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나라는 EU에 9,249만 유로에 이르는 화장품을 수출했다. 지난 2009년 920만 유로에 불과하던 수출실적이 7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EU는 화장품산업의 본고장과 같은 곳이다. 일찌감치 화장품산업을 발달시킨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 오늘날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화장품기업들이 즐비하다. 나아가 2015년 기준 770억 유로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시장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이룬 ‘K-뷰티’ 약진의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그러나 EU 국가들이 수입하는 화장품 가운데 한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3.02%(2016년)에 그치고 있다. 2009년의 0.54%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개척할 시장이 훨씬 많이 남아있는 셈이다.

코트라(KOTRA)는 최근 공개한 ‘유럽 주요국 화장품 시장 동향과 우리기업 진출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화장품기업들이 남유럽 및 동유럽 국가를 타깃 삼아 EU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 국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트라 분석에 따르면 남유럽의 주요국인 스페인은 K-pop 인기에 힘입어 한국산 화장품 판매실적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반 브랜드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난 PB상품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적절한 가격 전략을 마련하고 세련미를 추구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근의 이탈리아에서도 ‘K-뷰티’가 뷰티 블로거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이나 온라인 유통망을 통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2014년 67만 유로에 불과하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이 2016년 1,338 유로로 2년 만에 20배나 늘었을 정도다. 이탈리아는 개인의 구매후기 및 사용경험 위주로 화장품 선택이 이뤄지는 추세라 SNS 활용 등 이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동유럽의 폴란드는 과거 공산국가 시절부터 주요 화장품산업 중점 국가로서 지금까지 바이오 분야의 기술력 강점을 유지하며 산업 기반을 지키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색조 메이크업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달팽이점액과 같은 천연물질을 함유한 화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기라성 같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본거지인 프랑스에서는 ‘기능성’ ‘바이오’ ‘천연’이 화장품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으며 각각의 피부 타입에 맞춰 세분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의 스킨케어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또 하나의 화장품 기술 강국인 독일은 건조한 날씨로 인해 보습효과가 우수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피부 커버는 물론 안티에이징을 비롯한 스키케어 효과까지 갖춘 한국의 BB크림과 CC크림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EU 지역 내 화장품 판매를 위한 인증을 받으려면 반드시 책임자(RP)를 지정하고 EU 차원의 화장품 등록포털인 CPNP(Cosmetic Products Notification Portal) 등록과 제품정보파일(PIF) 작성이 필수다.

여기에 국제규격인 ISO 22716(국제우수화장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를 준수하고 각 국가별 유기농 혹은 천연화장품 인증 마크를 획득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코트라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EU 화장품시장을 보다 수월히 개척하려면 우선 색조 분야를 공략하고 멀티기능성과 참신한 디자인, 저자극이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제품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적으며 SNS 중심으로 정보 공유에 익숙한 10~30대 여성고객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판매경로로는 초기 시장 진입에 효과적인 온라인을 활용하되 현지인들이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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