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티카·클레어스·미샤, 꾸준한 현지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로 성공가도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K-pop' 'K-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전 세계 곳곳에 진출했다. 기라성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는 해외시장에 발을 내디뎠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이라 하기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몇몇 브랜드의 화려한 'K-뷰티' 신화 뒤에는 헛심만 쓰고 물러선 처절한 실패담도 수두룩하다. 시장 진출도 어렵지만 그 뒤 유통망을 확장하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일은 배로 어려운 일이다. 관건은 꾸준한 투자와 관심, 현지화 노력이다.

2004년 론칭한 아로마티카는 '온 가족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화장품'을 모토로 '클린 앤 비건 뷰티 브랜드'를 표방하며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진출은 K-뷰티 편집숍을 통해 이뤄졌는데 지속적인 현지 마케팅을 통해 유통망을 넓히며 급격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

위시컴퍼니의 민감성 스킨케어 브랜드 클레어스는 2015년 베트남에 진출해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활용한 홍보와 현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2014년 터키에 첫 매장을 연 이래 현재까지 매장 수를 20개로 늘리며 주목받고 있다. 진출 5년차인 올해 상반기에만 30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숱한 국내 브랜드들이 터키 시장에 진퇴를 거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 '2019 IBE' 아로마티카 부스
▲ '2019 IBE' 아로마티카 부스

아로마티카는 미국의 유명 뷰티 행사인 '인디뷰티엑스포 2019(IBE)' 참가와 함께 북미 화장품 시장 공략의 강도를 높였다.

지난달 21일부터 22일까지 뉴욕에서 진행된 IBE를 통해 아로마티카는 다양한 바이어들에게 클린 앤 비건 철학을 담은 제품을 소개했다. 베스트셀러인 로즈마리 샴푸, 알로에 베라 젤, 내추럴 코코넛 클렌징 오일 등은 물론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로즈 라인 또한 바이어와 현지 인플루언서들에게 많은 관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IBE는 2015년 시작된 독립 뷰티 행사로, 참가 브랜드 역시 까다롭게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300~500개가량의 뷰티 브랜드가 참가하며 얼타(Ulta), 세포라(Sephora) 등 미국의 주요 유통사들이 유망한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이 행사를 찾는다.

아로마티카는 미국의 K-뷰티 편집숍 피치앤릴리를 비롯해 미국 내 유통 채널에 입점해 꾸준한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 아마존과 미국 최대 건강보조제품 및 생활건강 유통업체로 알려진 아이허브에 각각 추가 입점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론칭 시점서부터 동물성 원료 및 유해성분을 배제한 유기농 원료 중심의 성분, 꼼꼼한 생산 공정 등을 바탕으로 클린 앤 비건 뷰티 철학을 지키고 어필한 것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30여 개국 진출의 성과로 이어지며 글로벌 고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로마티카 해외영업팀 서수경 팀장은 "북미 지역 소비자들은 '클린 앤 비건 뷰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이미 관련 시장도 크게 형성돼 있다"며 "실제로 북미 지역 매출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하반기에는 더욱 적극적인 현지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전년 대비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클레어스가 베트남에서 네 번째로 개최한 오프라인 행사 '코리안 리얼 글로우'
▲ 클레어스가 베트남에서 네 번째로 개최한 오프라인 행사 '코리안 리얼 글로우'

클레어스는 베트남의 뷰티 브랜드 편집숍이자 주요 거래사인 새미샵과 함께 현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달 베트남의 경제 도시인 호치민에서 '코리안 리얼 글로우(Korean Real Glow)'를 주제로 현지 소비자 및 바이어, 미디어 초청 행사를 가진 것.

베트남에서 네 번째로 개최한 이번 행사를 통해 클레어스는 베트남 내 브랜드의 성장 과정과 향후 영업 전략을 설명하고 한국의 스킨케어 트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베트남 뷰티 인플루언서이자 위시컴퍼니의 자체 유튜브 채널인 '위시트렌드TV 베트남'의 메인 호스트들이 스킨케어 토크쇼와 퀴즈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클레어스는 2015년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뷰티 브랜드 편집숍 새미샵 입점을 시작으로 가디언과 하사키, e커머스 쇼피까지 판매처를 확장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난 1월에는 왓슨스 베트남 1호점에 입점하면서 베트남 온·오프라인 주요 유통 채널을 아우르는 'K-뷰티' 핵심 브랜드로 떠올랐다.

클레어스를 전개하는 위시컴퍼니 박성호 대표는 "베트남 진출 이후 꾸준히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온라인에서도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인지도를 쌓았다."며 "작년에 개설한 '위시트렌드TV 베트남' 채널에는 메인 호스트로 베트남 인플루언서들을 기용하는 등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가장 잘 닿을 수 있는 현지화 콘텐츠 방향을 고민하고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샤는 중앙아시아의 거점인 터키에 20호 매장을 오픈했다. 20호점은 수도인 앙카라의 투날리 힐미 거리에 들어섰다. 이곳은 앙카라 시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쇼핑 거리로 서울의 명동과 같은 곳이다.

지난달 진행한 오픈 기념행사에는 최홍기 주터키 한국 대사와 에이블씨엔씨 해외영업팀 신보윤 이사, 현지 화장품 산업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날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립스틱 믹싱 퍼포먼스' 행사도 큰 관심을 끌었다.

▲ 미샤 터키 20호점 오픈 행사
▲ 미샤 터키 20호점 오픈 행사

미샤는 지난 2014년 10월 앙카라에 1호 점을 오픈하며 터키에 진출했다. 2014년 67만 달러를 시작으로, 2016년에는 120만 달러, 지난해에는 233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00만 달러 매출을 돌파하며 터키 진출 5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미샤의 터키 총판인 ARS코스메틱 올자이 아르잔(Olcay Arslan) 대표는 "터키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대부분 규모를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미샤만이 유일하게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터키 소비자들은 미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어 록시땅이나 MAC등 유명 브랜드와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고 터키에서의 미샤 입지에 대해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터키 내 미샤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7, 8월에만 5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현재 앙카라, 이스탄불 등 터키 주요 8개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이번 20호 매장으로 앙카라에만 7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에이블씨엔씨 최의경 해외사업부문 전무는 "유럽과 중동을 잇는 문화적, 지리적 요충지인 만큼 터키 시장에서의 성공은 두 시장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며 "미샤가 더 많은 국가에서 더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해외 판로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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