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정부 인증 받은 ‘농수축산물 숙성발효식품 연구소’ 본격 가동

■ “일본과 캐나다 능가하는 제품으로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겠다”  

▲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우측)이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빙온(氷溫)에서 숙성 발효시킨 육고기의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있다.(사진=TASc&m)
▲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우측)이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빙온(氷溫)에서 숙성 발효시킨 육고기의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있다.(사진=TASc&m)

소고기 돼지고기 등 ‘숙성 육고기’의 새로운 맛과 향과 영양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국제경쟁에 한국이 본격 가세했다. 

‘스타트업’ (주)타스씨앤엠(TASc&m. 회장 김진기)이 고부가가치 ‘육고기 빙온(氷溫) 숙성발효’ 세계시장에 대한 도전장을 던진 것. 

이 회사는 10월말 정부 기관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관련분야에 대한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을 받고 한 달여 만인 12월부터 독자적인 연구에 착수함으로써 ‘김치냉장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저온 숙성발효 시장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본과 캐나다의 수준을 따라잡고, 한국 농수축산 숙성발효 식품의 해외시장 수출 기반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소고기 돼지고기에 이어 생선과 채소류 등 국내외 시장 잠재력은 앞으로 무한대로 커질 것입니다.”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의 말. 정부의 관심 역시 높아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위탁기관인 (사)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지난 10월23일 (주)타스씨앤엠에 국내 최초의 육고기 발효숙성식품 분야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서를 발급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지난 9월18일 (주)타스씨앤엠의 충북 음성 소재 지육(枝肉)가공처리 제1공장과 빙온(氷溫) 숙성처리 제2공장 등 육고기 제조 전 과정에 대해 ‘해썹(HACCP, 식품안전관리기준)’ 인증서를 발급함으로써 육고기 식품의 안정성도 확보했다는 평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세계 빙온(氷溫) 식품시장 진출을 위한 기초연구 기반을 갖춘 나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김진기 회장이 경쟁국으로 지목한 일본과 캐나다는 어떤 수준일까? 

▲ 빙온(氷溫)에서 숙성 발효된 육고기의 맛과 영양은 기존발효 육고기에 비해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좌측)은 “콩에는 없다. 그러나 된장에는 있다!”라는 말로 그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사진=TASc&m)
▲ 빙온(氷溫)에서 숙성 발효된 육고기의 맛과 영양은 기존발효 육고기에 비해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좌측)은 “콩에는 없다. 그러나 된장에는 있다!”라는 말로 그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사진=TASc&m)

일단 빙온(氷溫)숙성 분야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임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상태다. 

전통 숙성방식의 과학화를 선언하고 1970년부터 꾸준히 연구해온 일본은 2008년 천황의 방문을 계기로 일본빙온협회를 공익법인으로 전환시켰다. 이후 식품산업 전 분야에 빙온숙성의 개념을 적용시키며 맛과 영양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 비해 8년 늦은 1978년부터 빙온숙성 시장에 뛰어든 캐나다는 선발기업 선웰(Sunwell)社를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등 30개국에 진출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세계적인 관련 단체나 연구소, 국제기구들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 

(주)타스씨앤엠 역시 2년 전 선웰社의 기술을 도입, 금년 7월15일 충북 음성에 ‘빙온젤아이스(액체얼음 형태)’ 생산설비를 갖춘 축산물 빙온숙성 처리공장을 준공시킨 상태다. 

빙온(氷溫)이란 냉동(冷凍) 온도도 아니고 해빙(解氷) 온도도 아닌 ‘제3의 온도영역대’를 말한다. 일례로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빙점이 –1.7℃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0℃부터 –1.7℃ 사이에서 숙성 처리과정을 거쳐 맛과 향과 영양을 최대화시키는 기술이 국가 간의 경쟁이 되고 있는 것. 

이때 육고기의 세포는 얼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 동면상태가 유지되면서 자기방어 물질을 생성, 육질의 호전과 영양의 증대는 물론 독특한 맛과 향을 내게 된다. 

김진기 회장은 “젤아이스(Gel-ice)를 이용한 농수축산물의 빙온숙성 기술개발로 원부재료의 발효 숙성을 통한 맛과 향미의 증진 및 고부가가치 창출이 전문 연구 분야”라고 소개하고, “향후 기술연구소 확대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기관의 식품관련 국책연구 과제를 공동 수행함으로써 국내 식품 산업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공익법인 일본빙온협회 주최 ‘빙온 페스티벌 제34회 빙온연구 일본 전국대회’ 포스터(자료=일본빙온협회)
▲ 공익법인 일본빙온협회 주최 ‘빙온 페스티벌 제34회 빙온연구 일본 전국대회’ 포스터(자료=일본빙온협회)

■ 해외시장 동향

현재 일본은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 빙온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익법인 일본빙온협회는 지난 10월18일 돗토리현 요나고시(米子市) 요나고컨벤션센터에서 ‘빙온 페스티벌 빙온연구전국대회’를 개최, 국내외 관련산업 동향을 분석하고 정보의 공유를 시도할 만큼 가장 적극적인 상태다. 

올해가 34회째인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주)크리마리社의 쿠리하라(栗原) 사장이 “안전과 맛을 요구하는, 상식을 뛰어넘는 빙온실 돼지”라는 주제 강연을 비롯, 업계와 학계에서 빙온숙성 발효의 실용화 사례 3건과 학술연구 2건을 발표했다. 

일본 빙온협회는 맛과 영양, 신선도와 안전도 등에서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친 빙온식품에 대해 공식인증제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11월말 현재 771개 품목에 이른다.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야마 아키히코(山根昭彦) 이사장이 직접 나서 “빙온의 최전선은 여기까지 와있다”라며 최신의 국내외 빙온기술을 소개했다. 

▲ NAIA(신개척양식산업협회)가 주최한 대서양 지역 양식회의 ‘냉장수확연구2018(Cold Harvest)’ 안내 포스터(자료=NAIA)
▲ NAIA(신개척양식산업협회)가 주최한 대서양 지역 양식회의 ‘냉장수확연구2018(Cold Harvest)’ 안내 포스터(자료=NAIA)

한편 캐나다는 선발기업 선웰社를 중심으로 관련 설비와 기술을 수출하는 것 외에도 빙온숙성 시장의 저변을 수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관련기술의 공동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월26일부터 28일까지 캐나다 세인트루이스에서 NAIA(신개척양식산업협회)가 주최한 대서양 지역 양식회의 ‘냉장수확연구2018(Cold Harvest 2018)’에 선웰社의 애니스 소마니(Anis Somani) 사업개발 이사가 참석해 ‘해빙 기술을 이용한 우수한 해빙 냉각’ 기법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또한 8월25~29일에는 WAS(세계양식업협회)가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개최한 ‘양식업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환경’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도 선웰社는 ‘최상의 보존 절임을 통한 새우의 포괄적인 가치’를 주제로 빙온숙성 기술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미국 뉴햄프셔에 본부를 두고 있는 GAA(세계양식연맹)도 선웰社와 밀접한 연구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정부 국제기구로 1997년에 설립된 이 기관은 BAP(Best Aquaculture Practices)라는 표준인증 시스템 개발을 통해 양식(냉장)수산식품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는 국제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유승철 뷰티한국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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