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장품 성장세, 화장품 한류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베트남에서는 여전히 K-뷰티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일본 화장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한국산 화장품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베트남 화장품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한국 화장품의 주요 수출 국가 중 하나다. 베트남 내 한류 열풍은 화장품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ITC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1) 베트남 화장품 수입액(HS Code 3303, 3304, 3305, 3307 합계)은 총 2억 달러로 집계되었으며 태국(21.8%), 한국(13.9%), 일본(10.5%), 미국(10.2%)이 주요 수입국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2017년 기준 2,790만 달러(한화 약 332억 원)를 기록했으며 전체 수입 화장품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3.9%로 나타났다.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한국 화장품

 
 

베트남 시장조사업체 Q&ME가 2019년 5월 베트남 성인 남녀 9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6%가 한국을 좋아한다고 응답했으며, 그 중 37%는 매우 좋아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K-pop을 좋아한다는 응답자가 51%, 한국 드라마 및 영화를 좋아한다는 응답자가 68%로 집계되는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좋아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각각 9%, 4%에 그쳤다.

이처럼 전년도에 이어 베트남 내 한류 열풍이 거센 가운데 베트남에는 한국 기업이 최초로 진출한 1992년 이후 2018년 12월까지 약 7,000여개의 한국 기업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도 베트남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한국산 화장품 선호도와 맞물리면서 베트남 소비자들은 공식적으로 베트남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까지 SNS를 통해 접하고 검색, 구매하고 있어 베트남 내 한국 화장품의 입지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라네즈, 오휘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 모두 하노이, 호치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 정서에 맞는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9년 5월 호치민에 9번째 매장을 오픈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함을 매장 인테리어의 메인 컨셉으로 잡고 있으며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한국식 최신 메이크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베트남 여성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라네즈는 2018년 리뉴얼한 워터뱅크 스킨케어 상품을 베트남에 선보이면서 물 보호 캠페인을 실시, 워터뱅크 에센스 구매 시 1병 당 10만 동(VND)을 기부하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으며 최근 베트남에 불고 있는 미니멀리즘을 새로 출시한 크림스킨 제품 컨셉과 연계하여 ‘SIMPLE CARE EVENT’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시내에 단독 매장을 설립해 진출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일부에 불과하며 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베트남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드럭스토어, 대형마트, 온라인매장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큰 마케팅활동 없이도 한국 연예인, SNS(리뷰영상 등)를 통해 인지도를 쌓은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브랜드로 3CE이 있다.

3CE는 베트남에서 미용실 겸 쇼룸 형식의 매장 하나만 운영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판매 및 마케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베트남 전역에서 색조 제품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3CE는 베트남의 유명 유튜버의 리뷰 영상으로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으며 베트남 공식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꾸준히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베트남 화장품 한류의 최대 경쟁자는 일본 화장품

 
 

베트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일본 화장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현재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뷰티 부문 투 톱(two top)으로 한국과 일본을 꼽는데, 2018년까지 한국 제품이 인기가 높았다면 2019년에는 일본 화장품(J-beauty)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뷰티 매거진이 다수 등장했다.

단순, 섬세, 무첨가, 자연(green)이 떠오르는 일본 화장품의 이미지가 베트남 뷰티 시장에 불고 있는 천연 트렌드에 부합한 것이다.

시세이도. 고세, 가네보와 같은 유명 브랜드뿐만 아니라 하다라보, 사쿠라와 같은 신흥 브랜드들도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빠른 효과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 화장품과 달리 최소한의 포뮬러로 느리지만 확실한 효과를 준다는 일본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연일 한국과 일본의 스킨케어법을 비교하는 기사가 게재되고 있다. 일본 여성들은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위해 클렌징을 제일 중시한다.

이를 위해 각종 메이크업 리무버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으며, 일본 소비자들은 클렌징을 할 때 미세하고 풍성한 거품이 생성되는지도 신경을 쓴다.

 
 

반면 한국 여성들은 완벽한 피부를 위해 보습을 가장 중시하며 7스킨법, 10단계의 피부관리법을 통해 여러 제품을 덧바르며 수분공급, 보습에 크게 신경을 쓴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두 국가의 피부 관리법을 비교하는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여러 단계의 한국식 스킨케어 방법이 번거롭고 과도한 지출을 유발한다는 부정적 의견들이 속속 표출되는 가운데, 미니멀리즘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효과를 하나의 제품으로 압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일본 제품들이 베트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일본 화장품의 경우 우유, 효모, 콩 등 천연 추출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제품과 비슷하지만 미니멀이라는 뷰티 철학이 더해진 제품들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5월에는 일본 Sakura Group의 베트남 법인 사쿠코 베트남(Sakuko Việt Nam)의 주관으로 일본 화장품 축제 2018(Japanese Cosmetic Festival 2018)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25개社가 참여하여 일본 제품 체험, 뷰티 전문가와 블로거 등을 통한 피부관리법 전수 등의 기회를 마련하였고, 이틀 간 1만여명의 여성들이 참가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베트남 내 일본 화장품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을 포착한 일본 브랜드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 브랜드들은 일본 화장품이 주는 안전성, 천연 유래 성분 등을 인기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2017년부터 일본의 10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바 화장품 업계에서도 베트남 시장을 중시하기 시작하였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 일본이 한국의 경쟁자로 급부상한 것은 수입 추이를 보아도 알 수 있다. ITC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의 對일본 화장품 수입액(HS Code 3303, 3304, 3305, 3307 합계)은 총 2,110만 달러(한화 약 251억원)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36% 증가한 수치다.

2013년 이후 베트남의 對일본 화장품 수입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2017년 기준 베트남 수입 시장에서의 비중은 10.5%를 기록, 순위도 한국(13.9%)에 이은 3위로 뛰어올랐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 성장하고 있는 경제, 증가하는 잠재 소비층 등은 베트남을 유망국가로 부각시키는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한국 브랜드 간 경쟁 심화, 경쟁국의 베트남 진출 본격화, 쇼핑몰과 대형마트, 온라인 등의 현대적 유통채널은 아직 호치민과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서만 발달되어 있는 점 등 진출 저해요소 또한 상당수 존재한다.

이에 한국에 대한 높은 선호도만으로 베트남 진출을 타진하기에 한계가 있으며 현지 판매 및 마케팅 방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립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16억 5,400만 달러로 추산되며, 2014~2018년에 연평균 9.3%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7%씩 성장해 23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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