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300년 신목 군락과 다산의 상징물을 통해 민족의 경제적 풍요와 인류 공존번영을 추구한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우리 민족이 태동한 개천절과 추석은 결실의 계절에 합당한 절기답게 늘 풍요로운 하늘의 정서를 안겨주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추석 직전 친지들과 함께, 회사 사업의 번창과 친지들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야생농장 자미원(충청도 수안보에 위치)의 서낭당 주변을 깨끗이 정리했다.

서낭당은 특별한 종교시설이 아니다. 마음을 정결히 하고, 하늘의 섭리와 대자연의 질서에 의지하며 각자의 소망을 기원하는 기도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자연 그대로의 신목(神木)과 돌로 된 제단을 잘 보존 간수하는 것이 그리 큰일이 아니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낭당 주변 정리정돈을 통하여 이 땅 백성들의 뜻을 하늘에 전하고, 하늘의 뜻을 소중히 받으려는 간절한 마음만큼은 기독교나 불교, 이슬람교나 힌두교와 같은 세계4대 종교의 염원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자미원의 신목은 느티나무와 팽나무, 물푸레나무, 고욤나무, 개살구나무 등 수령 3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보기에도 아름답다.

조상 대대로 우리 민족은 수호 신앙과도 같은 이 성스러운 신목을 당나무라고도 불렀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태백산의 나무가 바로 신단수(神檀樹)라는 신목이다.

그 나무를 통해 우리 민족을 탄생시킨 환웅이 하늘에서 강림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개천절이 연유된 배경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문화콘텐츠용어사전에 따르면 신목은 “신이 강림하여 머물러 있다고 믿어지는 나무”로 정의하고, “하늘과 땅, 그리고 신과 인간을 만나게 하는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일제가 1919년에 발행한 <조선거수노수명목지(朝鮮巨樹老樹名木誌)>에는 당시 한반도 전체 신목의 총수가 940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미신이라는 덫을 씌워 최대한 축소시킨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신목을 모시는 서낭당이 팔도의 거의 마을마다 있었기 때문이다.

서낭당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 성황당(城隍堂)으로 우리 한민족에게 전통적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정신적 지표 중의 하나다.

필자가 어릴 적에도 시골마을 서낭당 느티나무 신목에 걸린 오색 천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어른들은 그 주변을 지날 때 간혹 돌무더기에 돌 하나를 더 올려놓고 소원을 빌기도 했고, 때론 함께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렇듯 서낭당은 마을로 침입하는 잡귀나 역병 등 액운을 물리쳐 주는 주민 공동체의 수호신이었다. 마을의 발전이나 농사 풍년, 가족의 건강과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공공의 기도처였던 것이다.

소설가 정비석이 1937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발표한 단편소설 <성황당>을 보면, 열네 살 어린 새댁 순이가 주변사람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기다리던 남편을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것 역시 ‘성황님’ 덕분이었다.

산림 간수 긴상이 가진 권력의 힘도, 남편 친구 칠성이가 가진 돈의 힘도 물리쳐 주시는 분이 성황님이었다. 그렇듯 인위적인 규범과 무관하게 살아온 순진무구한 순이에게 ‘성황님’은 현대적 신앙으로 보면 곧 하느님이었다.

어쩌면 순이로 대표되는 우리 민족에게 성황님이 오빠나 친정아버지 같이 친밀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은 억울한 사람을 구해주는 것은 물론 산과 나무 등 자연의 은덕까지 베풀어주시는 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미원의 신목 중에는 다산을 상징하는 여성의 회음부 형태를 그대로 보여줄 만큼 놀라운 것도 있다. 최근에 발견한 것이지만 길조 중의 길조가 아닐 수 없다.

자미원을 통하여 출산이 장려됨으로써 우리 민족의 인구감소를 막고, 경제적 풍요와 국가 번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뜻이 서려 있다고 해석하고 싶다. 또한 그렇게 되리라고 예상한다.

어느 해보다 긴 개천절과 추석 연휴다. 올해는 더욱 독자와 친지 여러분들의 만복이 신목 가지가지에 주렁주렁 열매 맺기를 기원한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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