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은 인간의 영원한 삶의 터전... 풍족한 노후의 삶을 준비한다면 전원생활을 경험해보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산과 들은 영원한 인간의 삶터입니다. 또한 농토입니다. 이것은 시끌벅적한 도회지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생각은 아닐 겁니다. 이미 250년 전 루소(J.J. Rousseau)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쳤으니까요.

왜 그랬을까요?

자연의 원형처럼 순수하게 살아야 하는 철학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가 밀레의 대표작 <만종>과 같이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거두며, 해질녘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에 기도하는 농부들처럼 하늘을 우러르며 살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한 마디로 말하면, 도시는 윤리적으로 환경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입니다. 요즘도 복잡한 도시의 환경오염을 보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루소는 “나를 키운 것은 바람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사람이나 동물이 산과 들에 있으면, 바람이 키워준다는 생각은 목가적인 풍경을 그리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베르네(C.J. Vernet)의 1763년 작품〈알프스의 양치기 소녀>는 미술사적으로 전원적, 목가적 자연에 대한 인간의 염원이 실려 있는 대표적인 그림입니다.

▲ 베르네〈알프스의 양치기 소녀>
▲ 베르네〈알프스의 양치기 소녀>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좁고 작은 분지에서 양을 치는 소녀와 소년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지요. 알프스는 문명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태고의 자연을 의미합니다.

그 속에서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노동인 목축업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루소와 같은 계몽주의자들이 볼 때 타락한 도시에서 벗어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김정락.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

산과 들은 인간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농업의 터전입니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습니다. 사흘 굶어서 도둑질 안 하는 사람이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제 아무리 세상이 발전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직업은 농업이라고 말합니다. 디지털시대나 인공지능시대처럼 첨단과학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해도 식량을 먹지 못하면 다 소용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밀레의 그림처럼 인간은 농장에 나가 농사를 지으며 기도하는 생활이 최고의 행복일 수 있습니다. 노인들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거기서 나온 공식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뿌린 대로 거두는 법입니다. 그런 순리대로 인간의 생존은 모두 농업에서 나왔고, 천하의 이치와 법도는 모두 농자의 원리에서 나왔습니다.

필자는 2009년에 귀농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경영자로 겸업 복귀한 상태지만, 주말이면 충청도 수안보 고운리에 있는 자미원이라는 야생농장으로 달려갑니다. 필자 회사에서 조성한 농장입니다. 제법 큽니다.

전국에서 친지들도 모여듭니다. 루소의 말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는 행렬이지요. 밀레의 그림처럼 자신과 후손들의 건강과 안녕을 하늘에 기도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 밀레 <만종>
▲ 밀레 <만종>

그곳에서 필자와 친지들은 농부가 됩니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오염된 공해물질들을 치웠습니다. 그 땅 위에서 각종 약초와 채소, 꽃창포, 연꽃, 산나물, 벌꿀을 가꾸고 보면서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친지들 중에는 젊으신 분들도 많지만, 농사일에 흥미를 갖고 일하시는 6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 직접 경험하신 일이라 낯설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젊은이들은 그곳에서 노인들의 철학을 배운다고 말합니다. 태양이 동산에 뜨고, 산 너머 남촌에서 바람이 불면, 우리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인생의 지혜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또한 고운리 산 계곡을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심성을 가다듬으며, 윤리적으로 환경적으로 오염된 도시인들의 건강을 위해, 그들에게 무엇을 선물할 것인지 야생의 약초에게 묻고 대답합니다.

필자와 친지들의 그 일은 하늘로 간 후에도 후손들에 의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것이 후배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시대적 역할이자 사명이니까요.

또한 우리들 스스로 ‘첨단산업’에 종사한다는 평생직장인의 자부심이자 노인복지 방안이 될 테니까요. 필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노후생활을 위해 귀농을 권장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