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外華內貧)’, ‘상고후저(上高後低)’로 정리...

 
 
2012년 국내 화장품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경기침체로 인해 다수의 소비재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시장은 올해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다양한 히트 제품을 출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화장품법 전부개정안 발효와 방문판매법 개정안 시행 등 법령이 변화되고 미국과 유럽의 FTA 발효, 중국 정부의 무역장벽 강화 등 대내외적인 변화 또한 많은 한해였다.

특히 신규 브랜드숍과 헬스&뷰티숍 등이 등장하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변화 움직임이 일었으며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장을 형성했다.

하지만 고속 성장세 속에서도 유통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상반기 고속성장을 보이던 유통들이 하반기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2013년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됐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2012년 화장품시장을 겉치레는 화려(華麗)하나 실속(實-)이 없음을 뜻하는 고사성어 ‘외화내빈(外華內貧)’과 경제용어인 ‘상고후저(上高後低) 현상’으로 정리했다.

경기침체로 타 분야의 소비재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화장품은 수출 증대와 브랜드숍, 홈쇼핑의 선전으로 내수시장이 살아나면서 성장세를 이어 왔으나 국내 화장품시장의 주력 유통인 백화점과 인적판매시장이 주춤했고,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홈쇼핑마저 매출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

또한 중국 정부의 무역장벽 강화와 일본의 경기 침체 및 반한 감정 고조로 인한 수출시장의 불확실성 고조로 인해 선두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 어려움이 있었던 한해였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화장품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0%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어 지난해 12.3% 성장했던 8조9000억원 보다 소폭 상승한 9조6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이 같은 성장률 저조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변화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화장품 주력 유통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심리가 작용한데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내놓으면서 화장품 주력 유통들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 것.

 
 
유통별로 살펴보면 먼저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규모를 갖고 있는 인적판매(방판, 직판 등)시장은 경기침체와 방문판매법 개정안 시행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다.

방문판매법 개정으로 인한 후원방문판매 도입으로 방문판매와 다단계의 장점을 결합한 직판(신방판) 형태가 축소되고 판매사원의 이탈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형이 축소되는 현상을 보인 것.

실제로 국내 화장품 기업 중 코리아나화장품과 웅진코웨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화장품 기업들이 올해 직판 형태의 영업을 철수하거나 방문판매와 통합함으로써 직판 주력 브랜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두 번째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백화점 역시 올해 경기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 백화점과 타 유통을 오가던 유동 고객층이 브랜드숍과 온라인, 홈쇼핑 등으로 이동하면서 순수 백화점 충성 고객만 남는 현상이 나타난 것.

또한 정부의 판매수수료 인하 등 규제 강화, 소비자 단체들의 수입화장품 가격 거품 논란 등의 영향으로 백화점 유통은 상반기부터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 주요 브랜드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와 함께 복합쇼핑타운 확대, 브랜드숍의 할인 경쟁, 신규 백화점 출점 한계성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백화점몰과 면세점 강화 움직임에 따라 감소된 백화점 매출만큼 백화점몰과 면세점이 만회하면서 백화점몰과 면세점, 쇼핑타운 매출을 더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역시 출점 한계와 정부의 판매수수료율 인하, 휴무제 도입 등 규제 강화로 인해 외형 성장이 주춤했지만 브랜드숍 입점 확대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브랜드숍과 헬스&뷰티숍, 홈쇼핑, 온라인쇼핑몰은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브랜드숍은 스킨푸드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숍들이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합리적인 화장품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대형 마트를 비롯한 쇼핑타운 입점 확장, 해외 진출 봇물, 자사몰 매출 증대 등 국내외시장에서 큰 성과를 얻으면서 올해 30%대의 높은 성장률이 예측된다.

또한 올해는 선두 브랜드숍과 후발 브랜드숍의 경쟁 외에도 새롭게 LG생활건강의 비욘드,와 VDL, 삼양제넥스의 어바웃미, 디어베리, 새라제나, 미스터킴 등 신규 브랜드숍이 대거 등장해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헬스&뷰티숍을 포함한 드럭스토어시장 역시 올해 큰 주목을 받았다. CJ올리브영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전개한데 이어 이마트가 새롭게 드럭스토어 분스를, 카페베네가 디셈버24를 오픈하면서 관심을 모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롯데까지 헬스&뷰티숍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등 드럭스토어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인 것.

이에 따라 헬스&뷰티숍을 포함한 드럭스토어 매장은 올해 1000개에 육박할 전망이며 매출 규모도 올리브영의 선전에 힘입어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홈쇼핑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가장 핫한 유통으로 주목받았지만 하반기에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과 올해 대기업 입점이 늘어나면서 홈쇼핑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것.

하지만 지난해 홈쇼핑시장은 이미 20%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4000억원대를 돌파한바 있어 올해는 10%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상고후저 현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홈쇼핑은 미스트와 진동파운데이션 등이 상반기에 히트 상품으로 부각되며 큰 매출 신장을 보였지만 기존 히트 제품이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의 잇단 실패와 철수, 하반기 히트 제품 부제 등으로 뒷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시장 역시 화장품기업들의 자사몰과 백화점몰들이 선전했지만 샘플 판매 금지와 소셜커머스, 서브스크립션 상품 확대 등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유통 변화와 함께 기업들의 전략과 마케팅에도 새로운 변화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시장 리드형 기업으로 트렌드를 주도했던 대기업들을 비롯해 다수의 기업들이 트렌드 제품을 발빠르게 미투 제품으로 출시하며 시장 만족형으로 안정을 추구한 것.

▲ 올해는 다양한 마케팅이 시도됐다.
▲ 올해는 다양한 마케팅이 시도됐다.
실제로 올해 초 미스트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미스트 관련 부자재가 품절 현상을 보이는 등 다수의 기업들이 미투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으며 이후 인기를 얻은 진동파운데이션과 거품 타입 염모제 역시 홈쇼핑은 물론 온라인, 오프라인 기업들까지 미투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레드오션 시장이 되었다.

또한 시어버터와 오일, 산소 방울 제품, 쇼킹크림, 스팀크림 등 이슈가 된 제품들이 미투 제품으로 출시되었으며 미샤가 SK-II 에센스를 연상시키는 제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으면서 9월 이후 대기업들까지 비슷한 콘셉트의 에센스 제품을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면 올해는 화장품기업들은 마케팅에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며 새로운 마케팅 전쟁을 예고했다.

브랜드숍을 비롯한 모든 화장품 주력 유통들이 할인 경쟁에 나섰으며 서브스크립션 상품 기획, SNS 마케팅 확대, 모델을 활용한 스타 제품 개발 및 고객 접점 확대, TV 뷰티 프로그램 홍보 확대 등 온오프라인에서 마케팅 투자를 확대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올해는 수입사들의 한국시장 직접 진출 및 신규 진출 확대, M&A를 통한 LG생활건강의 사업 영역 확장, 직판 브랜드의 유통 다각화, 수입사들의 마케팅 투자 확대, 타 업종 대기업 및 제약사들의 화장품 업계 진출 봇물, 지자체의 화장품 사업 강화 등 다양한 이슈가 많았던 한해였다.

 
 
한편 화장품 OEMㆍODM 업종은 올해 15%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브랜드숍의 할인을 통한 박리다매 판매가 확대되고 다수의 신규 브랜드 론칭, 유통들의 PB 제품 확대,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해외 바이어들의 한국 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주요 OEM 업체들이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인 것.

반면 2013년 7월 이후 EU가 GMP 기준의 생산을 수입 요건에 포함시킬 방침인 가운데 국내 화장품시장에 안전성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어 앞으로 설비 문제로 OEM 업체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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