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선 사람일수록 곰곰 되새겨보아야 할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최근 ‘대왕 카스테라’ 제빵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케이블 방송이 대왕 카스테라 프랜차이즈 업체가 ‘식용유를 과다 사용해 빵을 만들고 있다’는 ‘불량 레시피’를 공개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다.

방송 이후 해당 가맹 점주들이 더 이상 장사할 수 없게 됐다며 폐업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맛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일부 인사는 “선정적으로 방송을 해댄 것에 대한 사과는 있어야 한다”며 해당 방송사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치 식용유를 범벅으로 사용해 빵을 만든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방송사에서는 카스테라 빵을 만드는 점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도를 취했다. 즉 해당 방송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대왕카스텔라 500g) 1개 만드는 데 식용유 700㎖를 들이붓는 것처럼 많이들 오해하고 계신다”는 우려였다.

그에 대해 처음 문제를 제기한 케이블 방송사는 자신들의 보도가 결코 진실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취재진이 조사한 4개 업체 중 3개 업체는 500~530g짜리 카스텔라 10개(한 판)를 만드는 데 식용유 약 700㎖를 사용하고 있으며, 방송을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됐다”는 것이다.

그렇듯 현재는 언론사간의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그에 대한 진실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필자는 여기서 어느 쪽 입장을 두둔하거나 또는 비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빵 제조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으려니와, 양측 나름대로의 주장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닐 것이라는 추론 때문이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있다. 부분이 전체를 대신할 수 있느냐의 논리적 의문이다.

조사한 4개 업체 중 75%에 이르는 3개 업체가 과다한 식용유를 사용했다면 분명 큰 문제다. 하지만 정상적인 양을 사용한 1개 업체가 겪는 억울함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 역시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마저도 도매금으로 “우유와 계란의 양보다 식용유가 더 많이 들어갈 만큼 700㎖짜리 식용유를 들이붓는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자칫 목소리 큰 사람에 의해 그 역(逆)의 환경에서 남용될 수 있다. 1개 업체가 과다하게 사용한 것을 두고 나머지 3개 업체까지 싸잡아 몰아갈 수 있다는 여론조작의 염려다. 경제적 약자일수록 그렇게 당할 확률이 높다.

한국 경제는 지난 1997년 IMF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불황과 고용불안정이 현재까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였다. IMF사태 때인 1988년의 마이너스(-) 5.5%, 국제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의 0.7%에 비해서는 낫다고 하더라도 영세민들이 살기에는 그저 팍팍하기 만한 세상이다.

그 여파로 30~40대의 명퇴자는 물론 50~60대의 많은 정년퇴직자들이 생계를 위해 치킨집 빵집 등 먹거리 창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큰 기술이나 경력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자신의 인건비를 따먹겠다는 심정으로 가맹점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대왕 카스테라’ 사건과 같이 언론에서 공개적인 문제를 제기하면, 성실히 사업하는 업주들마저도 악덕업주로 전락돼 곧 폐업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분명한 것은 진실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Thomas Gresham)의 법칙처럼 자칫 거짓이 진실의 모든 자리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근거 없는 언행을 조심할 일이다. 별다른 의미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때로는 어느 사람에게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 특히 매스미디어 소셜미디어 시대일수록 정확한 사실의 전달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번 ‘대왕 카스테라’ 사건을 통해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만큼,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는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도 특히 존중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특히 5월9일 대통령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곰곰 되새겨볼 문제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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