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전회 매진의 화제작.. ‘낳은 정과 기른 정' 두 여인 양육권 다툼을 소리 대결로 풀어내

▲2016년 전석매진을 기록한 <코카서스의 백묵원> 공연(사진=국립극장 제공)
▲2016년 전석매진을 기록한 <코카서스의 백묵원> 공연(사진=국립극장 제공)

[뷰티한국 유승철 편집위원] 6월 초여름의 향기를 가를 신선한 창극이 서울 남산에서 연출된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의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정의신 연출의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6월 3일(토)부터 10일(토)까지 해오름극장에 다시 올릴 예정.

2015년 3월 초연 당시 개막 전 객석점유율 100퍼센트를 넘기며 전석 매진과 동시에 추가 공연 오픈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화제작이라는 설명이다. 국립창극단은 초연 이후 재공연 문의가 끊이지 않았던 이 작품을 2016-2017 시즌을 마무리하는 단체의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처음으로 창극에 도전한 작품이다.

정 연출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 다수의 히트작을 통해 양국에서 작품성과 흥행 모두 보증하는 스타 연출가로 명성이 높다.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 희곡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창극은 절망의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배꼽을 쥐면서도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드는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극으로 정평이 나있는 정의신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다.

희극과 비극에 두루 능한 국립창극단 배우들과 만나 연출가의 장점이 극대화됐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한 아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여인의 양육권 다툼을 다룬다.

‘백묵의 원’ ‘하얀 동그라미’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국내 연극 무대에 종종 올랐지만, 창극으로는 최초로 선보였다.

정 연출은 아이를 버린 생모와 그 아이를 거둬 정성껏 키운 양모의 다툼을 배우들의 가슴 절절한 소리 대결로 그려내며, 현대인에게 이 시대의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또한 원작의 등장인물들을 새롭게 해석해 파격적인 캐스팅을 선보였다.

▲ 2017 코카서스의 백묵원 포스터(사진=국립극장 제공)
▲ 2017 코카서스의 백묵원 포스터(사진=국립극장 제공)

재판관 아츠닥은 창극의 도창 역할을 맡아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며 밀접하게 다가가는 동시에 극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남자 재판관 아츠닥 역을 국립창극단의 대표 여배우 유수정·서정금이 맡아 능글맞게 연기해내는 점도 흥미롭다. 하녀 그루셰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순수하고 씩씩한 여성이자 경비병 시몬과의 관계에서도 적극적인 캐릭터로 그려냈다.

초연 당시 인턴단원임에도 파격적으로 주역에 발탁된 그루셰 역 조유아와 시몬 역 최용석은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거치며 국립창극단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평범한 사람들의 작지만 단단한 에너지로 희망을 얘기한다.

작창 작곡을 맡은 작곡가 김성국은 서양 현악기, 전통 타악기, 전자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편성, 전통 판소리에는 없는 이중창과 합창 등 새로운 음악적 실험을 선보인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관객의 몰입 극대화를 위해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설치한 가설객석을 비롯해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의 세련된 미장센이 눈을 사로잡는다.

한편 정 연출은 대표작 ‘야끼니꾸 드래곤’의 영화 제작으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현재 ‘코카서스의 백묵원’ 연습에 매진 중이다. 초연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

◇공연은 평일 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후 3시며 월요일 공연은 없다.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