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태국 경찰 및 세관에 단속 요청···1만8천여점 압수

▲ Arcova 매장 모습 및 상품 표기 예시(사진 : KOTRA 방콕무역관)
▲ Arcova 매장 모습 및 상품 표기 예시(사진 : KOTRA 방콕무역관)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최근 몇 년간 태국 유통산업에서는 균일가 생활용품점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다이소를 비롯해 코모노야, 토쿠토쿠야, 미니소, 저스트바이, 모시모시, 베어스토어 등 숱한 업체들이 진퇴를 거듭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화제인 생활용품점이 있다. 2016년 시장에 진출한 Arcova(한글명 아캔아기)가 그 주인공이다. 아캔아기는 '코리언 라이프스타일 스토어(Korean Lifestyle Store)'를 표방하고 있다. 매장에선 줄곧 'K-팝'이 흘러나오고 홈페이지 주소도 국내 도메인(co.kr)을 사용하는 게 언뜻 한국에 기반을 둔 업체로 보인다.

그러나 아캔아기는 한국과는 별 관련이 없는 이른바 '한류 편승' 업체다. 아캔아기의 영업 행태는 단순히 한류의 인기에 기댄 정도가 아니었다. 화장품을 비롯해 한국의 인기 있는 소비재를 교묘히 모방한 것도 모자라 마치 한국에서 생산해 수입한 제품인 양 허위 정보로 소비자를 속였다.

제품 라벨에는 회사명을 'Arcova Korea'로 표기하고 'Made in Korea'라는 문구를 새겨 놓았는가 하면 한글로 한국 주소까지 기재해 놓았다. 그런데 한글로 된 제품 설명 문안은 엉터리이고 조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국 주소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으며 제품의 이력정보가 담긴 바코드 또한 다른 한국 업체의 바코드였다.

보다 못한 한국 특허청이 지난 3월 KOTRA 방콕무역관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를 통해 아캔아기에 대한 현황조사 및 법률검토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6월에는 태국 경찰청과 세관에 아캔아기에 대한 단속을 요청했다.

태국 세관은 아캔아기 매장을 사전답사하고 지난 9월 현지법인과 유동인구가 많은 2개 매장을 압수수색했으며 법인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아캔아기가 'Made in Korea'라고 표기한 화장품은 중국에서 수입된 제품임이 확인됐다.

샴푸, 로션, 마스크팩 등 30여 품목의 화장품 1만8천점 이상이 화장품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 압수됐다. 아캔아기는 남아있는 제품들도 법 위반 여지가 있는 것들은 모두 제출하기로 했으며 태국 당국은 해당 제품에 대한 수입허가증을 취소하고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 Arcova 취급 상품 중 일부(왼쪽)와 국산 유명 화장품(오른쪽) 비교(사진 : KOTRA 방콕무역관)
▲ Arcova 취급 상품 중 일부(왼쪽)와 국산 유명 화장품(오른쪽) 비교(사진 : KOTRA 방콕무역관)

한편 특허청은 작년부터 태국과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무무소(MUMUSO) 등 한류 편승 업체에 대한 단속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전지방검찰청과 공동으로 한류 편승 업체 2곳의 국내법인을 해산시킨다는 법원 결정을 받아 냈다.

특허청 목성호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태국을 비롯해 8개국에 설치된 15개의 KOTRA IP-DESK를 적극 활용, 현지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직면하는 특허분쟁, 위조상품 유통 등 다양한 유형의 지재권 침해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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