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불황 속, 그 속에서도 희망의 싹을 틔우다

2012년 미용계는 세계적 헤어디자이너 비달사순의 타계라는 안타까운 뉴스만큼이나 일 년 내내 힘들고 우울한 소식들로 가득했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헤어살롱과 미용기업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거나 인수되는 경우가 속출했고, 이는 곧 미용계 전반의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면서 올해의 미용계 메인이슈는 오직 ‘지독한 불황’으로만 정의될 정도였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미용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신규 브랜드나 제품을 론칭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일진코스메틱과 마샬뷰티살롱은 변화와 부침이 심한 미용시장에서도 창립 50주년을 맞아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소셜커머스나 블로그, 홈페이지 등을 통한 각 살롱들의 온라인 마케팅 강화와 미용실 선불 정액권제 등을 통해 불황을 타계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인상적인 한해였다.
 
지독한 불황속, 그러나 희망의 싹을 틔웠던 2012년 미용계의 핫이슈들을 살펴보았다.
 
마샬미용실은 남고, 은하미용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한국 뷰티살롱의 상징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은하미용실이 올해 2월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화여대 앞에 위치, 이대생들이 가장 사랑한 고급 뷰티살롱이었던 은하미용실은 직원이나 고객 모두 자부심이 대단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2002년 故 김은하 원장이 갑자기 별세하고 딸인 오지영 부원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변화를 모색했으나, 시대의 조류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다가 결국 폐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현재 은하미용실 출신 디자이너들은 은하 by 소피아, 헤어드헤레나 등의 미용실을 오픈하여 은하미용실 마니아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 마샬뷰티살롱 하종순 대표
▲ 마샬뷰티살롱 하종순 대표
이처럼 은하미용실이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 반면, 마샬뷰티살롱(대표 하종순)은 50주년을 맞이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11월 28일 강남웨딩홀에서는 마샬 50주년을 기념하는 ‘마샬인의 밤’이 개최되었다. 마샬뷰티살롱은 지난 50년 동안 박준, 박승철, 준오 등 수많은 유명 헤어디자이너 배출은 물론 이영현, 고현정, 궁선영, 염정아 등 다수의 미스코리아들을 배출하면서 미스코리아의 산실로 불려왔다. 특히 하종순 대표는 지난 1992년부터 9년간 대한미용사회 중앙회장을 세 번이나 역임하며 아시아 최초로 세계헤어월드대회를 98년도에 서울에서 개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내면서 한국미용의 세계화에 큰 전기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현재 마샬뷰티살롱은 전국 2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하여 앞으로도 미용계 인재들을 배출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것임을 밝혔다.
 
미용실 프랜차이즈들의 불황 탈출을 위한 공격적 행보
 
 
올 한해 대형 미용실 프랜차이즈들은 매장 확장과 더불어 신규브랜드와 자체 PB 제품 론칭 등을 통해 기나긴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대형연예기획사인 싸이더스가 ‘두쏠뷰티’로 미용계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을 선언함으로써 기존 프랜차이즈들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따라서 미용시장을 지키기 위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다각적인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이철헤어커커는 지난 6월 이마트가 론칭한 드럭스토어 분스 내에 토털 뷰티살롱 ‘두프리’를 론칭했다.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링·스파, 네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과 헤어·코스메틱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기존의 뷰티 살롱과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11월에는 LC 프로페셔널의 론칭을 기념하는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깨끗하고 빛나는 건강한 스타일’을 콘셉트로 하는 LC 프로페셔널은 ‘야생화 에너지’를 헤어와 두피제품은 물론 보디케어와 마시는 차(Tea)까지 총 11종의 제품에 적용하여 피부에 활력을 선사할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인 토털라인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 계열사인 ㈜에이치엠코스메틱은 지난 가을, 미용실과 화장품 매장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뷰티살롱 ‘바비헤어 &스토어’를 론칭했다.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사와 ‘Barbie’ 브랜드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에이치엠코스메틱은 소규모의 매장으로도 오픈 가능하며 차별화된 운영전략으로 국내에서의 성공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자신했다.
 
박준뷰티랩은 올 2월부터 국내 최초로 군부대 안에 미용실을 오픈하여 화제를 모았다. 14년 전부터 군부대 이발교육과 봉사 등으로 이발 문화를 개선하고, 군대문화 변화를 위해 애써왔던 박준 대표는 2012년 병영문화개선 위원단으로까지 위촉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2012년 200호점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한 ㈜미창조 리안헤어는 ‘보그(VOG)’라는 프랑스 프리미엄 살롱 브랜드 론칭을 통해 브랜드의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며, 이가자헤어비스를 운영하는 뷰티끄레아는 대형마트 입점을 목표로 스파 브랜드 ’스파앤나’를 새롭게 론칭하여 매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부터 20평 이상 미용실, 옥외가격 표시 의무화
▲ 미용실 옥외가격표시의 예(사진=클레시스)
▲ 미용실 옥외가격표시의 예(사진=클레시스)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는 소비자의 업소 선택 및 서비스가격에 대한 편의 제고를 위하여 이·미용실의 서비스별 최종지불요금을 게시하도록 하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을 2013년 1월 3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종지불요금이란 재료비, 봉사료,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해당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최종 가격을 의미한다.
 
이로써 영업장 신고면적 66㎡(20평) 이상 되는 전국의 약 16,000여 개 이·미용실은 내년 1월부터 의무적으로 옥외에 최종 가격을 표시해야 하며, 게시품목은 이용업소는 3개 이상, 미용업소는 5개 이상을 게시하여야 한다.
 
하지만 옥외가격표시제 시행이 불과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보급되지 않아 미용인들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불황의 끝은 어디일까? 문 닫는 미용실 잇달아~
미용계 불황의 단적인 예는 올 한 해 동안 미용실 매물 급증에서 잘 알 수 있다. 앞서 은하미용실의 폐점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속되는 불황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고객 유치를 위한 과열경쟁으로 인한 시술 단가 하락은 프리미엄 미용실조차도 저조한 매출과 고정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게 만들고 있다.
 
특히 경기와는 다소 상관없어 보이던 청담동의 살롱들마저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은 경우가 많아 불황의 정도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처럼 문 닫는 미용실들이 속출하는 원인으로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매출은 하락하는 반면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점주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적어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온라인으로 미용실 예약에서부터 쿠폰 다운까지 이루어지는 등 급변화하는 마케팅을 제때 도입하지 못한 영세한 규모의 미용실들의 폐점은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마트나 백화점 주변의 중심 상권에 위치한 미용실은 그나마 매매가 수월한 편이지만, 골목 상권에 위치해 있거나 2층 이상에 위치한 살롱 등은 매매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살롱은 대부분 권리금은커녕 매매가 자체를 낮게 책정해서라도 하루 빨리 팔아야 하는, 눈물을 삼키면서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일진코스메틱, 반세기 동안 미용계를 지켜오다
▲ 일진코스메틱 유승우 대표이사
▲ 일진코스메틱 유승우 대표이사
1962년 작은 실험실에서 시작한 일진코스메틱(대표 유승우)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6년 국내 최초 천연 모발추출 성분의 시스테인 펌제인 케론 시스테인 론칭을 비롯하여 업계 최초 중앙연구소 설립, 1982년 일본 최대 두발업체인 아리미노사와의 기술 제휴, 2006년 무역의 날 ‘1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헤어업계 최초 한국무역협회 KOTRA 보증기업 선정 등 일진코스메틱이 걸어온 50년은 한국 미용계의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월 창립 50주년 기념 헤어쇼인 ‘일진 & 뷰티컨퍼런스’를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하여 주목을 받았던 유승우 대표는 그동안 추구해온 ‘정도 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도약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정직한 아름다움을 위해 미용인들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영감을 주고, 더 좋은 서비스로 봉사하는 기업이 될 것을 약속했다.
 
서경대 & P.A.A, 비달사순아카데미와 한국 에이전트 독점 계약 체결
▲ P.A.A(Pacific Atlantic Agent) LTD의 재키 김 부사장
▲ P.A.A(Pacific Atlantic Agent) LTD의 재키 김 부사장
지난 10월 미국 항공 에이전트 회사로 알려진 P.A.A(Pacific Atlantic Agent) LTD의 재키 김 부사장과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 김성남 학과장은 서경대학교 유담관에서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비달사순아카데미와 한국 에이전트 독점 계약을 체결했음을 밝혔다.
 
그동안 한국 미용계는 비달사순아카데미 출신 혹은 관련 인물을 사칭하는 사람들로 인한 사기 사건으로 피해를 본 미용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P.A.A LTD와 비달사순아카데미의 한국 에이전트 독점 계약 체결은 미용계로서는 매우 큰 이슈이며, 동시에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P.A.A LTD 재키 김 부사장은 비달사순아카데미와의 계약서 원본까지 보여주며 ‘Exclusive’임을 강조했다.
 
미국 비달사순 아카데미는 한국 공식 에이전트로 P.A.A를 선택했고, P.A.A는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와 산학협약을 체결하여 이제 한국에서도 정식 루트를 통해 현지 강사를 초청, 비달사순의 정통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또 ABC Cut, Creative Cut, Creative Color 등 미국 비달사순 아카데미와 똑같은 교육 과정을 검증된 현지 강사가 서경대학교에 와서 교육하게 된다. 부대비용이 따로 들지 않고 현지와 똑같은 교육비만 내면 국내에서 수업을 듣고 학위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 김성남 학과장은 “그동안 비달사순과 관련한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아보았다”면서 “앞으로 서경대학교에서만 미국 비달사순 아카데미의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놀라운 성과를 얻게 되어 기쁘다. 우리 학생들뿐만 아니라 미용인들에게도 혁신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로칸 오일 위조품 등장, 정품 여부 확인 반드시 필요
▲ 모로칸오일 정품(좌), 모로칸오일 위조품(우)
▲ 모로칸오일 정품(좌), 모로칸오일 위조품(우)
세계적 헤어브랜드 모로칸오일(Moroccanoil.Inc.)의 인기를 악용한 위조품 판매 사건이 일어나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 6월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코리아에서 판매된 모로칸 오일이 위조품으로 밝혀진 것.
 
2011년 12월에도 모로칸오일 위조품을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대대적인 환불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 그루폰은 정품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제품을 판매했으며, 아무런 근거 없이 해당 제품을 정품인 것으로 안내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모로칸오일과의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통하여 한국 내에서의 모로칸오일 제품 유통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그리에이트는 “그루폰코리아’가 위조품 판매 후 7월 초경 소비자들에게 마치 모로칸오일이 잘못하여 위조품을 공급한 것처럼 사실 무근의 답변을 내놓았다”면서 “최근 한국시장에 모로칸오일의 위조품이나 모방 제품이 유통되고 있으니,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하며, 특히 인터넷상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정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모로칸오일 측은 지난 8월 28일 그루폰코리아를 상대로 2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으며, 형사고소도 제기해놓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그루폰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그루폰 코리아는 제품 유통과 판매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이미 공식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 “위조품을 구매한 모든 고객분들에게 사과를 드렸으며, 별도의 회수 조치 없이 정품을 모두 발송해드렸다”고 밝혔다. 또한 “모로칸오일 측이 그루폰 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 소송에 대해 지난 11월 19일 검찰로부터 상표법위반방조, 명예훼손, 신용훼손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을 통보받았다. 그루폰 코리아는 앞으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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