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시어터 ‘컨택트’, 뮤지컬의 새로운 시대 예고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넘버 없이도 관객과 소통 하는 뮤지컬은 어떤 느낌일까?

노래를 부르지 않는 뮤지컬, 무용-뮤지컬의 복합 융화 장르, ‘춤’과 ‘움직임’만의 로맨틱한 순간, 낯설지만 신선한 작품 등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댄스시어터 ‘컨택트’가 말 그대로 낯설지만 묘한 감동으로 관객들과 만난 것이다.

2000년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안무상, 남녀주연상을 휩쓸며 뮤지컬과 무용을 융화한 새로운 장르인 ‘Dance Theater’(댄스시어터)를 이끌어 낸 작품으로 유명한 ‘컨택트’와 만난 순간은 분명 평단의 격렬한 논쟁처럼 낯설었다.

하지만 3가지 에피소드가 모두 끝난 후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몇몇 외국인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으로 무대 위 배우들과 함께 피날레를 즐겼다.

결국 컨택트가 말하고자 했던 무대 위의 ‘소통’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며 ‘노래를 부르지 않는데 뮤지컬로 분류할 수 있느냐’는 평단의 격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2000년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 포함 4개 부문 수상한 이유를 증명한 것이다.

사실 컨택트는 지난 2010년에도 국내에 트라이아웃 형식으로 공연을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며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공연은 시작부터 달랐다. 토니어워즈 수상, 링컨센터 최장기 공연 기록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른 작품으로 평가 받은 이 작품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것이다.

또한 국내 최정상의 발레리나 ‘김주원’과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통해 춤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김규리’,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경계 없는 활약을 펼치는 배우 ‘배수빈’,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공연의 협력 안무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노지현’, ‘댄싱9’, ‘킹키부츠’ 등의 작품을 통해 인정받은 춤꾼 ‘한선천’ 등의 파워 캐스트는 무대의 질적 향상은 물론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조금은 열린 시선과 한층 더 성숙해진 관객들의 자세는 이 낯설지만 묘한 감성을 자극하는 컨택트의 인기를 만들어 냈다.

 
 
첫 번째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첫 무대에서 관객들은 1920년대 무성영화의 어느 감성과 만나고 조금은 불편한 시선에서 유쾌한 웃음으로 소통을 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열정적인 춤사위와 고전적인 음악과 만난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웃음과 함께 감정이입으로 어느 작은 마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를 상상한다.

마지막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건조한 삶과 조우하고 이를 극복하는 한 남자의 꿈 같은 이야기를 만나면서 신선한 감동을 받는다.

 
 
무엇보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펼처지는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는 노래 없이도 뮤지컬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무대가 끝난 후 관객들은 극에 몰입하며 무대 위에서 춤을 춘 배우들의 긴장감과 열정에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여러 번 넘긴 듯 한 긴장된 자신의 신체 변화를 느끼게 된다.

이미 관객들은 무대 아래서 배우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고, 상상하고 있었고,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타인과의 ‘관계’의 모습을 다채로운 몸의 언어로 보여주는 ‘컨택트’의 마법이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소극장 공연의 기준을 바꾼 ‘뮤지컬 판’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감동을 전달했던 연극 ‘페스카마 고기잡이 배’의 짧은 공연 기간을 아쉬워했던 감정이 오는 18일에 막을 내리는 컨택트의 짧은 일정에 아쉬움을 갖게 했다.

 
 
18세기 프랑스의 어느 마을, 이탈리아의 어느 레스토랑을 지나 1920년대 어디쯤에서 찰리체플린의 무성영화를 보고 다시 1940년대 뉴욕의 어느 바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지나쳐 날 좋은 어느 여름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한편을 읽다 잠들었다 깬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혹시 작품을 보러 가려는 이들이 있다면 낯설지만 신선하고, 건조했지만 무심하지 않게 다가 온 어느 시대를 관통하는 감성은 무대 위 배우들의 춤과 연기, 아름다운 음악, 소통을 이야기하는 스토리들과 함께 컨텍트가 갖는 묘한 매력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 가지 더 조언하자면 무대가 끝난 후 자신도 모르게 긴장된 신체와 만날 수 있으니 공연 관람 전에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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