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제품 위주시장 재편 … 연구개발 위축

 
 
2012년은 화장품시장이 트렌드 리드형 기업 보다 만족형 기업이 많았던 이유 등으로 전체 R&D(연구개발) 분야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연구개발 보다는 트렌드 제품을 미투 제품으로 출시하거나 화장품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던 이유로 기업들의 R&D 투자가 주춤했으며 기존 기술과 특허 등에 의존한 제품들이 대세를 이룬 것.

이에 따라 기업들의 R&D 투자가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신기술도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신청사 건립에 따른 향후 중소기업 R&D 지원 확대가 예상되고 있으며 화장품법전부개정안 발효에 따라 R&D 및 품질관리 등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올해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투자가 적었던 바디 케어와 색조, 향수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함에 따라 틈새시장에 대한 R&D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2013년에는 R&D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브랜드숍의 할인에 따른 생산량 증가, 트렌드 제품 출시 확대 등으로 화장품 OEM·ODM 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R&D투자 줄었다

 
 
올해 화장품 기업들의 R&D 투자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고시한 화장품 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 R&D 투자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의 올해 R&D 투자가 전년대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 538억9900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보다 투자비용이 소폭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 비율도 2.84%에서 2.45%로 줄었다.

코리아나화장품 역시 지난해 30억1300만원에서 올해 25억9600만원으로 R&D 투자가 줄었으며 제닉 역시 지난해 8억1600만원에서 올해 5억4700만원으로 R&D 투자가 감소했다.

OEM 전문기업들의 경우도 비슷했다. 바이오랜드는 지난해 50억6200만원에서 올해 34억9500만원으로 R&D 투자비용이 줄었으며 대봉엘에스도 지난해 8억1300만원에서 올해 7억8500만원으로 비용이 감소했다.

금액은 올랐지만 전체 매출 비중이 줄어든 기업들도 다수 있었다.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12억1200만원에서 올해 15억3000만원으로 투자 금액은 증가했지만 전체 비중은 0.61%에서 0.54%로 감소했다.

한국화장품제조 역시 지난해 8억6400만원에서 올해 9억3100만원으로 금액은 소폭 상승했지만 전체 매출 비중에서는 지난해 4.50%에서 올해 3.69%로 감소했다.

반면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는 투자 금액과 비율 모두가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23억4200만원에서 올해 389억6000만원으로 투자 금액이 상승했고 비율도 2.1%에서 2.3%로 올랐으며 코스맥스는 지난해 31억8600만원에서 올해 43억4900만원으로 투자 금액이 크게 상승했다.

 
 
이와 관련 한 OEM사 관계자는 “올해 제조 판매를 동시에 하는 기업들의 경우 유통과 제조로 투자 전략이 양분되면서 R&D 투자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의 경우는 올해 매출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R&D 여력이 있었고, LG생활건강은 올해 신규 브랜드 론칭 및 신제품 출시가 많았으며 코스맥스의 경우는 중국 사업 확장 등의 영향으로 R&D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2년 주목받은 화장품기술

 
 
올해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주목받은 화장품기술은 유기농, 줄기세포, 노화, 색조, 바디, 마스크팩 등으로 정리된다.

먼저 올해는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아지면서 차별화된 유기농 제품들이 선보여졌다.

일례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월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화장품 신소재 개발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저온에서만 활성화되는 극지성분인 ‘라말린’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해 냉장 기법을 도입, 저온(3~7℃)의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열과 산소에 분해돼 기존에 사용하지 못했던 항산화 성분의 효능을 살려내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냉장 화장품 ‘프로스틴(FROSTINE)’을 출시했다.

라말리 성분은 기존 항산화 성분보다 피부의 산화를 일으키는 활성물질 제거 능력이 매우 탁월하지만 온도와 습도, 빛과 산소 등에 쉽게 파괴되는 특징이 있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되지 못한 원료다.

 
 
특히 LG생활건강은 프로스틴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 2년간 오염방지를 위해 설계된 클린룸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냉장 포장 배송방식을 도입하는 등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에 필요한 저온 시스템을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화장품 키워드가 노화에 초점이 맞추어 지면서 노화예방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들이 주목받았다.

올해 초 코리아나화장품은 국내 최초로 세포간의 신호전달 매커니즘을 적용한 제 3세대 신기술 ‘피토S1P’를 개발해 직판 브랜드 라비다에 적용하며 관심을 모았다.

코리아나화장품이 건국대 안성관 교수의 자문으로 4년간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피토S1P’는 세포의 모든 생활사의 신호 전달 중추적 역할을 하며 피부의 근본요소를 케어해 피부 본래의 힘을 키워주는 자생성분이다.

저분자로 피부에 깊숙이 전달하여 수용체가 없이도 세포 속에 흡수 가능한 투과력을 갖고 있으며 지질 성분으로 피부에 친화적으로 인체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세포의 분화 및 이동을 촉진하여 맑고 깨끗한 매끈한 피부결을 만들어주고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켜 탄력 있고 탱탱한 피부로 개선시키며 항노화 효능을 통한 피부 노화에 탁월한 기능이 있다는 것이 코리아나화장품 측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도 무너져가는 콜라겐을 되살려서 5가지 노화인자를 개선하는 ‘타임 프리즈 라인’을 출시한다.

라네즈 타임 프리즈 라인은 25~34세 아시아 여성들의 공통된 5가지 피부 노화 고민인 ‘건조’, ‘피부결’, ‘잔주름’, ‘모공 탄력’, ‘피부 톤’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토탈 안티에이징 제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의 특화 기술인 다이나믹 콜라겐™ (Dynamic Collagen™) 기술로 처방된 것이 특징이다.

최신 콜라겐 자생 신기술인 다이나믹 콜라겐™ (Dynamic Collagen™) 기술은 노화된 콜라겐을 새로운 콜라겐 사슬로 젊게 업사이클링 시켜주는 매우 안정적이고 강력한 효능 기술이다.

특히 다이나믹 콜라겐™ (Dynamic Collagen™)은 ㈜아모레퍼시픽이 독점적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신규 바이오 원천 기술로서, 최초로 손상된 콜라겐 자체를 재활용하는 기전을 발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012년 제2차 보건신기술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아기피부처럼 부드럽고 탱탱한 피부로 만드는 인체의 베이비 콜라겐™(Baby collagen™)을 그대로 구현한 생명공학 응용 신기술 화장품 ‘오휘 수퍼 안티에이징 에센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오휘 피부과학연구소가 2년여의 연구 개발 끝에 인체에 존재하는 27종류의 콜라겐 중 아기 피부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3번 콜라겐(Type-3 collagen)’을 발견해, 그 DNA 구조에 근거한 생명공학적 활성화 기술로 ‘베이비 콜라겐™’을 그대로 구현해 일명 ‘베이비 콜라겐 에센스’로 불리는 제품이다.

 
 
이외에도 올해 국내 기업들의 색조와 바디 등 틈새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신기술 및 특화 성분 개발 등 연구개발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동성제약은 최근 농촌진흥청과 3년의 공동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누에에서 추출한 누에실샘을 이용한 색조화장품 개발에 성공했다.

누에의 실샘은 단백질인 피브로인과 세리신으로 구성돼 있어 피부 보습력과 피부 탄력성이 뛰어나며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활성의 효과가 탁월하다.

농진청이 실제 20~50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누에실샘을 함유한 색조화장품의 경우 일반 색조화장품에 비해 피부 보습력은 2배 이상, 피부 탄력성은 1.8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성제약은 앞으로 이 성분을 적용한 색조화장품 출시에 나설 방침이다.

OEM·ODM 기업들 성장세

 
 
올해 화장품 R&D 분야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특징은 OEM·ODM 전문기업들의 성장세다.

2002년 이후 매년 14%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온 OEM·ODM 전문기업들은 올해 트렌드 제품 증가 및 해외 바이어들의 생산 의뢰 증가,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큰 성과를 올렸다.

특히 중국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중국시장 화장품 내수 확대와 중국 무역장벽 강화로 인한 현지 생산 증가, 국내 신규 브랜드 확대 등으로 전년대비 25% 선의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이 늘어난 코스메카코리아와 유씨엘, 하나코스 등도 20% 이상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는 해외 바이어들의 국내 화장품 OEM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한해였다.

한국콜마는 지난해부터 일본의 유명 화장품사들이 잇달아 방문해 실사를 진행했으며, 이미 유럽의 대표 화장품 글로벌사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코스맥스 역시 글로벌 기업 3곳이 방문해 현재 2개 브랜드에 대한 생산이 확실시 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올해 3곳의 글로벌 기업이 방문해 실사를 진행, 1곳은 확정 되었으며 1곳은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제닉 역시 특화된 생산 분야가 주목되며 최근 미국의 대표 화장품 기업이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무역 장벽 강화, 일본의 동일본 지진 여파 및 엔고 현상 등으로 인해 중국과 일본의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사들이 한류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 국내 화장품법 개정으로 수입 대상국을 담당하는 품질관리 인력 확보가 필수 사항이 되면서 품질관리 능력과 해당 국가의 언어 능력을 겸비한 인력 확보가 어렵고, 유럽, 미국과 맺은 FTA가 발효되면서 원산지를 한국으로 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OEM 업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미 한국산 화장품의 우수한 기술력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일부 화장품 OEM사들이 생산한 글로벌사의 일부 브랜드들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의 화장품 OEM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례로 코스맥스는 2004년부터 로레알 그룹의 ‘메이블린’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계약을 시작으로 현재 총 6개의 로레알 브랜드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으며, 젤 타입 아이라이너의 경우는 2008년부터 일본,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 공급을 시작해 누적 판매 20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메카코리아 역시 세계적인 뷰티&헬스 그룹인 얼라이언스 부츠(Alliance Boots)가 7월4일부터 5일까지 홍콩에서 우수 협력 업체 200여개를 초청해 개최한 ‘얼라이언스 부츠 헬스&뷰티 이노베이션 컨퍼런스(Alliance Boots Health & Beauty Innovation Conference)’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노베이션 어워드(INNOVATION AWARD)’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편 올해는 화장품법전부개정에 따라 화장품 전문 제조사들의 CGMP 지정이 중요한 부분으로 지적됨에 따라 올해부터 식약청으로 이관된 CGMP 지정을 받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등 OEM·ODM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R&D 지원 기대감

 
 
올해 국내 화장품 R&D 분야에서 주목 받은 것 중 하나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신청사 건립이었다.

지난 2010년 10월 설립되어 국내 화장품 산업의 수출활성화 및 연구개발 지원 등의 성과를 만들어 온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11월28일 경기도 오산시 가장2산업단지 내에 신청사를 건립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신축청사는 올해 5월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7대 화장품 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설립한 뷰티사업장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경기도 오산시가 부지를(3303㎡) 제공하고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경기도/오산시), 업계가 공동으로 63억원을 투입, 2011년 12월 착공하여 9개월간 공사를 시행해 탄생되었다.

신청사는 58종의 실험분석 장비를 갖춘 이화학실험, 정밀분석, 품질검사 등을 위한 실험실과 200석 규모의 교육장, 대회의실 및 사무실 등을 갖춘 지상 2층, 연면적 2,476㎡ 규모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내년부터 국내 유일의 화장품 전문 검사기관으로서 품질검사에 따른 중소기업의 시간적, 비용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심험장비를 최소비용으로 지원하는 실험실 공동시설 활용을 진행할 계획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화장품 품질검사기관으로서 중소영세기업들이 갖추기 어려운 고가의 분석 기기와 심험장비 등을 이용해 화장품 및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들에 대한 품질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지원과제 분석으로 필수, 기초연구분야 중 취약, 공백 분야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해 화장품 기술의 기초수준 향상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및 지원이 한층 더 힘을 받게 되었으며 정부와 업계의 확고한 인프라 구축으로 보다 체계적인 사업 전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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