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논란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 등 영향 있지만 다른 이유도 산재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과 함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자국 화장품 브랜드 육성을 위해 다양한 수입 화장품 규제에 나섰으며 이 여파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고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말 중국발 사드 정국이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어려움을 만든 원인일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나 다른 이유는 없을까.

지난 9월 6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개최한 ‘8회 화장품 수출 활성화 지원’ 세미나에서 제시된 내용들을 통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국내 화장품의 오늘을 분석해 보았다.

중국 화장품 시장 위기, 올해가 분수령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이번 ‘화장품 수출 활성화 지원 세미나’는 기존의 형식과 달리 연좌들이 나서 질문에 답을 하는 토론 형태로 진행되어 관심을 모았다.

최근 국내 화장품 시장을 분석하고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태국, 미국 시장을 조명하고 이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국내 첫 섹션인 중국 화장품 시장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최대 현안 답게 많은 관심을 모았다. 토론에 앞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주임연구원은 최근 국내 화장품 시장 동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2016년까지 6% 이상 성장률을 유지해 왔던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17년 이후 성장률이 0.2%대로 감소하며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수출 실적 역시 2018년 전년대비 26.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50%대의 성장률을 보이던 2016년까지의 현황을 보면 2017년 18.4%로 감소한 이후 성장률도 한풀 꺽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이 역신장 하면서 올해 위기설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출은 전년대비 1.0% 감소했으며 수입 역시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출 실적에서도 성장세는 유지했지만 성장폭이 저조한 상황. 홍콩과 태국, 대만, 싱가포르, 프랑스 수출이 감소했으며 반면 일본과 베트남, 러시아, 말레이시아의 수출이 소폭 상승했다. 수출 다각화 노력에 따라 국내 화장품 시장 수출 전선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장률 저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주도권의 변화도 예고했다.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은 프랑스를 앞질러 1위를 기록했지만 2019년 상반기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물론, 홍콩 수출의 감소로 중화권 수출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현상이지만 중국 수출 성과는 전년대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사드 정국으로 인한 공식 수출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발 사드 정국 이후 매출 감소 현상을 보이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 해답에 대해 중국 시장 분석에 나선 투에이비 김성식 대표와 JCOR 이기성 부장 등의 패널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시장 대응 늦었다”

 
 

JCOR 이기성 부장은 먼저 중국 정부의 규제 변화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사업 어려움의 이유로 꼽았다.

중국발 사드 정국과 함께 중국 정부가 수입 화장품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고 편법 유통을 금지하고 위생허가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정식 수출을 확대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사업 전개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중국에서 한류 열풍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류가 한풀 꺾이면서 이에 따른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 역시 시들해 진 것도 주요 원인으로 보았다.

금한령에 따른 장기적인 중국 관광객 감소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내수 시장 부진을 만들고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 부장은 무엇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변화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응이 늦으면서 주요 시장을 일본 브랜드와 중국 로컬 브랜드에게 뺐긴 것을 지적했다.

중국에서 최근 저가의 메스 브랜드 보다는 고가의 프레스티지 브랜드들의 성장률이 높고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기존의 따이공 등 편법 유통을 계속 시도하고 있었다는 것.

반대로 일본 브랜드들은 오랜 시간 중국에 투자 확대로 확고한 유통망을 구축한 것은 물론 온라인 시장 공략, 프레스트지 브랜드 육성 등으로 시장 장악력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 분석 못한 국내 기업의 책임 더 크다”

 
 

패널로 참석했지만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화장품 회사 영업 담당자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진단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여전히 공식 수출은 계속해 늘고 있고 5대 브랜드의 매출도 상승 중이다. 다만 가격대가 낮은 저가 브랜드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무리한 매출 밀어내기 현상은 화장품 공급가, 판매가 등에서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이면서 유통별 극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중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가격이 유통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특히 마스크팩의 경우는 가격대가 급감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져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투자 보다는 가격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있어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 발빠른 대응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세이도와 LG생활건강의 성장 이유는 마케팅”

 
 

중국 현지 및 국내에서 왕홍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투에이비 김성식 대표는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사업 전개 어려움을 마케팅에서 찾았다.

정식 수출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편접 유통에 치중해 있고 가격 경쟁을 통한 매출 상승만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 유통별 장단점과 정보들을 통해 마케팅에 투자하고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온라인 유통이 급성하고 있으며 왕홍을 통한 라이브 방송 등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세이도와 LG생활건강의 후는 해당 마케팅에 집중적인 투자를 전개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반면 대다수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해당 유통에 발 빠르게 대응을 하지 못했다.

특히 김 대표는 “여전히 중국에서는 한국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높다”면서 “일부에서는 중국 자본이 한국 브랜드를 만들어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제품을 중국에서 한류 브랜드로 판매하는 사례가 많이 있고, 매출도 높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국인들이 원하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마케팅 방법을 활용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대표는 중국 진출에 있어서 온라인 공략이 필수지만 1선 도시 외에 2~3선 도시에서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들이 계속해 늘고 있어 2~3선 도시 공략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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