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팬레터’ 촘촘해진 스토리, 감성적인 음악으로 시선집중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1930년대 경성, 당대 최고 문인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하여 당시 문인들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초연 큰 사랑을 받았던 창작 뮤지컬 ‘팬레터’가 1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팬레터’가 더욱 촘촘해진 스토리와 감성적인 음악, 완성도 높은 캐스팅으로 11월 10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하며 호평 받고 있는 것.

지난 공연에서 무대와 펜, 원고지 등 상징적인 소품을 활용하여 무대를 채웠다면 이번 시즌에는 조금 더 경성시대의 모습이 잘 드러날 수 있게 무대가 설정됐다.

계단을 두고 2층을 만들어 동선의 다양함을 꾀하고, 세훈의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주어, 그 공간 안에서 세훈의 고뇌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넓은 동숭홀을 알차게 활용하여 경성시대로 가득 채운 것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히카루’라는 인물에 힘을 더 실어준 것 역시 눈에 띈다. 의상을 더욱 다양하게 입으며 히카루라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명확히 드러내며 관객들이 보다 쉽게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뮤지컬 ‘팬레터’의 첫 곡인 ‘유고집’ 넘버에서도 기존 남자 배우들을 포함하여 ‘히카루’ 역을 맡은 여자 배우들의 화음까지 더해지며 오프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무나 넘버 역시 수정되었다. ‘7인회’가 부르는 ‘넘버 세븐’이라는 넘버는 일제 강점기라는 상황과 사람들의 손가락질 안에서 나라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 하는 문인들의 고뇌를 더했다.

“더 멋지게, 좀 더 새롭게, 예술만은 자유로워도 괜찮아”라는 대목에서는 자유를 억압당하는 시대적 상황 안에서도 자신들의 예술은 억압당하기를 거부하는 문인들의 깊은 강단이 드러난다.

 
 
바뀐 공연과 더불어 새로 합류한 배우들에 대한 찬사 역시 화제다. ‘해진’ 역의 김수용은 병약한 해진을 잘 표현했다. 날로 꺼져가는 몸을 붙들고 의지했던 것이 무너지는 순간, 자신을 놓아 버리고 현실을 외면하는 모습에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또한 사랑에 빠진 순수한 해진의 마음을 노래하는 “그녀를 만나면” 넘버에서는 마치 관객들도 해진이 사랑하는 그녀를 상상하게 만드는 꿈 같은 노래를 들려준다.

 
 
세훈 역의 문태유과 손승원 역시 각자만의 세훈을 만들어 내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문태유의 세훈은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있을 때의 표정이나, 해진에게 온 답장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가득 짓는 모습에 ‘해진’을 동경하고, 문학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소년의 모습이 돋보인다.

손승원은 강단 있는 세훈을 보여준다. 히카루와 친구처럼 지내다가도 강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 아니라, “내가 죽었을 때” 넘버를 통해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단단한 ‘세훈’을 표현한다.

‘히카루’역의 조지승은 맑은 음색으로 순수하고 청량한 히카루를 보여주다가도, 세훈과 해진을 휘두르는 강인한 모습이 돋보인다.

‘이윤’역의 박정표와 정민, 수남 역의 ‘이승현’역시 초연 배우들과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경성시대 문인의 여유를 한껏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함께 하고 있는 김종구, 문성일, 소정화, 김히어라 등은 1년간의 재정비 기간 동안, 배우들도 함께 탄탄하게 실력을 다진 듯 작년보다 훨씬 풍부해진 감정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한편 뮤지컬 ‘팬레터’는 창작 뮤지컬 공모 프로그램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의 최종 선정작으로 2016년 초연 당시, 블라인드 및 2차 오픈 티켓 전석매진, 전석 기립박수, 평점 9.6을 기록, 2016 관객들이 뽑은 올해의 뮤지컬 1위, 2017 창작 뮤지컬 최고 재연 기대작 1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뮤지컬 ‘올해의 레퍼토리’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이번 시즌에는 홍콩 영화계의 거장 ‘왕가위’ 감독이 투자 제작을 확정하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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