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체 사회를 파괴하는 개인주의가 낳은 부조리... 이를 치유하기 위한 홍익인간적인 삶의 터전이 아쉽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금년 들면서 사드(THAAD)다, 핵 개발이다 하여 남북한을 둘러싼 국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인지 간혹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전쟁과 가난이 없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은 없을까?

또 다른 생각도 한다. 유토피아나 무릉도원은 아닐지라도 친지들과 어울려 홍익인간적인 공동체 생활터전을 만들고, 그곳을 일구어 친지들의 자녀와 손주, 그 손주의 자녀와 손주까지 걱정 없이 살게 할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은 평소 필자의 꿈이자 소원이긴 하지만, 전국에서 한 해 죽어가는 고독사(孤獨死) 인구가 매년 1700여명에 이른다는 뉴스를 접하고, 최근 부쩍 혼자 사는 친지들을 걱정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고령화, 핵가족화, 개인주의화 등으로 공동체 사회가 점점 파괴되면서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보니 그들 ‘1인 가족’이 죽으면 아무도 모를 수밖에 없다. 지난 7월4일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서 발견된 49세 집주인의 죽음도 동네 사람들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하여 신고한 결과 119구조대가 부패한 시신을 수습한 경우다.

혼자 죽는 ‘고독사’는 변사체로 발견되기 일쑤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아닌 40~50대 젊은 층도 많다고 한다. 실직이나 파산한 경우 이혼이나 가출로 혼자 살게 되면 고독사로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이나 약물복용 등의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혼자 사는 사람들, 또는 65세 이상 외롭게 사는 노년층을 흡수해 그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의 건설과 확산이 필요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프면 약이라도 사다주거나 병의원으로 부축해줄 사람이 적어도 옆에 한두 사람은 있어야 한다. 외롭고 답답할 때 말대꾸라도 해줄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인생이다.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적 삶이다.

그런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마치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나 다를 바 없다. 고독사를 해도 시체가 썩을 뿐 시신을 치워줄 사람조차 없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복지문제는 밥 한 끼 먹기가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함께 사는 어울림이다. 한 나절 일을 해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밥 한 끼를 먹어도 같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이 삶의 복지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 중에 ‘혼밥족’, ‘혼술족’이란 말이 있다.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 혼자 술을 마셔야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콩 한 쪽도 나눠먹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였다. 그런 공동체적인 삶은 간데없고, 어쩌다 혼자 밥을 먹어야 하고, 혼자 술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됐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개인주의가 우리 생활을 점점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필자가 지난 2009년3월 귀농을 선언하고 충청도 수안보 땅에 공동체 약초농장을 개설하기 시작한 것은 세 가지 목표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필자 주변에 돈이 없어 먹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고, 병원에 가지 못하는 친지들이나 그 가족들은 최소한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람을 배신하기 일쑤인 불법 다단계, 불법 방판 상술이 없어져야 하고, 그로 인해 실패한 사람이 있다면 새롭게 삶을 살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친지들과 그 후손들까지 함께 일 할 수 있는, 홍익인간적인 삶의 터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친환경 야생 약초농장이 펼쳐져 있는 수안보 산줄기 계곡에는 한 여름일지라도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올 여름에도 더위를 피해 그곳을 찾는 공동체 친지들의 청량한 웃음소리가 차령산맥 망대봉(望臺峰) 산기슭인 고운리에 널리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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