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하지 않은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나와 관계없는 일에 부질없이 참견하지 말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 심리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그 때문이지요. 

그래서 ‘옷이 날개’라고도 합니다. 모자를 써도, 넥타이나 스카프 하나를 매도 나름대로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겉으로는 애써 무관심한 척 하는 사람일수록 외모에 더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멋쟁이라 그럴까요?

아닙니다.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새 옷을 사러 전문매장이나 백화점을 가면 이집 저집 들리는 것은 기본입니다. 남편이 멋모르고 따라 갔다간 이내 기진맥진하게 되지요.

사겠다고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은 차라리 다행입니다. 백화점 직원에게 미안할 정도로 수없이 이 옷 저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고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안사겠다고 돌아서면 쫓아간 사람의 얼굴이 붉어집니다. 되레 미안해서요.

그러니 말입니다. 누가 새 옷을 입거나 새 모자를 쓰면 절대 트집 잡지 마십시오.

그 것을 살 때 부부가 얼마나 생각하고 고생했는지 아시지요? 잘 어울린다거나 예쁘다는 말은 못할망정 오지랖 넓게 잘못 샀다거나 비싸게 주고 샀다는 둥 아는 체를 하면 민감한 사람에게는 간섭이 될 수 있습니다.

“너나 잘하세요!”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옷이라는 것이 참견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오죽하면 옛 성현들의 가르침인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겠습니까. 무익지언막망설(無益之言莫妄說)이고, 부간기사막망위(不干己事莫妄爲)라...

유익하지 않은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나와 관계없는 일에 부질없이 참견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 연탄 수백 장이면 월동준비 끝이었던 그때 시절이 있었습니다. 붉고 파아란 저 불빛이 사랑하는 주인의 온몸을 녹였고, 사랑하는 주인집 가족을 위해 밥과 국을 끓였습니다. <사진=다음블로그 ‘마드모아젤정’>
▲ 연탄 수백 장이면 월동준비 끝이었던 그때 시절이 있었습니다. 붉고 파아란 저 불빛이 사랑하는 주인의 온몸을 녹였고, 사랑하는 주인집 가족을 위해 밥과 국을 끓였습니다. <사진=다음블로그 ‘마드모아젤정’>

11월도 하순이면 이제 겨울에 들어서는 길목이군요. 예전 같으면 동절기를 넘기 위해 난방용 연탄을 들이느라 집집마다 분주할 때입니다. 김장도 해야 하니까요.

연탄을 때던 그때 그 시절에는 집집마다 대문 앞에 큰 연탄재 쓰레기통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아파트단지 앞에 설치된 공용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지요.

그게 우리네 골목의 풍경이었습니다. 더러는 어느 집 앞 연탄재가 뒹굴 거려 다니는 행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었고, 술 먹은 사람이나 성질이 고약한 사람인 경우 집주인이 보란 듯이 연탄재를 발로 차버리기도 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 너는 누구에게 /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시인 안도현이 쓴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시인은 이어 묻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연탄 한 장과 같은 불꽃같은 정열로 그 누구에게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쏟아 부어 본 적이 있는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남을 위한 삶을 살아 본적이 있는가?

그러니 열심히 살아온 당신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듬뿍 나누어 주십시오.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는 조용히 말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참견이 아닌 사랑이지요.

식당에서도 양말이 펑크 난 친지를 보면 웃지 마시고 24시편의점으로 가서 한 켤레 사다 조용히 건네주십시오. 2~3천원의 양말 값이 아닌, 2~3억원의 사랑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남 말 하는 것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 사람은 옷 하나를 사도 열심히 고르는 사람이니까요. 색깔이 바랜 느낌의 옷을 좋아할 수도 있는데, 왜 그런 옷을 입느냐고 핀잔을 준다면 지나친 ‘오지라퍼’가 되는 것입니다.

▲ 연탄재는 다 타고 나서 하얀 껍데기가 된 마지막 순간에도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가루로 흩뿌려져 마지막 봉사를 한 후 흔적도 없이 이 세상에서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부모님처럼요. <사진.설명=다음카페 ‘캄사모’>
▲ 연탄재는 다 타고 나서 하얀 껍데기가 된 마지막 순간에도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가루로 흩뿌려져 마지막 봉사를 한 후 흔적도 없이 이 세상에서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부모님처럼요. <사진.설명=다음카페 ‘캄사모’>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국제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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