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된 욕망’의 탈출구 찾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심리 분석

 
 
[유승철편집위원] 예를 하나 들자. 조용필의 극성팬이 조용필을 독점하기 위해 그를 납치 감금하고, 자신만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 불러달라고 신체적인 폭력까지 휘두르며 강요하면 어떻게 될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같이 비뚤어진 광팬, 또는 팬덤(Fandom) 문화는 현대인들이 ‘억압된 욕망’의 탈출구를 찾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스릴러 연극 <미저리(Misery)>. 앞에서 광팬을 언급한대로 “나는 너의 최고의 팬이다(I am your biggest Fan!)”가 부제로 달려 있다.

이미 작품을 본 관객들의 찬사가 계속되고 있을 만큼 ‘명품’의 반열에 들 만하다는 평. 작품성, 연출력, 연기력, 효과 등 어느 모로 보나 근래 보기 드문 명작임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원작의 작가는 미국의 소설가 스티븐 킹(Stephen E. King). 그 자신도 1999년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래서일까. 연극 <미저리>는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가 교통사고 당한 폴을 자기 집으로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이 무서울 만큼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개막 전부터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연일 화제의 중심에서 흥행신화를 썼으며, 최고의 액션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 초연은 황인뢰 연출, 김상중 김승우 이건명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 고인배 등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팀과 탄탄한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원작 영화, 소설과는 다르게 연극 <미저리>는 ‘애니’에게 초점을 맞추어 ‘폴’과 ‘애니’의 심리를 촘촘하게 따라갔다.

‘폴’을 향한 ‘애니’의 광적 집착을 다루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애니’라는 캐릭터를 마냥 공포스러운 캐릭터로만 그리지 않고, 그녀의 ‘외로움’에 중점을 두어 그녀가 왜 ‘폴’에게 집착하게 되었는지를 보다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

2월9일 첫 무대에 오른 연극 <미저리>는 오는 4월15일(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며, 오는 14일(토)까지 전석 50%의 굿바이 할인을 진행한다. (공연문의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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