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최근 몇 년간 화장품 수출 '활황'···상호 시장 개척 싸움도 치열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지금은 'K-뷰티'가 세계적인 인기라지만 한국은 오랜 기간 화장품 무역역조국이었다. 무려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화장품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았다. 처음으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앞선 건 2014년(관세청 집계 기준)이다. 이후 우리 화장품은 한류 붐에 힘입어 세계 각지로 팔려나갔고 한국은 세계 4대 화장품 수출국으로 거듭났다.

일본 또한 우리와 비슷한 양상이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술 강국으로 꼽히지만 장기간 무역역조 신세를 면치 못하다 2015년 처음으로 흑자를 봤다. 이후 일본의 화장품 수출액은 폭발적인 증가세에 있다.

KOTRA 일본 오사카무역관이 WTA(World Trade Atlas)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6년 19억8,655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2017년 26억2,417만 달러, 2018년 38억9,153만 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 또한 우리와 유사하다. 일본의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6년 3억6,516만 달러에서 2017년 7억2,328만 달러, 2018년 13억438만 달러로 매년 2배 이상씩 늘고 있다. 한국으로의 수출액도 2016년 2억2,589만 달러에서 2017년 2억8,873만 달러, 2018년 4억1,429만 달러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우리나라 또한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2016년 1억3,479만 달러, 2017년 1억5,518만 달러, 2018년 2억2,093만 달러다.

WTA 통계가 아닌 우리 관세청 집계 기준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 간 화장품 무역은 2017년과 2018년 연속 우리가 흑자를 봤다. 올해 들어서도 우리의 대(對)일본 화장품 수출은 순조롭게 늘고 있다. 지난 10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59.5% 증가한 3,0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려 한·일간 극심한 정치적·경제적 갈등과 무관한 행보를 보였다.

화장품 수출에 있어 그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는 우리로선 일본이 중요한 시장이다.

오사카무역관 측은 일본 시장 개척에 있어 우리나라 화장품의 강점이 발 빠른 대응력에 있다고 봤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신속하게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것이다.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이를 상품개발에 연계하는 역량 또한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강점으로 분류된다.

이른바 '3차 한류 붐'과 더불어 10대 여성을 중심으로 얼짱 메이크업이 유행하고 국내 뷰티 유튜버에 대한 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기회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현지 소비자들이 품질이 뛰어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한국 브랜드들이 뚜렷한 차별화 요소없이 서로 경쟁하고 있으며 자체 경쟁력보다는 한류 인기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은 약점이자 위협 요인으로 평가했다.

오사카무역관 측은 향후 일본 시장 개척의 키워드로 '천연'과 '오가닉'을 꼽았다. 품질이나 성분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극이 강한 원료나 화학물질을 배제한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오가닉이나 내추럴 화장품에 대한 인증 기준이 없지만 이를 제도화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남성화장품 시장을 주목하라는 당부도 내놨다. 현재 남성화장품 시장은 헤어케어 제품 위주로 형성돼있지만 젊은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자기 관리 및 투자 의식이 높아지면서 남성용 BB크림이나 컨실러, 립밤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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