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에 국내 소비자들 불매운동까지…만약을 준비하는 노력 필요할 때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버려? 말아?”

최근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과 관련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가중되고 있다.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으로 경제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무역 보복은 또 다른 의미에서 국내 경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고 있는 상황.

특히 한일간의 특수한 관계로 최근 일본의 무역 보복은 반일 감정을 더욱 높아지게 하고 있으며 일본 내 우익들의 반한류와 함께 한일 국민들의 대결국면까지 확대될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발 사드 정국과 함께 수출 다각화에 나서며 미국과 함께 주요 시장으로 일본을 보고 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화장품 시장은 최근까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10대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제3 한류로 명명되는 새로운 한류로 국내 화장품 수출도 크게 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도 2018년 국내 화장품 수출은 중국(26.6억 달러) 다음으로는 홍콩(13.2억 달러)과 미국(5.4억 달러), 일본(3.0억 달러) 순이었다.

중국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전체 화장품 수출 시장으로 보자면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일본 시장 공략은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본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토니모리의 서브 브랜드 라비오뜨는 일본 ‘사무라이웍스’와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식을 진행하고 일본에 단독 매장 오픈을 예고했으며 아리얼은 지난해 말 일본 돈키호테에 입점해 관심을 모았다.

그에 앞서 이니스프리의 일본 오프라인 단독 매장 오픈,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 20’s (에이지투웨니스)’의 일본 홈쇼핑 진출, LG생활건강의 세계적인 다단계 기업인 에이본(AVON)의 일본 내 별도 법인인 ‘AVON Japan’ 인수 등 국내 기업들의 일본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는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에서 다수의 화장품 원료와 부자재가 수입되고 있어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이 화장품 원부자재 영역까지 확대될 경우 국내 화장품 제조 분야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되는 화장품 원료는 약 1억 3,489만달러(1,592억원)로 전체 수입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료 외에도 일본에서 수입되는 원부자재도 만만치 않다. 한류 화장품의 대표명사인 마스크팩에 쓰이는 일본 인기 원단들이나 쿠션 화장품에 사용되는 루미셀 퍼프 등은 일본에서 주로 수입 되는 대표적인 일본산 화장품 수입 부자재다.

 
 

결국 준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2015년 하반기 중국발 사드 정국 발발에 대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대응은 분명 안일했다. 정부의 대응책 마련에 의지했고 뒤늦은 자구책 마련으로 큰 피해를 본 기업들도 다수 있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최근 일본의 무역 보복이 화장품 업계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은 억측일 수도 있다. 또한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큰 문제없이 넘어갈 수도 있을지 모른다. 오히려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늘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한일관계가 급랭했던 당시 이른바 반한류 현상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타격은 매우 심각했다.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일본에 진출했던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의 활동도 제한되었다.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피해만큼 일본 기업들이 피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화장품 분야에서는 그랬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업계 위상이 아시아 맹주, 더 나아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유명 브랜드와 경쟁하는 시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없고 일본에게는 있는 이른바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은 그 당시에도 높은 매출을 시현했다.

다른 의미에서 접근한다면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른바 명품 화장품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인정 할 것은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본의 화장품 산업은 분명 우리나라 보도 앞서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이 일본에 큰 영향을 받은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일본의 화장품 시장은 중국과 미국 등에 비해서 작을 수 있지만 전세계 시장에서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 것도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일본의 무역 보복과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 그리고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에 따른 여파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오늘이다. 버릴 것인지, 말 것인지 생각하기에 앞서 버릴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가깝지만 우리에게는 늘 먼 나라인 일본. 과거의 반성 없는 아베 정부의 최근 보복 조치가 우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되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수출 비중 극복을 위한 노력처럼 일본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원료 비중 극복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고민도 필요한 오늘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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