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헤어 독산시티렉스점 김상호 원장

 
 
못사는 동네, 공장밀집지역, 쪽방촌….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이곳에서 4년 전부터 리안헤어를 운영하고 있는 김상호 원장 역시 처음에는 주변 환경에 맞춰 박리다매를 목적으로 하는 저가 헤어숍을 운영했었다.

몸이 힘든 만큼 돌아오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직원들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창의적인 디자인은 고사하고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얼마나 많은 고객들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미용실에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올 리 없었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먼 미래까지 생각했을 때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두고 고민하던 중 다소 강압적인 태도의 브랜드들에 비해 원장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된다는 리안을 선택하게 되었죠. 또 너무 비싼 시술가격 보다 리안의 합리적인 시술가가 지역 정서에도 잘 맞을 것 같았고요.”
 
김 원장은 인터뷰 내내 인력 관리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수많은 미용 관련 고등학교와 대학들이 있지만 미용 쪽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선택했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헝그리정신을 갖고 밑바닥부터 시작하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도 독산동은 몇 군데를 제외하곤 저가 헤어숍들이 대부분이다. 디자인이나 기술이 아닌 싼 가격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이곳에서 김상호 원장이 리안헤어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인력의 고급화를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였다.
 
 
 
현재 리안헤어 독산시티렉스점에는 김 원장을 비롯하여 디자이너 5명, 스태프 2명이 있다. 주고객층은 구로나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의 젊은 직장인들로 커트, 남성 펌, 염색 등의 메뉴가 인기다. 리안 본사에서 주관하는 공식 프로모션이나 생일 이벤트 등을 제외하고는 할인을 거의 하지 않는데도 디자이너들의 기술과 인성이 좋아 입소문도 꽤 난편이라 고정 고객도 늘고 있는 추세다.
 
“프로페셔널한 디자이너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좋은 환경을 제공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수익이 적어 직원들에게 많이 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죠. 그래도 저를 믿고 따라와주니 너무 고마워요. 2013년에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매출을 올리는 게 큰 목표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모든 직원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준다면 지난 4년 동안의 노력과 고통들이 새해에는 좋은 성과로 나타나리라 믿습니다.”
 
당장은 직원들에게 금전적으로 많은 것을 주지는 못하지만, 김 원장은 가능한 자율적 분위기에서 개인의 능력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편이다. 특히 25년 경력의 미용계 선배로서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아낌 없이 주고자 한다. 간혹 빠른 성공을 위해 본인의 능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서두르거나 여기 저기 옮기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인데, 저부터도 당장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하게 되죠. 느리게 가더라도 제대로 성실히만 가면 결국 그게 제일 빠른 건데 말이죠. 한 곳에서 꾸준히 일하다보면 나를 찾는 고객들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결국 나를 성장시켜주는 최고의 자산이 됩니다.”
 
리안헤어의 가족으로 본사에게 바라는 점 역시 이러한 신념이 그대로 반영된다. 200개 가까운 가맹점이 생길 정도로 리안이 커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가맹점 오픈에만 신경쓰다 보니 기존 매장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대할 때가 느껴진다고. 특히 수도권 지역에 많은 매장이 몰려있는데도 계속 오픈을 하다보면 기존 매장도, 신규 매장도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신규 매장의 숫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가맹점들의 상권을 보호하고 활성화시키는 것 또한 리안의 브랜드 파워가 커질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2013년에는 양적 팽창에만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내실을 다지면서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리안헤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리안헤어가 결국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아닐까요?”
 
Riahn's Talk Talk _ 나에게 리안이란?
힘들지만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 브랜드. 천천히 리안을 통해 나와 우리 직원들이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삶을 향해 가고 싶다.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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