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케어 부문 시장 지배력 강화 '포석'···잔량 지분 66.7% 전량 사들이기로

2015년 10월 에스티로더와 해브앤비 간 지분 투자 계약 당시 모습(사진 :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2015년 10월 에스티로더와 해브앤비 간 지분 투자 계약 당시 모습(사진 :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와 남성 브랜드 DTRT를 운영하는 해브앤비가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컴퍼니즈에 완전 인수된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2015년 해브앤비의 창업자인 이진욱 대표의 지분 33.3%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 4년간의 파트너십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하에 66.7%에 이르는 나머지 지분 전량을 사들이기로 했다. 양 측은 구체적인 인수 금액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해브앤비 기업가치를 약 17억 달러(한화 약 2조원) 가량으로 평가했으며 인수거래의 자금은 부채조달을 통해 마련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인수 절차는 오는 12월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에스티로더가 아시아 지역 화장품 기업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티로더 측은 빠르게 성장하는 닥터자르트를 통해 스킨케어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특히 아시아·태평양, 북미, 영국 등의 지역에서 소비자층을 넓히고 면세점 유통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닥터자르트가 피부과학과 예술의 독특한 조합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층에 어필하며 미국과 아시아의 밀레니얼 세대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빠른 혁신 속도와 신속한 시장 출시 역량, 파격적인 제형 등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2004년 설립된 해브앤비는 '헬스앤뷰티(Health & Beauty)'를 사명으로 한 코스메틱 브랜드 전문경영 기업이다. 200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를 론칭한 뒤 BB크림을 시작으로 민감성 피부를 위한 보습 라인 '세라마이딘'과 진정 라인 '시카페어'를 차례로 출시하며 급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37개 지역에 진출했으며 매출액은 2015년 863억원에서 2018년 4,898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급증했다.

파브리지오 프레다(Fabrizio Freda) 에스티로더 글로벌 CEO 는 "지난 4년 동안 이진욱 대표를 비롯한 해브앤비의 훌륭한 팀과 견고한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빠르게 성장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를 당사의 포트폴리오에 공식적으로 영입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해브앤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수행할 예정인 이진욱 대표는 "4년 전 전략적 관계가 시작될 때부터 에스티로더와 전 세계 고객들에게 최고의 스킨케어 및 뷰티 상품을 제공하려는 우리의 미션을 공유해왔다. 우리 브랜드를 전 세계적으로 혁신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에스티로더와 파트너십을 계속할 수 있어 매우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 3위(2018년 매출액 기준)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가 해브앤비 인수를 결정함으로써 세계 1, 2, 3위 화장품 기업이 나란히 국내 뷰티기업을 사들이는 진기록이 완성됐다. 세계 1위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은 지난해 5월 '쓰리컨셉아이즈'로 잘 알려진 스타일난다를, 세계 2위 기업인 유니레버는 2017년 9월 'AHC'를 전개하는 카버코리아의 인수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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