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방법은 협력입니다. 그래야 철저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이 땅에 상생과 평화를 실현하는 공익적 기업이 나올 수 없습니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일본이 선진열강으로부터 열심히 배워 한국을 통치했듯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선진국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보수논객 지만원 씨가 이 말을 하자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친 적이 있습니다. 2005년에 그가 ‘배워야 할 선진국’의 대표적인 국가 또는 협력의 국가로 일본을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일본의 한국 강제점령이 축복이라는 글을 써 지탄을 받았던 한승조 씨(前고려대 교수)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는 칼럼까지 발표했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 발언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선진국에게 배워 일본이 강대국이 돼 남의 나라의 주권을 짓밟고 침략을 한 것이 잘한 일이냐?”고 항변했습니다. 100년 전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한 분노의 말씀이겠지요.

지만원 씨 말의 핵심은 한국이 강대국을 넘어 찬란한 문화대국이 되는 길을 나름대로 제시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19세기 일본이 ‘탈(脫) 아시아’를 선언하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하고,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과의 협력으로 강대국이 된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오랫동안 일본을 연구해온 서울대 동양사학과 박훈 교수 역시 3년 전 한 강연에서 “한국만은 일본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1990년대까지 일본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으나, 2000년대 들어 중국의 등장으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고, “일본의 존재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로 국제적인 균형감각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저 역시 두 분의 말씀에 적극 공감하는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그래서 일본과의 선린우호가 국익과 세계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물리쳐야 하는 적의 개념이 아닌, 동지나 친구, 형제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 회사에서는 지난 4월5일 일본 오사카부 이즈미시(大阪府 和泉市)에 위치한 본사의 일본 현지법인에서 창립 7주년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을 세계시장 진출과 지구촌 행복공동체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런 일본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년 전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일본시장 개척에 나선 이유가 그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의 세계화 전략을 배우고자 한 의도입니다.

이번 행사장에는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인 친지들도 대거 초대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800여명의 3개국 친지들이 나란히 앉음으로써 더욱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는 ‘친지’들은 본사 제품의 직접적인 소비자면서, 또 다른 소비자에게 본사 제품을 소개하는 안내자를 말합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1980년 『제3의 물결(The Third Wave)』과 2006년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이들을 ‘생산적 소비자’, 즉 ‘프로슈머(Prosumer)’라고 지칭했지요.

그렇습니다.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결합시킨 합성어입니다.

앨빈 토플러는 2007년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혈압을 재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고, 의사 대신 집에서 혈압측정 기계를 사용하는 것도 프로슈머 활동”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로슈머의 뜻을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지요.

그는 “미래경제에서는 수많은 프로슈머들이 결합하여 기존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 신개념 시장에서는 국가 간의 장벽이나 국경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가고 있습니다. 지구인 모두는 이제 공동체 한 가족이라는 뜻입니다.

일본은 1980년대 말부터 초창기 프로슈머의 개념을 배워 글로벌 시장에 적용시킨 선구적 나라입니다. 하지만 저팬라이프라는 회사는 자석요를 들고 와 한국인들에게 피해를 입힌 부작용도 있었지요.

그럴수록 우리 기업들은 그 아픔을 극복하고, 그들과 상생을 도모하는 제조 기술과 상품, 비즈니스 특허를 개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쇄국이 아닌, 개방의 나라가 돼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일본을 평화와 상생협력의 발판으로 삼고, 세계로 도약하는 21세기의 프로슈머 강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화풀이만으로는 일본을 이길 수 없다. 물론 화가 나니 화도 풀어야 한다. 그러나 정말 극일(克日)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일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부와 식견은 좀 더 높아져야 한다.”

박훈 교수의 말입니다. 필자는 한국기업들이 일본과의 협력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필수과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배워도 철저하게 배워야 합니다. 폭력과 경쟁이 아닌, 사랑과 평화의 홍익인간 세상이 교육이념인 한국의 국가적 사명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는 돈만 아는 장사치가 될 뿐입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쌓은 일본 오사카성을 이번에 다시 찾은 필자는 새삼 그렇게 다짐해야 했습니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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