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연구소 ‘2020년 국내외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관세청 통관자료 및 한국무역협회 통계치를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53.6억 달러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7% 수준으로 예년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남은 11월과 12월의 실적을 더해도 성장률에 극적인 반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20년 국내외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간 화장품 수출액이 2018년 대비 2.5% 증가한 64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11월과 12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11.11, Single Day) 등의 매출에 힘입어 성장률이 다소 반등하겠지만 최근 몇 년간의 급증세와는 차이가 클 것이란 설명이다.

화장품 수출이 정체된 데는 중화권, 그중에서도 홍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홍콩은 중국의 위생허가와 같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행정적 절차가 필요치 않은 곳이다. 때문에 중국 진출 전 테스트 마켓 혹은 대(對)중국 우회로로 활용돼왔다. 그런데 범죄인 인도법을 둘러싼 시위로 인해 올해 내내 홍콩 정세가 불안했고 화장품 교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1월부터 10월까지 대홍콩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했다.

그간 ‘K-뷰티’ 성장의 든든한 배후였던 중국에서의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액 성장률은 전년 대비 11.5%다. 성장률 자체는 적지 않지만 역시 예년에 비하면 대폭 하락한 수치다. 프리미엄 시장은 유럽, 일본 등 화장품 강국의 브랜드들에게 밀렸고 중저가 시장에선 현지 브랜드들이 치고 올라온 탓이다.

중국과 홍콩으로의 합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3.9% 감소했다. 중국을 상대로 그래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격감한 홍콩 물량을 만회하긴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당분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외경제연구소 측은 2020년 화장품 수출액이 2019년 비해 6% 가량 증가해 68.2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새해에는 홍콩 수출이 회복되고 수출국 다변화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 화장품 수출액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며 “대중국 수출은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중저가 제품, 마스크팩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의 브랜드 파워 제고와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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