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행복)을 기원하는 인사가 제대로 약효를 내기 위해서는 복을 받기 위해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필자나 친지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하면서 행복을 빌어준다.

그 복은 오직 하늘이 정해 준다.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인간이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행복 복(福)자는 술을 따라 올리며 하늘에 정성껏 제사를 올리는 선사시대의 제천의식에서 유래된 글자라고 한다. 상형문자와 갑골문자를 연구한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늘과 땅, 해와 달, 비와 바람의 도움을 받아 거둔 풍성한 여러 곡물을 추려 술(엑기스)로 담아 신(神)에게 올리면서 복을 기원하는 추수 감사의 예식이 제사였다.

그런데 “중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마음을 둔다”는 말이 있듯이 정성들여 제사를 지내기보다는 술 먹을 생각만 하는 사람이 문제다.

아직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은 설날과 추석에 차례를 지낸다. 그런 좋은 날에 술 마시고 해롱해롱 대는 것은 물론이요, 공연한 시비를 걸거나 해묵은 일을 들먹이며 제사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집안마다 한 두 사람은 꼭 있다.

행복을 비는 자리가 젯밥(욕심)에만 관심 있는 술태배기 때문에 집안 화목이 깨지기도 한다. 유산 문제로 살인사건도 벌어진다. 복을 발로 차는 꼴이다.

그래서 중국 전국책(戰國策)에 화여복상관 생여망위린(禍與福相貫 生與亡爲隣)이라고 적었는지 모른다. 불행과 행복은 이어져있고, 삶과 죽음은 이웃이라는 의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여기서 나왔다. 진정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면 우선 자신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이 내정한 복을 기다리라는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말 자체가 없는 나라가 있을까?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심이 지나쳐 제사 자리에서도 불행이 싹 트니까 하는 말이다.

그런 나라를 찾아보니까 남대서양의 화산섬 ‘트리스탄 다 쿠냐’였다.

처음에는 무인도였던 그 섬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먹는 것, 잠자는 것 등 해결해야 할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자 누가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각자 필요로 하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자니 법 조항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딱 한 가지만 제정키로 했다. 그 의논 과정은 이랬다.

“바다의 특징은 잔잔하거나 파도가 치거나 똑 같이 한다는 것이예요. 그제는 한 팔 정도의 파도가 쳤는데, 모두 그 높이였어요. 어제는 가문비나무 높이만큼 치솟았는데, 모든 파도가 그랬어요. 오늘은 보시다시피 똑같이 잔잔해요.”

“과연 그렇군.” 모여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도처럼 하면 되겠군.” 드디어 그들은 법을 만들었다. 법은 이랬다.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한창훈이 쓴 <행복이란 말이 없는 나라> 소설 내용의 일부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평등하기 위해서는 자원 부족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분배의 불공정만큼은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같은 생각에서 필자와 친지들이 공동체 행복을 위해 만든 딱 하나의 법조문은 이렇다.

“1인은 만인을, 만인은 1인을 위하여...”

홍익인간 사회를 위한 제문(祭文)이기도 하다. 그렇게 서로 배려하면서 일하는 상생의 공동체라면, 자원의 부족도 분명 해결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생멸 행정통계’(2013년)에 따르면, 창업 후 5년을 버티는 기업이 27%로 열 중 셋이 안 된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하는 기업경영이라면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소비자에게 제사를 올리는 정성을 필요로 한다.

설날이 한 달 후로 다가왔다. 복 많이 받게 해달라는 인사나 제사가 제대로 된 약효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목표실현을 위해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도 안 보는 것 같지만, 하늘은 내가 실천하는 행복추구권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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