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원 모어’, 오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내일 만약 종말이 온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또는 ‘매일 매일이 반복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가설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거나 질문을 받아 보았을 이야기다.

그리고 이에 대한 생각이나 대답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이다. 만약이라는 가설은 늘 자신의 주관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무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회자 된다. 이 말에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삶에 대한 따뜻함이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꾸어 보자.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일 죽거나 없어진다면 나는 오늘 그와 어떤 것을 할까?’

이렇게 질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것을 찾으려 할 것이다.

 
 

여기 그런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웹툰 ‘헤어진 다음날’을 원작으로 재탄생한 뮤지컬 ‘원 모어’에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게 된 유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걸그룹 스텔라 출신 이효은, AOA 서유나의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원 모어’는 우리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잊고 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화두로 던진다.

물론 뮤지컬은 다양한 멀티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등장으로 유쾌하면서도 밝은 무대를 선사하지만 무대가 주는 ‘무엇을 잊고 있었나?’라는 화두는 무대가 끝난 뒤에도 하나의 여운을 남긴다.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배우들이 이야기를 이끌다 보니 그 화두를 감동으로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그저 그런 스토리에, 그저 그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꿈을 꾸고 있는 사람,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가는 청춘들,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권태로움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그 화두는 긴 여운을 남긴다.

단순히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꿈을 향해 살아가는 청춘들이 그 속에서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이 무대가 갖는 의미일 것이다.

7년여의 연애, 7년여의 밴드 생활. 내일에 대한 확신도 없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 속에서 던져진 ‘무엇을 잊고 살고 있나?’라는 화두는 작은 소극장 무대가 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마도 스테디셀러 뮤지컬 ‘김종욱찾기’의 김혜성이 작곡 및 연출로 나서고 ‘엘리자벳’,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각색한 박인선이 대본 집필을 맡은 것도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뮤지컬 ‘심야식당’,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김윤형이 음악감독으로 나서며 선보인 아름다운 넘버 역시 무대에 힘을 실었다.

물론 주인공 유탄 역의 유제윤, 황민수, 김진욱, 다인 역의 문진아, 서유나, 이효은의 열정적인 무대와 함께 멀티역의 원종환, 라준, 김아영, 김은주의 좌충우돌 연기 역시 뮤지컬 ‘원 모어’의 이야기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매일매일이 반복되는 삶, 그 속에서 현실이란 벽에 고뇌하는 그 시간,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함은 없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내일이 아닌 오늘을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뮤지컬 ‘원 모어’는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오는 10월 27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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