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발탁, 인지도 높일 수도 이미지 훼손 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설화수가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모델을 발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를 거처 라네즈까지 오랫동안 아모레퍼시픽의 모델로 활동해 왔던 송혜교를 설화수의 첫 번째 모델로 발탁한 것.

송혜교는 다양한 드라마에서 호평 받으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 스타로 설화수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에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확연하게 엇갈린다. 모델 선정 자체가 단시간 내에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반대로 모델의 이미지에 따라 인지도가 크게 훼손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모델 의존도가 높아지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설화수는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에 상징적인 브랜드라는 점에서 이번 모델 선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면 이번 설화수의 행보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후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부동의 대한민국 1위 매출의 설화수를 위협하고 있으며 그동안 후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큰 인지도 상승을 만들어 냈다는 측면이다.

 
 
또 다른 부분은 송혜교다. 아모레퍼시픽 측면에서 보면 화장품 브랜드는 유통에 따라 백화점과 방문판매에서 판매되는 고가의 럭셔리와 로드숍과 편집숍 등에서 판매되는 중가대의 프리미엄, 저가의 메스 제품으로 나누어진다.

모델들 역시 인지도에 따라 이들 유통의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성장한다. 일례로 최근 수지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더페이스샵을 떠나 랑콤에 간 것 처럼 인기가 오르면 자연히 모델들도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는 제품의 사회적 포지셔닝을 보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내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한율 모델이었던 전지현이 헤라의 모델로 전환한 것이다.

이처럼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화장품 기업들은 모델을 잡기 위해 모델들의 포지셔닝에 맞는 브랜드를 배치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대 최고의 스타를 놓치기 때문이다.

송혜교 역시 돈 보다는 자신의 포지셔닝에 더욱 관심이 있을 테고 다양한 해외 유명 브랜드의 로브콜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 송혜교의 설화수 모델 발탁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송혜교를 잡기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행보일 수도 있다는 예측되 나온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설화수가 대한민국 화장품, 나아가 한방화장품을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점이다. 1966년 세계 최초의 인삼크림을 선보인 후 이를 발전시킨 진생삼미를 설화수의 근간으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만들어 온 아모레퍼시픽의 오랜 노력이 한순간 무의미해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설화수는 설화라는 이름으로 브랜드가 론칭된 1987년 이래 단 한 번도 모델을 기용하지 않았다. 설화수를 제품 그대로를 우리의 전통 문화와 결합된 형태로 소개해 온 것이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설화수의 한계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브랜드 전략을 탁월한 선택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느리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브랜드가 갖는 가치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고 서성환 회장이 ‘가장 빼어난 눈꽃’이란 이름으로 직접 작명된 설화수는 해정 송경식 선생의 힘 있는 필체, 그리고 곡선의 부드러움과 오방색의 전통적 미를 살린 용기로 백화점에 진출하며 모델 없이도 현재 대한민국 한방화장품의 대표명사가 되었다.

제품 개발 역시 근본이 되는 원료부터 전사적인 차원으로 많은 공을 들여왔고 대한민국 화장품을 대표하는 한방화장품이라는 정통을 오랜 시간 지켜 왔다.

모두가 한방화장품의 한계를 말하며 퓨전 화장품으로 변모해 갈 때 설화수는 대한민국 한방화장품을 지켜가는 하나의 표상이 되어 온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매출로 나타났고 현재 설화수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으로 인지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모델 기용은 하나의 기회도 되지만 반대로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예측이 나올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브랜드 착시 현상을 들 수 있다.

비록 송혜교가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앞서 라네즈 모델로 다년간 활동하며 이에 대한 이미지가 굳혀진 것도 사실이라는 측면이다. 모델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브랜드 착시 현상이 설화수에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모델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다. 모델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면 브랜드 고유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오랜시간 제품 자체가 모델이 되어왔던 설화수의 경우는 그 위험도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모레퍼시픽 나름의 모델 활용 전략이 있을 것이며 설화수를 한층 더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있을 것이다.

또한 설화수 역시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점에서 모델 기용으로 얻어지는 혜택도 분명하게 있을 것을 보인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송혜교가 갖는 효과도 존재할 것이다.

다만 대한민국 한방화장품을 대표하는 설화수가 오랫동안 고집스럽게 지켜 온 원칙이 깨지고, 공들여 만들어 온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는 일은 없길 간절하게 희망해 본다.

오늘날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가 걸어 왔던 길에 어떤 원칙들이 있었는지 그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오늘이다.

설화수의 모델 기용,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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