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냉담함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는 따뜻한 뮤지컬 ‘heshe 태그:그와 그녀의 태그’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대한민국에서 미혼모로 산다는 것은 모진 냉담함과 편견을 이겨내야 하는 험난한 길이다.

특히 수많은 고민과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미혼한부모로 살기 위해 나선 이들에게는 편견이 아닌 따뜻함과 소통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는 그들에 대한 냉담함과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때문에 그들이 미혼한부모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나 그들이 미혼모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궁금하거나 걱정이 아닌 불편한 시선들이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미혼모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따뜻하게 바꾸어 줄 뮤지컬 한편이 대학로 무대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늘 18일부터 21일까지 CJ아지트 대학로 무대에 오르는 창작뮤지컬 ‘heshe 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가 오늘 18일 개막에 앞서 기자들과 먼저 전막 시연을 통해 당당한 출사표를 던진 것.

청소년 미혼한부모를 주제로 한 뮤지컬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는 CJ나눔재단의 2018년 HELLO DREAM 청소년 미혼한부모 지원사업 중 하나로 제작됐다.

청소년 미혼한부모의 꿈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CJ나눔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문화 컨텐츠 기획 제작사 벨라뮤즈㈜와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의 주관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극의 대본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던 청소년 미혼한부모들이 전문 배우들과 함께 배우로 무대에 서며 특별한 의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늘 프레스콜 무대에 오른 권영선, 김다현, 김명지, 최소미, 김미경 등 다섯명은 전문 배우들과 호흡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표정과 연기, 눈에 머금은 눈물방울까지 따뜻한 시선과 소통이 필요한 그들의, 또는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열정적으로 풀어냈다.

또한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 역시 행복한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오세혁 연출의 말처럼 편견 없는 시선과 소통으로 편안한 무대를 만들어 냈다.

뮤지컬 ‘판’, 연극 ‘생쥐와 인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동하는 연기파 배우 김대곤을 시작으로 빼어난 가창력과 넘치는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는 하현지와 한서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신인 배우 장민수, 안지환, 박대원 등이 무대의 중심을 잡아 준 것.

하현지는 전막 시연 후 있었던 인터뷰에서 미혼한부모들과의 무대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울컥하며 눈물까지 보이기도 했다. 하현지의 눈물에 미혼한부모들도 눈물을 보였고 인터뷰 내내 행복했던 연습 시간, 가슴 떨리는 무대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무대 위와 뒤에서 모두 따뜻함이 있었고, 소통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그들의 열정은 무대 위에서 그대로 들어 났다. 무대는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시작하며 모든 출연자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목을 풀며 발성연습을 하고 김대곤의 지시에 따라 발성연습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옵니버스 형식의 무대가 하나씩 펼쳐진다.

첫 무대는 배우 하현지와 한서윤, 그리고 미혼한부모로 무대에 오른 김명지의 ‘치킨을 기다리며’라는 소제목의 무대였다.

치킨을 기다리며 하현지와 김명지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며 미혼모들의 난관들과 이를 이겨가는 이들의 모습을 연출한다. 그리고 함께 치킨을 먹으며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다음 무대는 다시 발성연습을 하던 공간, 그들은 하나씩 워킹을 연습하고 다시 무대는 자연스럽게 ‘한강은 흐른다’는 소제목의 무대로 넘어 간다.

이번 무대에는 배우 한서윤과 미혼한부모로 무대에 오른 최소미, 김미경이 자신들의 아이와 한강을 가는 길 위에서 세상의 편견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아직 세상에 따뜻한 시선이 있음을, 내일은 또 다른 희망이 있음을 가슴 따뜻한 눈물로 이야기 한다.

 
 
마지막 무대는 ‘클럽데이’라는 소제목의 무대로 15살의 누군가, 16살의 누군가, 17살의 누군가, 18살의 누군가, 19살의 누군가, 20살의 누군가가 갖고 있는 꿈과 좌절,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 누군가는 미혼한부모가 되기 전과 후, 그리고 과거와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 한다. 무대 위에는 배우 하현지, 안지환, 임찬민, 장민수와 함께 미혼한부모 참가자 김다현, 권영선이 올라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들 연출진들은 수개월 전부터 자조모임을 통해 청소년 미혼한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의견을 나누며 그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무대화했다고 한다. 또한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과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도 함께 무대에 오르는 미혼한부모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미혼한부모로 참가한 그들은 행복했다고 이야기했다. “왜곡된 편견과 차별이 없는 무대”, “하룻밤 꿈 같은 소중한 시간” 등의 말로 표현되는 무대였다는 설명이다.

무대를 보는 기자들 역시 먹먹함과 함께 그들의 진정성과 배우들의 열정, 연출진들의 노력들을 느낄 수 있었다.

전문 배우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낮선 무대였지만 그들은 전문 배우들도 떨리게 하는 카메라 셔터 소리 속에서도 전문 배우 몫지 않은 연기와 진정성을 선보였다.

 
 
누가 있어 그들의 무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무대가 앞으로 미혼한부모들의 세상에 작은 용기와 희망이 되길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을, 그리고 이를 연출하고 노력한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작품에서 말하는 그들은 숨 쉬게 하는 이유가, 엄마를 자랑스럽다고 말하게 하는 이유가, 그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작품을 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전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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