영상이 동영상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면 “더 핫한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혀 ‘노이즈마케팅’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승철 편집위원 cow242@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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